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辰 때 신/별 진
바스락바스락, 바지런한 새벽바지
辰의 갑골문
辰의 금문 辰의 고문 辰의 전문
辰의 갑골문 자형은 厂(집 엄)[①]의 내면에 사람이 양팔[②]을 대고 있는 모양이며, 금문 및 전문 자형은 厂의 내면에 무언가를 받쳐 들고 있는 양손의 모양입니다.
辰 자의 기존 자원(字源)은 ‘조개가 발을 내밀고 있는 모양으로 蜃(대합조개 신)의 원자(原字)’로 알려져 있지만, 전체 자형을 비견해 보았을 때 조개의 모양과는 전혀 무관하며, 사람이 집의 내부 벽면에 무언가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埶 · 藝의 갑골문
丮의 갑골문 執의 갑골문
人의 갑골문
埶 · 藝(재주/심을 예), 丮(잡을 극), 執(잡을 집) 등의 갑골문 자형의 ⓐ 부분이 辰의 ② 부분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辰에서는 몸을 곧추 세우고 있는 반면, 다른 글자들에서는 무릎을 꿇고 있는 모양입니다. 분명한 것은 양손을 내밀고 있는 모양입니다.
埶 · 藝는 묘목이나 식물을 똑바로 잡고 있는 모양으로 농작물(農作物)을 기르는 일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영어에서도 ‘컬쳐(culture ; 문화)’의 어원도 ‘컬티베이트(Cultivate ; 경작하다. 밭을 갈다)’인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藝術)에서 藝자도 갑골문 자형에서 드러나듯이 농작물(農作物)을 심는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辰도 ‘어떤 작업’을 하는 모양입니다. 辰의 ② 부분은 丮(잡을 극)과 人과 비교해 보았을 때, 분명 사람이 양팔을 앞으로 내 뻗고 내부나 벽면[厂(집 엄)]에 무언가를 바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순우리말에서 이와 비슷한 작업을 ‘새벽질’이라고 합니다. 또 전문적인 기술을 까진 사람을 ‘바지’라고 합니다.
辰의 고문 자형의 ③ 부분은 양손으로 T 자 모양을 받치고 있으며, 전문에서는 그 위에 다시 한 획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이는 미장(/건축 공사에서 벽이나 천장, 바닥 따위에 흙이나 회, 시멘트 따위를 바름) 작업을 나타낸 것입니다.
辰의 갑골문 자형은 새벽질을 하고 있는 기술자를 표현한 것이며, 파생(派生) 글자들이 모두 이 ‘새벽’과 ‘바지’라는 소릿값에 의한 파생입니다.
새벽질 ; 벽이나 방바닥에 새벽을 재벌 바르는 일.
새벽 ; ⓵ 누런 빛깔의 차지고 고운 흙.
⓶ 누런 빛깔의 차진 흙에 고운 모래나 말똥 따위를 섞어 벽이나 방바닥에 덧바르는 흙.
바지 ; 기술을 가진 사람.
갑골문자는 처음부터 한 자형에 한 가지 음(音)만을 표기하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辰도 앞뒤 말과의 상관관계에 따라 ‘새벽’이나 ‘바지’로 읽혔습니다. 상형이나 뜻에 중점을 두고 고안된 문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소릿값의 상호 어우러짐에 조어(造語)의 기본을 두고 있는 표음문자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상형성의 표음문자인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음이 같으면 다른 글자로 차용(借用)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 차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달말 입말에서의 소릿값’입니다.
순우리말에서 ‘새벽’은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는 시간의 의미도 있으며, 누런 빛깔의 차지고 고운 흙이나 그런 흙을 바르는 작업의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하여 같은 음(音)을 나타내기에 그 둘의 의미를 한 가지 글자로 표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후대에 들어서면서 한족(漢族)이 주도권을 가지면서 그런 특성을 자기들의 입말의 소릿값에 의하여 적용시키면서 문자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결과를 빚게 됩니다.
日辰(일진 ; 날의 간지/그날의 운세), 辰角(진각 ; 연속성 속에서의 특정한 시점), 生辰(생신 ; 세상에 태어난 날) 등에서 辰이 때로서의 ‘바지’의 뜻입니다.
元辰(원신 ; 설날 아침/정월 초하룻날. 예로부터 한 해의 첫 명절로서, 설빔을 입고 떡국을 끓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성묘를 하고 윗사람에게 세배도 한다)에서 辰은 ‘새벽’의 뜻입니다.
