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경 본문: 여호수아 6:1–27 (참조: 고린도후서 10:4–5, 히브리서 11:30, 요한계시록 8:1–6)
핵심 명제: 세상의 견고한 진(여리고)을 무너뜨리는 영적 승리는 인간의 군사적 무기나 혈기의 소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앞세운 침묵의 순종과 제사장적 예배 행진에서 비롯되며, 첫 열매를 온전히 바치는 거룩한 구별(헤렘)을 통해 하나님은 역사의 주권을 스스로 확증하신다.
1. 서론: 난공불락의 이중 성벽과 닫힌 문
여호수아 6장은 숨 막히는 폐쇄와 긴장의 묘사로 문을 엽니다.
"이스라엘 자손들로 말미암아 여리고는 굳게 닫혔고 출입하는 자가 없더라(소게레트 우메수가라)" (수 6:1)
소게레트 우메수가라 (סֹגֶ֣רֶת וּמְסֻגָּ֔רֶת):
능동분사형과 수동분사형을 연달아 결합한 히브리어 특유의 최상급 표현입니다.
"안에서도 빗장을 굳게 걸어 잠갔고, 밖에서도 틈 하나 없이 겹겹이 봉쇄되었다"는 뜻입니다. 쥐 한 마리도 드나들 수 없는 완벽한 철통 방어였습니다.
고고학적 발굴(존 가스탕, 캐슬린 케년 등)에 따르면, 고대 여리고는 외벽(수직 석조 옹벽 위에 세워진 진흙 벽돌 성벽, 높이 약 8~10m)과 내벽(외벽보다 더 높은 곳에 세워진 거대한 상부 성벽)으로 이루어진 '난공불락의 이중 요새'였습니다.
경사면을 따라 축조된 이 성벽은 사다리를 놓거나 공성퇴로 부수기에 지형적으로 극히 불리했으며, 성 안에는 샘물이 솟아났고 방금 추수한 곡식이 가득 쌓여 있어 수년간의 농성전(Siege Warfare)도 버텨낼 수 있는 자급자족의 요새였습니다.
유목민에 불과한 이스라엘 군대에게는 성벽을 부술 대포도, 공성 무기도, 투석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 5장 끝자락에서 칼을 빼 들고 찾아오셨던 만군의 여호와(사르-체바 야훼)께서 친히 내놓으신 공성전 전략은 인류 전쟁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황당하고 비상식적인 명령이었습니다:
"엿새 동안 매일 성을 한 바퀴씩 침묵 속에 돌고, 제칠일에는 일곱 번을 돌며 양각 나팔을 불고 큰 소리로 외치라!"
제5강은 성벽을 마주한 자들에게 선포된 '예언적 완료형'의 약속, 인간의 모든 소음과 불평을 틀어막는 '침묵의 영성', 제칠일의 안식일적 행진과 나팔 소리(쇼파르), 허공을 가르는 함성(테루아), 그리고 가나안의 첫 열매를 온전히 하나님께 바치는 '헤렘(חֵרֶם)'의 거룩한 공의를 심층 해부합니다.
2. 본문 주해: 하나님의 작전 명령 — 엿새의 침묵과 제칠일의 일곱 번(1) 라에 네타티: 이미 넘겨진 성읍 (수 6:2)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불가사의한 선언을 내리십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 주었으니(라에 네타티 베야드카)" (수 6:2)
라에 (רְאֵה, 보라!):
눈앞에 굳게 닫혀 있는 거대한 돌 성벽을 보지 말고, 영적인 눈을 열어 하나님이 행하실 미래의 실재를 똑똑히 직시하라는 명령입니다.
네타티 (נָתַתִּי, 내가 넘겨주었다):
수 1:3과 마찬가지로 '예언적 완료형(Prophetic Perfect)'입니다.
아직 성벽의 벽돌 한 장도 건드리지 않았고 성문은 철통같이 닫혀 있으나, 하나님의 작정 안에서는 여리고성과 그 왕과 용사들이 이미 여호수아의 손바닥 안에 떨어진 과거의 완료된 사건이라는 선언입니다.
