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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恩罔極博施均
하늘은총 망극해 넓고도 고른데
貧病無能奪此身
가난과 병 무능에 다 빼앗겼네.
在北八年蘇武竄
북쪽의 팔년은 소무의 유배였고 1)
滯南今日杜工隣
남쪽에 지금 막혀 두보 이웃이네. 2)
爛柯往事言多妄
도끼자루 옛일 헛되이 말 많으나 3)
空閣千間事不眞
공중누각 천간은 참된 일 아니라. 4)
白首難忘劬勞愛
백수에도 못 잊는 부모님 사랑이라
兩親穎祝設孤辰
양친이 이 아들 생일 축하하셨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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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무찬(蘇武竄): 한나라 사신으로 흉노에 갔다가 볼모로 잡혀 멀리 추운 북쪽 시베리아로 유배 갔던 일. 여기 시인의 북쪽 8년이란 함경북도 청진지방의 목회(牧會).
2) 두공린(杜工隣): 두공은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말직의 벼슬이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이어서 그의 관직 약칭을 불러 두공부(杜工部)라는 데서 두보(杜甫/ 712-770)와 이웃이 될 만하다는 뜻.
3) 난가(爛柯): 고대 진(晉)나라 때 왕질(王質)이 나무하러 산에 갔다가 우연히 신선의 바둑 두는 걸 지켜보다가 도끼자루가 썩는 줄도 모르고 정신이 팔렸다가 집에 돌아오니 100세나 되어서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고사(故事)로 세상의 변환을 비유한다.
4) 공각천간(空閣千間): 공중에 짓는 높은 누각 1천 간(間)이란 말로 헛된 공상을 비유한다.
5) 영축설고신(穎祝設孤辰): 고신은 무속에서 꺼리는 날이라 하나 여기서는 부모를 잃은 아들인 자신을 고(孤)라 하므로 지금 부모님이 안 계시므로 자신을 겸손히 하여 ‘나의 생일’이란 말이 된다. 영축은 사랑하는 자녀를 축복한다는 말일 것 같으니 ‘아들을 위해 생일상을 차려서 특별히 축복하셨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