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을 보내며
박지인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매일이 별다르지 않았던 7월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오랜만에 줌수업이라 살짝 긴장도 되고 현장감도 있어서 좋았다. 꽉 찬 2시간 강의는 영양분이 가득한 한그릇 음식을 먹은 느낌이었다. 글쓰기를 왜 하세요? 이 물음을 시작으로 글쓰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계속 생각하게 했다. 요 몇 년 전부터 몸신학을 공부하면서 독서에 관심과 흥미를 부쩍 늘려가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인생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비만 하다가 나도 창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다. 몇 개의 글쓰기 강의를 들었지만 글쓰기를 하지는 않았다.
세작교 인생에세이 수업은 내가 글을 쓰게 했다. 과제가 있었기 때문에 써야만 했다. 글쓰기가 이렇게 어려운 작업이라는 걸 실감하면서 보낸 시간들이었다. 과제로 내준 책을 읽으면서 또 쓰면서 나의 여름 나날은 채워져갔다. 여름 방학이어서 일상을 떠나 낯선 곳에서 시간을 보낸 것도 좋은 계기였다. 나의 삶을 돌아다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인생에세이 수업은 타이밍이 참 좋았다.
추석이 지난 지금도 낮에는 너무 덥다. 이 뜨거운 여름의 시간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글에 뭘 써야 할지 고민하면서 보낸 시간들은 삶을 정리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었다. 가을의 문턱에 선 지금 한결 가벼워지고 정리된 모습으로 서있다. 맑은 가을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차 한잔을 즐기고 싶다.
수업을 같이 들었던 학우님들에게 많이 배웠다. 각자 다른 색깔로 살아가는 인생이 보였고 그걸 글로 나누는 시간은 우리를 또 성장하게 했다. 자기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따뜻함, 인생의 여유와 사랑을 글로 나눈다는건 참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나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느꼈다. 나 혼자만 읽고 말 수도 있는데, 왜 남들과 함께 해야 할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쓴 글을 같이 읽어 보고 함께 나누는 시간은 감사와 풍요로움 그 자체였다.
수업을 해주셨던 임희정 작가님께도 감사드린다. 글쓰기 온라인 수업이지만 수업하는 내내 동기부여를 해주셨다. 날카로운 질문과 따뜻한 격려와 함께 지루할 틈이 없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글쓰기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세심하게 지적해주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성이 느껴져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했다. 몇 번의 과제는 우리를 단련하게 했다. 우리가 쏟은 열정이 좋은 결실로 맺어질 수 있게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
뜨거운 여름 글쓰기로 열정의 시간을 보내고 한 층 깊어진 우리를 함께 느끼며 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었음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서로에게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이 시간 행복했다. 글쓰기가 우리 인생의 아름다운 여정의 한 부분이 될 것을 확신한다. 이번 여름의 글쓰기 수업이 그 첫 발걸음이 되어주었다.
첫댓글 숙제를 안고 낑낑대던 시간들은 참 행복한 고민이었지요?
글쓰는 인생, 함께 해야만 하는 이유들에도 깊이 공감이 갑니다~
생각을 나누고 서로에게 배운다는 말씀도 좋고요~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