믿음은 상황이 바뀐 뒤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떨어지는 순간 이미 성취되었음을 믿고 선제적으로 승리를 확신하는 것입니다.
(2) 전투 대형: 군대가 아닌 '예배 행렬' (수 6:8–9)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행진 대형을 살펴보면, 이것이 군사 작전이 아니라 '거룩한 이동식 성막 예배'였음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선봉 무장한 군사들] ---> [일곱 양각 나팔을 든 일곱 제사장] ---> [여호와의 언약궤] ---> [후군(후방 경호부대)]
무장한 군사들 (할루츠, חָלוּץ): 최전방에서 길을 열었으나 칼을 휘두르지 않았습니다.
일곱 제사장과 일곱 나팔 (쉬브아 코하님 노세임 쉬브아 쇼페로트):
은나팔(신호용)이 아니라 희년과 절기를 알리는 거룩한 숫양의 뿔 나팔인 '쇼파르(שׁוֹפָר)' 일곱 개를 불었습니다.
중심에 위치한 언약궤:
행렬의 절대적 중심은 군대 지휘관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임재의 궤'였습니다.
후군 (메앗세프, מְאַסֵּף): 백성들을 뒤에서 보호하며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이 행진은 성을 공격하는 침략군의 대형이 아니었습니다.
온 우주의 거룩하신 왕 여호와께서 반역한 도시 여리고를 친히 포위하시고, 당신의 영광스러운 보좌(언약궤)를 앞세워 거룩한 임재의 영토로 편입시키시는 '거룩한 전례(Liturgy)적 행진'이었습니다.
3. 핵심 원어 강해: 알-타쉬미우(אַל־תַּשְׁמִיעוּ) — 침묵의 절대 명령
여호수아는 행진을 시작하기 전, 백성들에게 가장 엄중한 통제 명령을 하달합니다.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너희는 외치지 말며 너희 음성을 들리게 하지 말며 너희 입에서 아무 말도 내지 말라(알-타리아우 웨알-타쉬미우 에트-콜레켐 웨알-예체 미피켐 다바르) 그리하다가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여 외치라 하는 날에 외칠지니라 하고" (수 6:10)
{לֹ֠א\space תָרִ֨יעוּ\space וְלֹֽא־תַשְׁמִ֤יעוּ\space אֶת־קוֹלְכֶ֔ם\quad וְלֹא־יֵצֵ֥א\space מִפִּיכֶ֖ם\space דָּבָ֑ר}
{"로 타리아우, 웨로-타쉬미우 에트-콜레켐, 웨로-예체 미피켐 다바르"}
{"너희는 외치지 말라! 너희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지 말라! 너희 입에서 단 한마디의 말도 밖으로 내지 말라!"}
성경 기자는 히브리어 부정어 '로(לֹא)'를 세 번이나 연거푸 사용하며 완전한 침묵을 3중으로 강조합니다. 왜 하나님은 엿새 동안 철저한 침묵을 요구하셨을까요?
(1) 인간의 불신앙과 원망의 차단
만약 백성들에게 말할 자유를 주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1세대 조상들이 광야 40년 동안 그러했듯이, 성벽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온갖 불평과 회의론이 터져 나왔을 것입니다:
"이게 무슨 바보짓인가? 칼을 써야지 왜 땡볕에 걷기만 하는가?", "저 성벽 위의 여리고 군인들이 우리를 보고 비웃고 있지 않은가?", "이러다가 위에서 돌이나 뜨거운 기름을 부으면 우리는 몰살이다!"
인간의 입술은 언제나 불신앙의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독의 통로입니다.
하나님은 행진하는 백성들의 입에 자갈을 물리심으로써, 자아의 소음과 인간적인 잔꾀, 패배주의적 잡담을 완벽하게 틀어막으신 것입니다.
(2) 오직 나팔 소리와 발자국 소리만 들리는 거룩한 응시
침묵의 행진 속에 들리는 것은 단 두 가지 소리뿐이었습니다.
