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 - 윤달]
(쩜)
<유치원에서 생긴 일>
아이들은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낀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람이라던가 추운 겨울에 히터 빵빵한 곳에 들어가서도 행복해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부에 지쳐 힘들어 하고 있을 때 간시곱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간식 먹고 35분까지 쉬어요.” “와” 아이들은 소리쳤다. 오늘의 간식은 짜장떡볶이다. 짜장떡볶이는 처음 먹어보지만 짜장과 살짝 불려놓은 떡의 조화는 엄청나다.
어제 간식은 누텔라 샌드위치, 그제 간식은 푸딩과 마카롱. 이런 간식 하나로도 아이들은 행복해하고 다음 간식을 기다려 한다.
(윤달) 이렇게 작은 소소함에도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행복을 잃게 되었다. 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찾아오는 짜장떡볶이, 체육시간 뒤 먹는 시원한 바닐라아이스크림처럼 모든 행동의 뒤에는 그에 걸맞는 대가가 따라와야 하건만 어찌된 영문인지 공부의 양은 점점 많아지나 간식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처음엔 이러다말겠지 단순한 실수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간식의 양은 줄어만 갔고 공부의 양은 산처럼 커져만 갔다.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다.
3월 25일 오후 아주 어려운 수학문제 30문제를 푼 뒤 받은 엄지손톱크기의 작은 알사탕을 본 아이들의 얼굴은 분노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고도 안 본체 하시는 선생님을 보자 아이들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파랗게 질려갔고 그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중에 있을 아주 커다란 사건의 중요한 계기로 자리잡게 되었다. 7월 30일 오후 그 날은 학교의 개교기념일이 되는 날이었다. 비겁한
[O - 히]
(O) 에이는 비와 마주보고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으며 생각했다. ‘뭔가 이상해. 기분이 나빠!’ 그리고 비에게 소리쳤다. 무언가를 바꿔야겠어!! 비는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뭐하고 싶은데?” 에이는 비의 말을 듣지 못했다. 너무 깊은 생각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히) 에이는 바꾸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자신과 대립되는 사람을 마주하면 그 사라믜 가치관을 바꾸고자 했고, 사회질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바꾸고자 했다. 심지어는 빵집의 메뉴조차 바꾸면 좋겠다는 말을 하다 빵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었다. 에이는 자신의 눈에 차지 않는 모든 걸 바꾸길 원했고, 자신에 맞추어 변화되었으면 하였다.
[형제여! - 담쟁이 - 쩜]
(형제여!) 서쪽 땅위에는 마을이 하나 있었는데 그 마을 사람들은 박수치기를 좋아했다. 무슨 말이든 박수를 쳤고 어떤 행동을 하여도 격한 끄덕임과 박수가 뒤따라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마을에는 유독 박수를 싫어하는 한 청년도 살고 있었다. 청년은 박수받기를 기분 나빠했고 내가 박수를 받고 이리 큰 호응을 받을 만한 말을 한건지도 항상 의문이었다. 하지만 매일 저녁마다 하루 있었던 일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진실된 어떤 말을 하여도 모두 가식적이고 형식적이게 반응하는 것 같아 속이 상했던 그는 “제가 오늘 두더지를 잡으러 바다로 갔는데요. 갑자기 물고기가 잡고 싶어진 겁니다. 그래서 들고 있던 태양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물고기를 잡으러 온 산을 다 헤매고 다녔는데 저 앞에 물고기가 책을 찾으러 걷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다시 두더지를 잡으러고나 떠나려 하는데 갑자기 메고 있던 가방 속의 책이 생각나 물고기에게 말했습니다. 나한테 책이 있는데 너가 나에게 순순히 잡혀준다면 책을 주겠다고요. 그리하여 물고기는 나의 소유가 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까지와 똑같은 (담쟁이) 박수를 쳤다. 이에 나는 그만 질려서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싸 이 마을을 떠났다. 걷고 또 걸었다. 배가 고플 때마다 어느 마을의 한 집에 들어가서 밥 한 그릇 얻어먹고 나왔다. 그 때마다 그 마을 사람들을 살펴 봤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과 마을이 없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쩜) 심리상담사였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심리상담사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미래로 가려고 하였고 그래서 나는 미래 동네로 가서 타임머신의 개발자 미래 할머니한테 갔다. 미래 할머니 집에 도착하니 미래 할머니께서는 “그래, 돈은 얼마정도 있니?” 라고 하셨고 돈은 빌게이츠만큼 많았던 나는 지폐로 가득한 돈가방을 두 개 던졌다. 그러니 할머니는 할 말을 잃어 박수를 쳤다. 나는 집을 나왔다. 하지만 아까의 나와는 다르다. 나에게는 미래에 갈 일도 박수소리로 집을 옮길 필요도 없었다. 나는 행복했다. 나는 할머니가 박수를 친 것을 보고 가식과 형식적으로만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꼈다. 난 이제 기분 나빠 할 일도 다른 사람을 미워할 일도 없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르다.
