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장항선, 한심한 코레일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도고온천역에서 장항선을 타고 용산이나 영등포로 가고, 또 저녁 때 거꾸로 도고로 돌아온다. 어쩌면 도고온천역에서 장항선 기차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축에 들지도 모른다. 장항선은 선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단선 철도이다. 이에 대해 불만을 엄청 토로하는 지역 정치인을 몇 명 만나봤지만 그저 말 만 한 것이지, 힘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도고온천역에는 무궁화호만 서고, 그 무궁화호 객차는 많이 낡았다. 얼마 전에 동네 분 내외와 같이 도고온천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다. 그 분이 객차를 보고 이런 기차는 동남아에서나 있을 정도의 낡은 기차라 한다. 사진 찍어 SNS에 올려보자고 했지만 말렸다. 대신 역무원에게 한국에서 아직도 이렇게 낡은 객차를 써야하는 지 물었더니, 무궁화 기차요금이 몇 년째 동결되어 있는데다, 장항선은 기차 이용하는 승객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 한다.
이에 비해 도고온천역 역사는 참 번듯하다. 몇 년 전에 기차로 방문했던 지인이 역에서 내리며, 역사가 지방 작은 도시의 KTX역사 수준으로 좋다고 한다. 도고온천역은 하루에 무궁화호만 몇 번 서는 조그만 역인데 이상하다는 것이다. 세상일에서 상식과 잘 안 맞는 일이 있을 때는 대부분 무언가 이유가 있다. 도고온천역도 이유가 있을 듯하다. 처음에는 도고온천역을 도고온천 등과 연계된 교통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계획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주 오래전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당시 가장 좋은 기차인 새마을호가 도고역에 정차했다고 하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계획이 어떤 이유로 바뀌고 코레일은 나중에 이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는 코레일 잘못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달리 코레일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참으로 한심한 일이 장항선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는 주로 오전 8시 47분에 도고온천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간다. 이 기차는 매일 수원역에서 10분 정도 그냥 서 있다가 간다. 뒤에 오는 ITX새마을호 기차를 먼저 보내기 위해서란다. 뒤에 오는 ITX새마을호 기차가 연착하면 연착하는 대로 더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기차 시간표를 짠 것은 장항선 타는 사람들을 진짜 우습게 보는 일이다. 장항선 이 기차를 10-15분 정도 댕기거나 늦추면 되는 일인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코레일에게 사소한 불편함이 있을지 모른다.
이 기차를 타는 장항선 모든 승객은 매일 불필요한 시간 손해를 보고 있다. 타는 승객의 최저 임금으로만 따져 합하면 하루에 대충 50만원은 된다. 이것이 1년 쌓이면 2억 원 가까이 된다. 코레일은 장항선 타는 사람들에게 이 만큼의 금전적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 사장을 포함 직원들은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익을 더 챙기려고 만 한다. 그러기 위해 수시로 파업도 한다. 자신의 이익을 더 챙기려는 노력이 국민의 혜택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코레일은 그렇지 못한 듯하다. 바꾸는 일이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바뀌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것을 보니 코레일 내부에 문제해결 능력이 없는 듯하다. 작은 일을 잘 해야 큰일도 잘 할 수 있다.
첫댓글 코레일 사장자리에 정권 입맛에 맞는 정치적 인물을 계속 앉히다 보니
세세한 국민 편익 증진에는 귀 기울지 않고, 경영혁신 명분으로 노사 싸움에만 매달리며 정권 눈치만 보고 있으니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 오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