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화순 고인돌 유적지
도곡 춘양면 일원에 세계최대 규모 고인돌 핑매바위 등 596기 밀집
2013. 03.03(일)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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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은 주변에 너무 흔한 탓에 10~20년 전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다. 마을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하거나 전쟁놀이를 하며 고인돌을 놀이터 삼아 놀았다. 어른들은 들일을 하다 고인돌 위나 주변에서 새참을 먹으며 쉬었다. 길을 걷다가 쉬어가기에도 좋았다. 고인돌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시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인돌은 선사시대 무덤이며 고인돌군은 공동묘지나 마찬가지다. 선사인들이 살았던 곳이라면 어디에든 고인돌이 있다. 국내에서는 전남, 특히 화순에 많이 분포돼 있다.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일원에 분포된 화순의 고인돌유적지는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가 높다. 돌을 캐고 무덤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이 있기 때문이다. 산속에 있어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한정된 공간에 모여 있는 것도 화순고인돌 유적의 가치를 높인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도 화순에 있다.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모산마을은 고인돌길의 출발점이다. 여기서부터 춘양면 대신리 지동마을까지 4㎞ 구간 구릉에 596기의 고인돌이 분포돼 있다. 기원전 5~6세기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6년 이영문 목포대 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이영문 교수는 현재 화순에서 동북아지석묘연구소를 운영하고있다.흙길을 따라 들어가면 선사체험장이 반긴다. 선사체험장 주변에는 선사인들이 살았던 움집이 군데군데 서있다. 동복아지석묘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선사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선사인들의 생활모습과 고인돌을 만들기 까지의 과정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체험장에서 나와 흙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마당바위 채석장이 보인다. 채석장은 고인돌의 덮개돌을 캐내던 곳이다. 고인돌과 본격적으로 만나는 지점이다. 산정의 마당바위까지 나무계단이 높여있다.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산봉우리에 덮개돌로 쓰일만한 바위가 차곡차곡 포개져 있다. 바위도 평평하고 넓다.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월곡저수지 풍광이 멋스럽다. 얼마 전까지 화순에서는 저수지 주변을 주무대 삼아 고인돌문화축제를 열기도 했다. 고인돌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선사인들은 바위에 홈을 파서 나무를 끼워 넣고, 거기에 물을 부어 돌을 떼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부족들이 힘을 모아 돌 바닥에 통나무를 굴리며 원하는 위치로 옮겼다. 고인돌을 세우는 일은 부족의 가장 큰 행사였다.화순고인돌 유적지는 전체가 고인돌 전시장이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고인돌이다. 596기나 되는 고인돌이 모여 있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월곡저수지 앞으로 펼쳐진 관청바위 채석장은 넓고 평지에 가깝다. 크고 작은 덮개돌이 줄을 지어 있다. 돌을 캐던 흔적도 또렷하게 남아있다.관청바위는 옛날 보성원님이 나주목사를 뵈러 가다가 여기서 잠시 쉬면서 때맞춰 찾아온 백성의 민원을 처리해 준 자리라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원님이 관청 일을 본 자리라고 해서 관청바위라고 이름붙였다.관청바위군을 지나면 도곡면과 춘양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인 보검재로 이어진다. 보검재는 보성과 나주를 연결하는 길목이었다. 보검재 정상을 넘으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편은 여흥민씨 제각(추원제)으로, 오른편은 춘양면 대신리 고인돌군으로 향하는 길이다.갈림길에서 500여m 내려가면 핑매바위가 서 있다. 화순 고인돌유적지의 대표 격이며 교과서에도 실린 고인돌이다. 길이 7m, 높이 4m에 무게가 280t이나 되는 핑매바위는 '장군바위'로도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당시 10t의 바위를 옮기기 위해서는 100여 명이 동원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핑매바위는 도곡과 춘양 일대에 많은 선사인들이 살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핑매바위에는 바위 위 조그마한 구멍에 왼손으로 돌을 던져 넣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처녀 총각이 넣으면 그해 결혼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핑매 바위 위에는 수많은 돌들이 올려져 있다. 그 돌 하나하나에는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이 담겨 있다.핑매바위에서 조금 내려가면 왼편으로 감태바위 채석장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 두 개가 포개져 있는데, 밑에 있는 바위가 사람 형상이고 위의 것이 감태를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돌을 떼어내기 위한 흔적도 여기저기 남아 있다. 채석장을 지나면 야외전시장을 방불케 하듯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고인돌문화축제가 열릴 때는 이 곳에서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지으며 실력을 겨뤘다. 고인돌 주변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잔디밭을 지나면 단아한 한옥형태의 고인돌전시관이 눈에 띈다. 이 전시관에는 가락바퀴, 돌도끼, 돌화살촉, 토기조각 등 고인돌에서 나온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여러 형태의 선사시대 무덤방과 내부구조도 볼 수 있다.☞ 가는길광주대학교에서 화순도곡 방면으로 817번지방도를 타고 칠구재터널을 지나 전남학숙, 도곡온천지구를 거쳐 지석천을 건넌다. 효산삼거리에서 능주 방면으로 좌회전, 도곡면소재지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화순고인돌유적지 가는 길이 있다. 내비게이션에 의지할 경우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140-2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문의 : 고인돌유적지 관광안내소 379-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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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면 효산리 방면에 위치한 관청바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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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면 대신리 방면에 위치한 감태바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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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면 대신리 화순고인돌유적지 입구 고인돌전시관 내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