제사장들이 길게 뽑아내는 장엄하고 으스스한 '숫양 나팔(쇼파르)의 울림'
60만 군대의 침묵 속에서 사막 먼지를 밟으며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는 '무거운 발자국 소리'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던 여리고 주민들에게 이 깊은 침묵의 행진은 칼과 창의 위협보다 수천 배 더 무시무시한 심리적 공포와 영적 전율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거대한 언약궤를 앞세워 침묵 속에 성을 돌고 돌아가는 저 기이한 군대의 침묵 앞에, 여리고의 간담은 날마다 검게 타들어 갔습니다.
4. 제칠일의 일곱 바퀴와 무너져 내린 성벽 (수 6:15–20)
마침내 운명의 '제칠일(욤 하-쉐비이)' 새벽이 밝아왔습니다.
(1) 일곱 번의 완성수와 샤바트(안식일)의 성취
"일곱째 날 새벽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 성을 일곱 번 도니(사베부 에트-하-이르 셰바 페아밈) 그 성을 일곱 번 돌기는 그 날뿐이었더라" (수 6:15)
성경 기자는 '일곱(Sheba)'이라는 숫자를 의도적으로 집요하게 반복합니다:
일곱 제사장, 일곱 양각 나팔, 제칠일, 일곱 번의 행진.
이는 창세기 1장의 천지창조의 제칠일 안식과 요한계시록의 일곱 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의 심판을 관통하는 '하나님의 완전한 구속과 심판의 카이로스(때)'가 찼음을 상징합니다.
엿새 동안은 하루에 한 바퀴씩 돌았으나, 일곱째 날에는 새벽부터 성을 일곱 번 돌았습니다.
백성들의 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웠을 것이며, 숨은 턱밑까지 차올랐을 것입니다. 마지막 일곱 번째 바퀴를 마쳤을 때, 제사장들이 나팔을 길게 불었습니다.
(2) 하리아우(הָרִ֧יעוּ)와 테루아 게돌라(תְּרוּעָ֣ה גְדוֹלָ֗ה): 허공을 가른 믿음의 함성
여호수아가 마침내 엿새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백성들의 입을 여는 명령을 터뜨립니다:
"일곱 번째에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 때에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외치라(하리아우)!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 성을 주셨느니라!" (수 6:16)
{וַיָּ֨רַע\space הָעָ֔ם\quad וַיִּתְקְע֖וּ\space בַּשֹּׁפָר֑וֹת\quad וַתִּפֹּ֨ל\space הַחוֹמָ֜ה\space תַּחְתֶּ֗יהָ}
{"와야라 하-암, 와이트케우 바-쇼파로트, 와티폴 하-호마 타흐테이하"}
{"백성이 외쳤고, 나팔들이 울려 퍼졌으며, 성벽이 그 밑으로 폭삭 주저앉았더라!"}
테루아 (תְּרוּעָה):
단순한 고함소리가 아닙니다.
왕이 대관식을 거행할 때 터져 나오는 환호성이자, 전쟁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선포하며 대적을 향해 터뜨리는 '거룩한 승리의 전쟁 함성(Shout of Triumph)'입니다.
성벽이 무너진 타이밍의 신비:
성벽이 금이 가기 시작해서 소리를 지른 것이 아닙니다.
돌벽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거대하게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여호수아의 명령을 따라 성벽이 이미 무너진 것처럼 믿음으로 목청을 찢어 허공을 향해 함성을 질렀습니다.
보이지 않는 약속을 믿고 함성을 지른 바로 그 순간,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손길이 개입하셨습니다.
와티폴 하-호마 타흐테이하 (וַתִּפֹּל הַחוֹמָה תַּחְתֶּיהָ):
직역하면 "그 성벽이 바로 그 자리에(밑으로) 폭삭 주저앉아 평평해졌더라(The wall fell down flat underneath itself)"입니다.
고고학적 발굴은 외벽의 거대한 진흙 벽돌들이 지진과 같은 초자연적 충격에 의해 바깥 경사면 아래로 무너져 내려, 성 밖의 이스라엘 군대가 성 안으로 거침없이 기어 올라갈 수 있는 완벽한 천연 진입 경사로(Ramp)를 형성했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해 냈습니다.
백성들은 각기 앞으로 곧장 나아가 성읍을 단숨에 점령했습니다(수 6:20).