辰星(신성 ; 시각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항성)에서는 ‘새벽’에서 ‘새’음을 가져와 ‘새별(/희미하던 별이 폭발 따위에 의하여 갑자기 밝아졌다가 다시 서서히 희미하여지는 별)’의 뜻입니다. 하여 辰星은 ‘新星’과 같은 뜻입니다. [ex. 晨星은 ‘샛별’의 뜻]
我生不辰, 逢天僤怒. 『詩經·大雅』
나의 삶은 바지(/≒때)가 아니라, 하늘의 도타운 분노를 만났다
위 시경(詩經) 구절에서 辰은 ‘때, 시기’의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현대국어에서 ‘바지’가 때나 시기의 의미로 직접 사용되고 있진 않지만, ‘막바지’나 ‘배동바지’ 등에서 유사한 용례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막바지 (1) 어떤 일이나 현상 따위의 마지막 단계.
(2) 막다른 곳.
골막바지 ; 골짜기 막다른 곳의 맨 끝.
배동바지 ; 벼, 보리 따위의 알이 들 무렵. (배동 ; 곡식의 이삭이 나오려고 대가 불룩해지는 현상)
晨 새벽 신 䢅 새벽 신
새벽 때, 새벽질
晨의 갑골문
晨의 전문 晨의 별체
䢅의 전문
䢅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舁(마주들 여)의 축약과, 辰의 합자인데, 舁는 두 손을 특별하게 맞잡은 것으로 차지고 고운 흙이라 손에서 새나가기 쉬운 ‘새벽’을 들고 있음을 나타내며, 또 辰의 ‘바지’와의 구분자로 쓰인 것으로 ‘새벽질(/벽이나 방바닥에 새벽을 재벌 바르는 일)’을 나타낸 글자이며, 갑골문에서는 이 ‘새벽질’에서 소릿값을 가차하여, ‘새벽(/먼동이 트려 할 무렵)’의 뜻으로도 통용시켰던 것이며, 전문 자형에서 時의 축약인 日을 덧붙여 ‘때로서의 새벽’의 뜻과 분화시킨 것입니다.
晨의 전문 별체는 曟(별이름 신)입니다. 현재는 두 자형에 분명한 구분이 없고, 晨으로 통용하고 있지만, 晶(수정 정)에는 ‘빛나다’의 뜻이 있어 [별이름]과 [새벽]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晨夜(신야 ; 새벽과 밤을 아울러 이르는 말), 晨光(신광 ; 새벽에 동이 틀 무렵의 빛), 曉晨(효신 ; 먼동이 트려 할 무렵), 早晨(조신 ; 이른 새벽) 등에서 晨이 ‘새벽’의 뜻이며, 晨星(신성 ; 샛별. 금성)에서 晨은 ‘새벽’의 축약음 ‘샛-(/매우 짙고 선명하게)’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牝鷄無晨 牝鷄之晨 惟家之索. 『書經』
암탉은 새벽을 알리지 못한다. 암탉의 새벽은 집안이 꼬이는 바다.
상기 문장의 晨이 ‘새벽’의 뜻입니다.
鷐 새매 신
새매
鷐의 전문
鷐의 전문 자형은 晨과 鳥의 합자이며, 晨은 ‘새벽’의 ‘새’ 소릿값을 나타내어 ‘새매’의 뜻을 나타냅니다.
고유명사나 지명의 경우에는 전문 자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우리말의 소릿값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수 천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동식물의 이름이나 지명은 생활환경에 맞추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鷐처럼 우리말의 소릿값이 자형에 남아 있는 것은 드문 경우입니다.
하지만 보다 진일보된 비교 연구를 통하여 잃어버리거나 변화된 순우리말의 본래의 소릿값의 재구(再構)도 가능할 것입니다.
蜃 대합조개 신
바지락, 부슬부슬
蜃의 전문
蜃의 전문 자형은 辰과 虫(벌레 충)의 합자입니다. 虫은 ‘다리가 없이 움직이는 생물’을 의미하며, 辰이 ‘바지’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대합조개’는 ‘백합조개’와 같은 조개이며, 백합조개는 순우리말로 ‘바지락’이라고도 합니다. 의성어 ‘바스락’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바지’에서 소릿값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辰으로 [바지]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그것이 기술자가 아니라 생물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구분 기호로 虫[너울거리다, 꿈틀대다] 자를 덧붙여서 ‘바스락[≒바지락]’의 음(音)을 나타냅니다.
