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로베르트 슈만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작품이자 낭만파 교향곡의 정수로 꼽히는 명작이다. 1841년에 두 번째 교향곡으로 작곡되었으나, 10년 후 개작이 된 후 악보 출판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출판 순서에 따라 교향곡4번이 되었다. 1악장부터4악장까지 쉬지 않고 연주하여 마치 교향시같은 인상을 주어 슈만 스스로‘교향적 환상곡’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하였다.
■ 작품 배경 1840년 장인인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ck)와 소송까지 불사한 끝에 클라라(Clara Wieck)와 결혼하게 된 슈만은,정신 발작이 재발하기 전 적어도 몇 년 동안은 생애 가장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그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가운데 창작에 몰두했고,음악사에 남을 명작들을 연달아 완성했다.
특히,결혼한 해인 1840년에 무려138곡이나 되는 명작 가곡을 작곡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또한 결혼 이듬해인1841년 이전의 소품 위주의 작곡에서 벗어나 대규모 작품인 교향곡 작곡에 착수하게 된 것도 그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이 될 만한 일이었다.이 해에 슈만은 자신이 남긴 네 편의 교향곡 중 두 편의 교향곡을 일반에 공개했다. 그가 교향곡 작곡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독일 음악의 계승자로서 교향곡 작곡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데다가 그 자신이 발굴해서 세상에 알리게 된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교향곡9번 <그레이트’(Symphony No.9 inmajor D.944 'The Great'>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그의 첫 번째 교향곡(Symphony No.1 inB♭Major,Op.38 ‘Spring’) 작곡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불과 한 달 여 만에 전곡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작곡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인 3월 31일 펠릭스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되어 호평을 받았다.이에 자신감을 얻은 슈만은 곧바로 차기작에 대한 구상에 들어갔고,이 차기작을 아내 클라라의 22번째 생일에 선물할 계획을 세웠다.
곡은 1841년 6월부터 9월 사이,그러니까 클라라의 생일인 9월13일 즈음에 완성되어 12월6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Gewandhaus Leipzig)에서 교향곡 2번으로 소개되며 초연되었다. 초연의 지휘는 원래 예정되어있던 멘델스존이 병가를 내는 바람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페르디난트 다비드(Ferdinand David)가 맡았다. 하지만 초연은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실패했고,슈만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그 후 이 곡은 더 이상 공연되지 않았으며,악보 출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슈만의 마음속에는 부채로 남았다.이윽고 10년 뒤인 1851년,슈만은 개정 작업에 착수해 보다 치밀하고 견고한 곡으로 재탄생시켰다. 개정판의 초연은1853년 12월 30일에 뒤셀도르프(Dusseldorf)에서 있었는데,지휘는 슈만이 직접 맡았다. 출판은 이듬해에 이루어졌는데,그동안 슈만의 교향곡 두 편이 이미 교향곡2번(Symphony No.2 inMajor Op.61)과3번(Symphony No.3 inE♭Major‘Rhenish’Op.97)으로 명명되어 악보로 출판된 후였기 때문에 교향곡4번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작품에는 총 세 가지 판본이 존재한다.하나는1851년 슈만의 개정판이며,다른 하나는 브람스가 주도해서1891년에 뒤늦게 출판한 초판본. (초판본은 슈만의 미망인인 클라라의 반대로 출판이 취소될 뻔 했으나 브람스의 집요한 설득으로 출판되었다.그런데,이 초판본에는 임의로 특정 부분이 삭제되어 있는 가하면 개정판의 일부가 첨가되어 있어 오랜 세월 논란이 되어왔다.)그리고,마지막 하나는1980년대 미국의 음악학자 존 핀슨(John Pinson)이 고증을 거쳐 내놓은 슈만의1841년 초연 자필본이다.
■ 음악 구성 전체 4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1악장부터4악장까지 쉬지 않고 연주된다.클라라를 향한 슈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녹여내고 있기 때문에 행간의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1악장 매우 느리게(Ziemlich langsam) 변형된 소나타형식의 악장이다.마치 젊은 슈만이 클라라를 만나기까지 보내야 했던 방황의 나날들을 묘사하는 듯 고뇌에 찬 서주로 시작해 점점 고조되어 경쾌하고 활기찬 제1주제를 펼쳐낸다.이어 목관악기로 제2주제가 제시되며 한층 열기를 띤다.이어 강렬하게 전개되어 가다가 가요풍의 선율이 나타나고 다시 강한 에너지를 뿜어낸 뒤 끝이 난다.
▲2악장 로만차:아주 느리게(Romanza : Ziemlich langsam) 3부 형식으로‘고뇌하는 시인’슈만과‘구원의 여인’클라라의 대화라는 평을 듣는 악장이다.베토벤의‘교향곡7번’의2악장 도입부를 떠올리게 하는 관악기들의 화음 연주로 시작해 오보에와 첼로가 주제 선율을 들려주고,이어 바이올린 독주가 등장하여 마치 화답하듯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3악장 스케르초:생기 있게(Scherzo: Lebhaft)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악장이다.스케르초 부분에서는 클라라와 사랑을 이루기까지 험난했던 투쟁의 시간들을 상기시키는 듯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주며,이어2악장 로만체에서의 바이올린 선율이 다시 등장해 평온함을 되찾게 해주고 있다.
▲4악장 느리게-생기있게(Langsam - Lebhaft) 사랑의 벅찬 기쁨과 환희를 그려낸 악장이다.바이올린이 제1악장의 제1주제를 연주하는 가운데 금관악기군이 점점 긴장을 고조시킨다.이어 피날레가 빠르고 당당하게 진행되면서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1악장의 주제 선율이 제1주제로 제시되고,우아한 선율이 나타나 제2주제가 된다.코다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고양되며 격렬하게 절정을 향해 치닫고,이어 감격스러운 승리에 도취한 채 화려하게 전곡을 마무리하고 있다.
<출처: 두산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