5. 핵심 원어 강해: 헤렘(חֵרֶם) — 첫 열매의 거룩한 진멸
여리고성이 함락될 때, 여호수아는 온 백성에게 성경 전체에서 가장 두렵고 엄숙한 법령 하나를 선포합니다.
"이 성과 그 가운데에 있는 모든 것은 여호와께 온전히 바치되(헤렘 후 라-야훼)... 너희는 온전히 바치고 그 바친 것 중에서 어떤 것이든지 취하여 너희가 이스라엘 진영으로 바치는 것이 되게 하여 고통을 당하게 되지 아니하도록 오직 너희는 그 바친 물건에 손대지 말라(알-타흐리무) 은금과 동철 기구들은 다 여호와께 구별될 것이니 그것을 여호와의 곳간에 들일지니라" (수 6:17–19)
{וְהָיְתָ֨ה\space הָעִ֥יר\space חֵ֛רֶם\space הִ֥יא\space וְכָל־אֲשֶׁר־בָּ֖הּ\space לַֽיהוָ֑ה}
{"웨하예타 하-이르 헤렘, 히 웨콜-아쉐르-바흐 라-야훼"}
{"이 성읍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여호와께 온전히 바쳐진 것(헤렘)이 될지라!"}
(1) 헤렘 (חֵרֶם): 성전(聖戰)의 절대 규례
원어적 의미:
동사 '하람(חָרַם)'에서 유래한 명사로, "인간의 사적인 소유권을 완전히 박탈하여 하나님께 전적으로 봉헌하다", "거룩한 제단에 불살라 바치다"는 뜻입니다.
진멸(Destruction)의 이중적 영적 성격:
가나안 우상 숭배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 사법 심판:
창세기 15장 16절에서 400년 동안 참으셨던 가나안 족속의 패륜적 죄악(영아 인신 제사, 근친상간, 수간, 음란한 바알 숭배)에 대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군대를 당신의 거룩한 심판의 집행관으로 삼아 공의의 사형을 집행하신 것입니다.
가나안 땅의 '첫 열매(Firstfruits)'의 봉헌:
여리고는 가나안 본토에서 거둔 최초의 성읍이었습니다.
구약의 십일조와 첫 열매의 법칙대로, 첫 번째 성읍 여리고의 모든 생명과 전리품은 이스라엘 군사들이 단 1원어치도 사적으로 챙겨서는 안 되는 '100% 하나님의 몫'이었습니다.
첫 열매를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께 바칠 때, 이후에 이어질 모든 성읍(아이성부터 북방 연합군까지)의 전리품은 백성들의 소유로 취할 수 있는 은혜가 열립니다(수 8:2 참조).
물건의 구별:
생명체(사람과 가축)는 불살라 진멸함으로써 악의 오염을 차단했고, 불에 타지 않는 은, 금, 놋, 철 기구들은 불로 정결케 하여 성막의 곳간에 거룩한 성물로 귀속시켰습니다.
6. 구속사적 절정: 붉은 줄의 구원과 성벽의 기적
성벽 전체가 사방으로 무너져 내릴 때, 성경 기자는 경이로운 예외의 공간 하나를 클로즈업합니다.
"여호수아가 그 땅을 정탐한 두 사람에게 이르되 그 기생의 집에 들어가서 너희가 그 여인에게 맹세한 대로 그와 그에게 속한 모든 것을 이끌어 내라 하매... 기생 라합과 그의 부모와 그의 형제와 그에게 속한 모든 것을 이끌어 내었고 또 그의 모든 친족도 이끌어 내어 그들을 이스라엘의 진영 밖에 두고" (수 6:22–23)
(1) 무너지지 않은 성벽 조각
2강에서 살펴보았듯이, 라합의 집은 여리고 성벽 위에 걸쳐 세워져 있었습니다(수 2:15).
성벽이 무너질 때 라합의 집도 함께 붕괴되어 몰살당하는 것이 물리적 법칙이었습니다.
그러나 고고학적 탐사에서도 확인되었듯, 북쪽 성벽의 일부분은 기적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온 천지를 뒤흔드는 진동과 먼지 구름 속에서, 오직 '붉은 줄(티크와)'이 창문에 매달려 있던 그 작은 성벽 조각 하나만은 하나님의 눈동자처럼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습니다.