海旁蜃氣象樓臺,廣野氣成宮闕然. 『史記』
바다 널리 부슬부슬한 기운의 꼴은 누대와 같고, 광야의 기운은 궁궐을 이루는 듯하다,
상기 문장의 蜃은 기존의 풀이에서 ‘이무기’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蜃은 배달말의 의성의태어로 ‘부슬부슬(/몇 줄기 연기가 성기게 피어오르는 모양/≒바질바질/바실바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이 경우 蜃의 虫은 ‘너울너울’의 움직이는 모양의 의태어[風편 참조]로 辰의 ‘바지’가 의태어임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즉 蜃氣樓(신기루)는 ‘이무기 모양으로 피어오른 누대’가 아니라, ‘바슬바슬한 기운의 누대’의 뜻입니다.
脣 입술 순
바지락거리는 기관, 바라지는 기관, 입술
脣의 고문 脣의 전문
脣의 고문 자형은 辰과 頁의 합자이며, 전문은 신체기관을 뜻하는 肉과의 합자입니다.
신체기관으로 ‘바스락, 바지락’거리는 곳이나 바라지는(/≒벌어지는) 곳에서 ‘입술’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 입술의 생김새가 조개(/바지락)과 닮은 것에서도 유추 가능합니다.
丹脣(단순 ; 붉은 입술), 脣齒(순치 ; 입술과 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 脣亡齒寒(순망치한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서로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이에 어느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 脣音(순음 ; 두 입술 사이에서 나는 소리), 缺脣(결순 ; 언청이) 등에서 脣이 ‘입술’의 뜻입니다.
唇 놀랄 진
바짝, 바싹
唇의 갑골문 唇의 전문
唇의 첫 번째 갑골문 자형은 辰의 아래에 사람의 발을 형상화한 止가 놓여 있으며, 두 번째 갑골문 자형은 새벽질(/미장 일)을 할 때 진흙이나 새벽(/누런 빛깔의 차지고 고운 흙)을 받쳐 놓은 모양입니다. 전문에서는 口로 변경되었습니다.
口는 자형의 요소로서 ‘뜻을 가지지 않는 소리’나, ‘맞다, 맞추다’의 뜻을 나타내는데, 여기서는 입술은 아래 위가 서로 꼭 맞음을 의미합니다.
止가 자형의 요소로 사용되면 연속해서 움직이는 모양의 의태어(擬態語)를 나타내는데, 순우리말에서 놀라는 것에 대한 표현으로 ‘바짝, 바싹’ 등이 있습니다.
振 떨칠 진
바스락바스락, 떨다
振의 전문
振의 전문 자형은 手와 辰의 합자이며, 辰의 ‘바지’에서 ‘바스락/바지락’의 소릿값으로 쓰여, 손을 바스락거린다는 것에서 ‘떨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振動(진동)에서 振은 ‘떨다(/물체가 작은 폭으로 빠르게 반복하여 흔들리다)’의 뜻인 반면 振興(진흥), 不振(부진)에서의 振은 ‘떨치다(/위세나 명성 따위가 널리 알려지다. 또는 널리 드날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떨치다’의 어원은 ‘떨다’입니다.
初候東風解凍, 中候蟄蟲始振, 末候魚陟負氷. 『禮記』
초후(初候)에는 동풍에 추위가 녹으며, 중후에는 칩거하던 벌레가 비로소 떨며, 말후에는 물고기가 얼음을 등에 지고서 올라온다.
상기 문장의 振은 겨울잠을 자고 있던 벌레가 움직이기 직전에 몸을 ‘떨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振衣千仭岡. 『左思』
천길 높은 메에서 올을 떨다.
상기 문장의 ‘振衣’는 ‘옷을 흔들다’로 풀이될 수 없습니다. 배달말의 ‘떨다(/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것을 쳐서 떼어 내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明振毫末 擧錯應變而不窮. 『荀子』
호말(毫末)도 분명하게 떨쳐서, 거조(擧錯)와 응변(應辯)에 궁해지지 않는다.
상기 문장의 振은 기존의 풀이에서 ‘들다, 들추어내다’, 즉 다음에 이어지는 擧(들 거)와 같은 뜻으로 새기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떨치다(/불길한 생각이나 명예, 욕심 따위를 완강하게 버리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역시 한국어에서만 직해(直解) 가능한 문장입니다.