[담쟁이 - O - 호]
눈을 뜨니 등 안에 초 하나가 내 앞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주변은 칠흙같은 어둠이었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 그랬더니... 소리가 들린다. 바람에 스치우는 잎사귀들,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풀벌레 녀석들, 별의 소리까지... 바람에 초마저 꺼졌다. 눈을 감으니 오히려 편안했다. 그런데 갑자기 바스락! 소리가 들린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소리의 크기도 커지고, 횟수도 많아지고 점점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이번엔 눈을 감은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눈을 뜨질 못했다. 나를 덮칠 것 같던 그 소리가 어느 새 내 곁을 빙 둘러싸며 곁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O) 나는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조심스레 팔을 뻗어 보았다. 아무 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 내 옆에 있는 느낌이었다. (호) 무엇인가 궁금하기는 하나 너무 무서워 조심스레 실눈을 떠보았다. 너무 어둡고 깜깜했다. 무엇의 형체가 보이기는 하나 나의 눈물이 많은 눈꺼풀에 가려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눈을 서서히 크게 떠 보았으나 형체밖에 보이지 않았다. 초를 다시 켜볼까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나는 불안하지만 어딘가 모를 안정감에 이미 젖어 있었다. 굳이 불을 밝혀 모습을 보고 싶지도 않았고 옆에서 나를 공포로부터 듬직하게 지켜준다는 기분이 들어 그대로 털썩 누웠다. 이제 초는 더 이상 필요 없었고 나는 눈을 떠도 감은 것처럼 밤하늘에 별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려 갔다.
[히루알배소 - 형제여! - O]
(히루알배소)
<고양이와 쥐>
옛날 옛적 고양이는 히루알배소 집에 살았다. 하지만 히루알배소는 고양이 털알레르기가 있어사람하고는 원수였다. 더러운 방에 넣어 놓았다. 고양이는 깔끔하고 히루알배소는 더러웠다. 일주일이 지나자 고양이 방은 깨끗했고 히루알배소가 지나간 곳은 더러워졌다. 그날 쥐가 고양이를 지켜보고 있겠다고 다짐하고 고양이를 지켜보았다. 고양이가 쓸쓸해 보이자 쥐가 나타나 놀자고 하니 고양이는 깜짝 놀라기도 화가 나기도 했지만 곧 둘은 행복한 친구사이가 되었다. 그런지 1년이 지나자 (쥐) 고양이랑은 친구이고 사람하고는 원수였다. (고양이) 사람하고는 주인이고 쥐하고는 친구이고 (사람, 히루알배소) 쥐하고는 원수이고 고양이하고는 가족이가 알레르기의 원인 그러니 이 상황이 어찌 되겠는가.
(형제여!) 히루 알배소는 쥐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알레르기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데려 왔는데 고양이가 쥐를 불러 모으고 쥐와 친하게 지내자 화가 났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섣부릴 다가갈수가 없었다. 그래서 며칠 밤을 고양이집 문 앞을 서성이며 화를 참고 참고 참으니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이 변화가 무엇이겠는가.
(O) 히루알배소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동물입양센터였다. 히루알배소는 고양이보단 2배 큰, 쥐보단 24배 큰, 사냥개를 분양해왔다. 고양이와 쥐를 잡기 위한 목적이었다. 히루알배소는 큰 사냥개를 고양이와 쥐가 있는 집으로 들여보낸후 가벼운 마음으로 그동아 못 잔 잠을 자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