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暖國生涯不畏寒
따뜻한 나라 살면 추위 두렵잖고
子孫淸德世居韓
맑은 덕의 자손 한국에 살아왔네. 1)
釜中煎急同根豆
솥의 콩 불 때는 콩대 한 뿌린데 2)
梨下嫌多己正冠
배나무 밑에 의심 많아 갓도 발라야. 3)
激戰三八停何法
삼팔선 심한 전투 무슨 법으로 멈추나?
平和六十會相看
평화를 위해 육십 번을 서로 만났네.
挺身欲報隣邦怨
앞장서 몸 바치니 이웃나라 원망하고
萬古荊卿去未還
길이 빛나는 형가는 가고 아니 오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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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덕(淸德), 세거(世居): 청덕은 훌륭한 덕망이고, 세거는 대대로 한 고장에 살아온다는 뜻.
2) 부중전급동근두(釜中煎急同根豆): 삼국연의(三國演義)에 전해오는 소위 칠보시(七寶詩)를 달리 표현한 것, “콩대 태워 콩을 볶으니 솥 안에서 콩이 우네. 본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어찌 서로 괴롭히나(煮豆燃豆箕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조조(曹操)의 아들 조비(曹丕)가 동생의 문재(文才)를 시험하여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형제 시(詩)를 짓지 못하면 처형 하겠다 해서 조식(曺植)이 지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후대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3) 이하혐다(梨下嫌多): 이 시구는 악부시(樂府詩)에 전하는 옛 시를 줄여서 한 말인데 이(李)를 이(梨)로 했다, “군자의 처신은 사전에 방비하노니 의심 받게 하지 말지라. 외밭에선 신 끈을 고치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선 갓을 고치지 말라(君子防未然 不處嫌疑間. 瓜田不納履 李下不正冠).”
4) 형가(荊軻/?-227): 진시황(秦始皇)을 암살하려던 위(衛)나라 사람인 자객(刺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