(2) 세상 심판 속의 영원한 방주
칼빈과 스펄전은 이 장면을 종말론적 구원의 최고의 드라마로 해설합니다.
| 여리고성의 함락 (여호수아 6장) | 마지막 날의 대심판 (신약성경) |
| 제사장의 일곱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짐 | 천사장의 나팔 소리와 함께 주께서 강림하심 (살전 4:16, 계 8~11장) |
| 인간의 견고한 요새 성벽이 흔적도 없이 무너짐 | 세상의 권세와 바벨론 제국이 일순간에 붕괴함 (계 18장) |
| 온 성읍이 불살라지고 영원한 심판(헤렘)에 처해짐 | 악인들이 영원한 불못의 둘째 사망에 던져짐 (계 20장) |
| 창문에 붉은 줄을 맨 라합의 집만 구원받음 | 어린양의 피로 인침 받은 성도들만 영생을 얻음 (계 7:3, 14:1) |
여리고성의 붕괴는 장차 죄악으로 가득 찬 이 세상 제국이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의 나팔 소리 앞에서 어떻게 무너져 내릴 것인가를 보여주는 우주적 예고편입니다.
그날에 세상의 그 어떤 견고한 부와 권력의 성벽도 우리를 지켜주지 못합니다.
오직 십자가의 보혈의 붉은 줄 아래 거하는 자만이,
모든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심판의 아비규환 한복판에서 머리털 하나 상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건짐을 받게 될 것입니다.
7. 영적 전쟁의 원리: 고린도후서 10장 4–5절의 조명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0장 4–5절에서 여리고성을 정복한 이스라엘의 방식을 신약 성도의 영적 전쟁의 절대 원리로 선언합니다: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
여리고성은 단순한 흙과 돌로 쌓은 성벽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인간의 교만, 세속의 견고한 가치관, 음란과 우상 숭배의 요새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칼을 쓰지 않고 언약궤를 따르며 침묵하고 함성을 질렀듯이,
오늘 성도가 세상의 견고한 불신앙의 성벽을 무너뜨리는 무기는 세상적인 권모술수나 육신의 혈기, 세상의 권력이 아닙니다.
거룩한 침묵: 인간의 자기주장과 변명을 멈추고 하나님의 주권 앞에 잠잠히 머무는 침묵의 영성.
언약궤를 앞세우는 예배: 내 야망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과 말씀만을 내 삶의 최선봉에 세우는 예배적 행진.
말씀에 대한 온전한 순종: 하루에 한 바퀴, 마지막 날 일곱 바퀴를 돌기까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채우는 인내의 발걸음.
선제적 믿음의 찬양: 눈앞의 성벽이 무너지기 전에 이미 승리 주셨음을 믿고 허공을 향해 터뜨리는 감사의 함성(테루아).
이 영적 무기로 무장할 때, 당신의 가정과 일터와 영혼을 짓누르고 있던 그 어떤 난공불락의 견고한 진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앞에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8. 목회적 적용과 묵상(1) 성벽 앞에서 네 인간적인 소음(말)을 끄라
눈앞에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질병의 여리고, 빚더미의 여리고, 굳게 닫힌 가족 구원의 여리고성을 마주하고 계십니까?
그 성벽 앞에서 원망하고, 한탄하고, 사람 찾아다니며 하소연하는 인간의 소음을 멈추십시오: "너희는 입에서 아무 말도 내지 말라(알-타쉬미우)!"
인간의 말이 많아지면 불신앙이 자라납니다.
입술을 닫고, 기도의 침묵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이 당신의 영혼을 가득 채울 때까지, 하나님의 때가 찰 때까지 잠잠히 주의 궤를 바라보며 묵묵히 기도의 발걸음만을 옮기십시오.
(2) 일곱 번째 바퀴를 돌기까지 '인내의 침묵'을 채우라
많은 성도가 엿새 동안은 잘 돕니다. 심지어 일곱째 날 대여섯 바퀴까지도 돕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 성벽에 금도 안 가잖아!" 지쳐서 포기해 버립니다.
