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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환
ㅡ.김형식 시인의 나룻배.ㅡ
하늘 아래 첫 동네
티베트에서는 몸을 ‘루’라 한다
이 말의 함의는 ‘두고 가는 것'
그렇습니다 이 육신
저세상 갈 때 두고 가는 것입니다
티벳트는 불교국가이며, 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경전으로 삼고 살아간다. 모든 종교는 공동체의 산물이며, 공동체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을 극대화시킨 사상이고, 불교는 다른 종교들과 함께 탐욕을 ‘만악의 근거’로 배척한 종교라고 할 수가 있다. 불교와 자본주의는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적대 관계이며, 따라서 티베트의 국민들에게는 나는 없고 우리 모두만이 있게 된다. 나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하지 않고, 우리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한다.
모든 생명체는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가는 것이고, 이 세상의 삶이 끝나면 그 몸을 두고 떠나가는 것이다. 탄생은 빚을 지는 것이고, 죽음은 빚을 갚는 것이다. 자연에는 공짜가 없고, 채권과 채무의 합계는 제로(0)로 끝난다. 이에 반하여, 나의 건강과 나의 행복만을 강조하는 우리 자본가들은 한사코 부채의 상환을 거부하는 어린아이들이자 영원한 지옥을 예약해둔 불량배들에 지나지 않는다.
김형식 시인의 [나룻배]는 그의 인생 철학이 담긴 시이며, 불교의 ‘무의 사상’이 각인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나를 버린다는 것, 우리는 모두가 다같이 김형식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인 {無我의 강}의 나룻배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