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코스(감포항~양포항) 13.0km
감포항~오류해변~연동마을~양포항으로 이어지는 해파랑길 12코스는 감포항에서 연동마을까지 ‘감포깍지길’을 따라 걷고 손재림 민속관을 지나면서 경주를 벗어나 포항의 미항으로 꼽히는 “양포가는 감포길‘이라 불리는 해안선을 따라 주로 국도를 걸어 양포항에 이르는 13.0km의 길이다,
동해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감포는 항구의 모양이 달 감(甘) 자와 비슷하여 감포항이라고도 하고 감은사가 가까이 있는 포구라서 ‘감은포구’라 불리다가 ‘감포’가 되었다고 하는 동해 남부의 중심 어항이자 경주지역 최대의 항구를 지나간다, 싱싱한 활어회가 풍성한 감포항을 다시 찾은 날은 2020년 11월 8일 지난 11코스 종점에서 시원한 물 회를 한 사발씩 들이키고 귀가하고픈 마음에서 항구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한산한 아침의 항구를 둘러본다, 횟감을 파는 재래시장이 바다를 배경으로 형성되어 있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일본식 집들이 영화 세트장처럼 보인다,
바다에서 감포항으로 들어오려면 날카로운 송대말을 거쳐야 한단다, ‘송대말’은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을 의미하며 등대주변은 수령 300~400년 된 소나무가 즐비하다, 울퉁울퉁 튀어 올라온 바위도 있고 송곳(낭추)처럼 바다 속에 감추어진 바위도 있다, 우리의 바다는 일본인들의 먹거리 창고였다, 송대말 암초 때문에 우리의 해산물을 가져가기 쉽지 않자 일본인들은 등대를 흉내 낸 등간을 설치하였다, 청정해역 동해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을 독차지 하고자 감포에는 축양장을 만들어 해산물을 보관해 두었다가 일본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감포는 신라의 역사고도 경주 인근의 문화재 도굴 및 발굴된 유물의 밀반출이 가장 조용하게 이루어진 곳이다, 조선총독부 우정국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는 감포 송대 끝’이라 명명한 기념우표와 엽서를 발행항 정도이니 일본들의 감포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알 수가 있는 사실이다, 당시 인근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노송이 집단 서식한 자연환경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 있다 한다, 해송이 즐비한 곳이라 이름도 ‘송대말 등대’라 했다, 용서는 하되 잊어서는 않된다, 그러나 용서를 받을 자가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참담할 수 밖에 없다,
한반도 5천년 유구한 역사속에 평화로운 이 땅을 수 없이 짓 발고 그것도 모자라 36년간 온갖 수탈을 일삼은 왜구들이 지금도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망언을 해대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날카로운 칼로 다시 찌르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 애구를 막으려고 동해의 용이 된 문무왕의 탄식이 파도가 되어 감포항으로 밀려온다.
감포항 송대말 등대에서 과거의 낭만에 젖어 걸어간다, 부드러운 모래가 자랑인 오류해변의 주변에는 오토캠핑장뿐만 아니라 도로변에도 차박으로 밀려든 차량들이 캠핑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류해변은 ‘백사장 모래가 마치 비단을 펼쳐 자로 잰 것과 같다’ 하여 척사(尺沙)해변이라 부르기도 한다, 문무대왕릉에서 감은사지, 나정해변, 전촌항, 감포항을 거쳐 오류해변까지 ‘감포깍지길 1구간 19.0km이다,
감포초등학교를 지나면서 신라 천 년 고도 경주를 벗어나 포항으로 들어간다, 신라는 잠시 정치적 안정을 누릴 수 있었으나 150여년을 넘기지 못하고 반란이 빈발하면서 중앙정부는 지방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가고 농민들은 국가와 호족, 그리고 자연재해라는 3중고에 시달렸고 국가재정은 빈곤해졌으며 골품제에 짓눌린 인재들이 떠나갔다, 거기에다 호색에 빠진 진평여왕 즉위 2년부터 서서히 멸하고 있어다고 역사학들은 말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천년사직을 이룬 국가가 있는지, 없는지, 천년사직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울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흐르는 형산강은 말없이 경주 시내를 거쳐 포항으로 흘러간다, 작은 봉수대가 있던 섬이라서 소봉대라 불리던 장기면 계원리에 딸린 섬을 바라보며 걷는다, 해안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문신들이 많이 찾던 곳으로 희재 이언적의 “비속한 티끝세상 벗어나려니‘ 라는 시비가 있다,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천지의 어느 곳에 삼신산이 있는가
비속한 티끝세상 벗어나려니
가을바람에 배 띄워 선계를 찾고 싶구나
맑은 하늘에 간간이 구름이 떠가는 가을날! 국내에서 중풍치료의 명의라고 손꼽히는 한의사 손재림씨가 폐교를 매입해 민속박물관, 한의학전시관 등으로 조성했다고 하는 ‘손재림민속박물관’을 지난다, 유유자적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걷다가 볼거리, 먹거리를 둘러보고 견문을 넓히면서 마음의 양식을 쌓고 그 지방의 토속적이거나 유명한 음식도 먹어가며 걷는 나그네가 되어야 하나 오늘날 걷기 트레킹은 오로지 목적지까지 빨리 가야한다는 실적을 위주의 걷는 운동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저런 생각에 휴식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앞서 간 회원들과의 거리가 꽤 벌어진 것 같아 부지런히 남은 거리를 소화하여 ‘포항의 미항’이라는 양포항에 도착한다.
첫댓글 12코스의 아름다운 해변이 생각납니다.12코스 사진을 다시 찾아보니 추억이 새로워집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