기억하십시오.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는 성벽에 단 1밀리미터의 균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일곱 번째 바퀴를 온전히 채우고, 제사장의 나팔 소리에 맞춰 믿음의 함성을 지르는 바로 그 1초 전까지도 성벽은 여전히 끄떡없이 서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끝까지 채우는 순종의 분량이 찰 때 단번에 폭발합니다.
응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기도를 멈추지 마십시오. 오늘 당신이 돌고 있는 기도의 바퀴가 바로 그 마지막 일곱 번째 바퀴일 수 있습니다.
(3) 첫 열매를 도둑질하지 말고 '헤렘'으로 온전히 드리라
여리고성은 첫 성읍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에 새로운 은혜의 문을 여실 때, 사업의 첫 열매를 주실 때, 첫 직장의 첫 월급을 주실 때, 시간의 첫 시간인 주일을 주실 때, 그것을 내 사리사욕을 위해 가로채지 마십시오.
첫 것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께 예배의 제물로 온전히 올려드릴 때, 하나님은 당신의 남은 모든 삶의 지경을 하나님의 거룩한 복으로 넘치도록 채워주실 것입니다.
9. 결론: 무너진 성벽의 폐허 위에서
여호수아 6장의 마지막은 두 가지 대조적인 장면으로 엄숙하게 매듭지어집니다.
첫째는 여호수아의 서슬 퍼런 저주 선언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그 때에 맹세하게 하여 이르되 누구든지 일어나서 이 여리고 성을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 기초를 쌓을 때에 그의 맏아들을 잃을 것이요 그 문을 세울 때에 그의 막내아들을 잃으리라 하였더라" (수 6:26)
하나님은 여리고성을 다시는 재건하지 못하도록 폐허로 남겨두게 하셨습니다.
이 성벽의 무더기는 오고 오는 세대에게 교만한 인간 문명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심판받아 무너졌는가를 증언하는 영원한 영적 시청각 교재가 되어야 했습니다(훗날 열왕기상 16장 34절에서 아합 시대에 벧엘 사람 히엘이 이 경고를 무시하고 여리고를 재건하다가 맏아들 아비람과 막내아들 세굽을 잃음으로써 이 예언이 문자 그대로 성취됩니다).
그리고 성경 기자는 여호수아를 향해 승리의 찬가를 울립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와 함께 하시니 여호수아의 명성이 그 온 땅에 퍼지니라" (수 6:27)
난공불락의 여리고는 무너졌습니다.
이스라엘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이제 가나안 중부 정복의 길목은 활짝 열렸습니다.
다음 목표는 여리고성에 비하면 어린아이 장난감처럼 작고 초라한 산지의 작은 성읍, ‘아이(Ai)성’이었습니다.
장정 2~3천 명만 올라가도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보잘것없는 먹잇감이었습니다.
승리에 도취한 이스라엘 군대는 기세등등하게 아이성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작은 아이성 언덕길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칼 한번 제대로 휘둘러보지 못하고 36명의 시체를 버려둔 채
등을 돌려 비참하게 쫓겨 내려왔고,
백성들의 마음은 물처럼 녹아내렸습니다.
여호수아는 겉옷을 찢고 언약궤 앞에 얼굴을 땅에 파묻은 채 해 질 때까지 통곡했습니다: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어찌하여 이 백성을 이끌어 망하게 하려 하시나이까!"
하늘에서 떨어진 하나님의 서늘한 호통:
"일어나라! 어찌하여 이렇게 엎드렸느냐?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나의 언약을 어겼으며 온전히 바친 물건(헤렘)을 도둑질하였느니라!"
거대한 여리고는 예배로 무너뜨렸으나,
한 사람 아간의 은밀한 탐욕으로 인해 작은 아이성 앞에서 처참하게 무릎을 꿇어야 했던 뼈아픈 참패!
골짜기를 가득 메운 돌무더기와 회개를 통해 소망의 문으로 바뀌는 영적 수술대,
제6강: 아간의 죄와 아골 골짜기의 돌무더기 — 작은 아이성의 뼈아픈 참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