振廩同食. 『左氏傳』
곳집을 떨어서 함께 먹었다.
상기 문장의 振은 ‘열다’로 풀이하고 있지만, 배달말의 ‘떨다(/돈이나 물건을 있는 대로 써서 없애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今夫地 一撮土之多 及其廣厚 載華嶽而不重 振河海而不洩 萬物 載焉. 『中庸』
대저 땅은 한 줌의 흙이 많아져 그 넓고 두터움에 미쳐서는 화악(華嶽)을 이고서도 무겁다 않으며, 하해(河海)가 떨어내더라도 흩어지지 않으며, 만물을 이는 것인 저.
상기 문장의 振은 ‘받아들이다, 가슴에 품다’ 등으로 의역을 하고 있습니다. 振의 자원 어디에도 그런 뜻을 가질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여기서의 振은 ‘떨다(/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것을 쳐서 떼어 내다)’로 강과 바다의 물결을 옷에 묻은 흙을 떨어내는 듯한 동작의 비유어로 사용된 것입니다.
侲 아이 진
바라지하는 사람, 바라지
侲의 전문
侲의 전문 자형은 人과 辰의 합자이며, 辰의 ‘바지’가 ‘바라지(/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온갖 일을 돌보아 주는 일)’로 쓰였습니다.
前一日, 書雲觀選人年十二以上十六以下, 爲侲子四十八人. 『世宗實錄 五禮/軍禮儀式/季冬大儺儀』
전(前) 1일에 서운관(書雲觀)에서 나이 12세 이상 16세 이하의 사람을 선택하여 진자(侲子) 48인을 만들다.
상기 문장의 侲子(진자 ; 나례를 거행하던 12~16세 사이의 남자아이)의 역할은 ‘바라지’입니다. 여기서의 바라지는 제사에 필요한 여러 일들을 거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 등지의 무당노래에서, 으뜸 무당이 부르는 노래 사이사이에 뜻 없는 말로 받는 소리’를 ‘바라지’라고 하는데, 이로부터 유래된 것입니다.
震 우레 진
바지직/빠지직, 우레
震의 전문
震의 전문 자형은 雨와 辰의 합자입니다. 辰의 ‘바지’가 ‘바지직, 빠지직’ 등의 ‘우레’가 치는 소리의 의성어(擬聲語)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地震(지진)은 ‘땅이 빠지직’의 뜻이며, 震慄(진율 ; 무섭고 두려워서 몸을 떪)은 ‘바지직바지직 떨다’의 뜻입니다. 腦震蕩(뇌진탕)은 ‘뇌가 우레처럼 끓다’의 뜻입니다.
䟴 움직일 진
바스락거리다
䟴의 전문
䟴의 전문 자형은 足과 辰의 합자이며, 辰의 蜃의 축약으로 ‘바지락’에서 발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의성어 ‘바스락거리다(/마른 잎이나 검불, 종이 따위를 가볍게 밟거나 뒤적이는 소리가 자꾸 나다. 또는 그런 소리를 자꾸 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屒 엎드린모양 진
바싹, 바짝
屒의 전문
屒의 전문 자형은 展(펼 전)의 축약인 尸와 辰의 합자이며, 辰의 ‘바스락’에서 ‘바싹, 바짝(/아주 가까이 달라붙거나 죄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陙 물가언덕 순
바싹, 바스라기 언덕, 퍼석하다
陙의 갑골문
陙의 전문
陙의 전문 자형은 阜와 辰의 합자입니다. 阜는 ‘지형, 지세’의 뜻을 나타내며, 辰이 ‘바싹, 바스라기’로 쓰여, ‘버석하다, 퍼석하다(/부스러지기 쉬울 정도로 물기가 없이 부숭부숭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娠 아이밸 신
바라진 여자, 배다
娠의 갑골문 娠의 전문
娠의 갑골문과 전문 자형은 女[①]와 辰의 합자이며, 辰의 ‘바지’가 ‘바라지다(/넓게 퍼져서 활짝 열리다)’로 쓰여, 아이를 배고 있는 상태를 나타낸 글자입니다.
또, ‘배동’과 ‘배동바지’에 의한 파생 의미, 즉 여자의 배가 불룩한[/배동] 시기[辰 ; 바지]로 ‘배다(/배 속에 아이나 새끼를 가지다)’의 뜻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姙娠(임신), 姙娠婦(임신부), 有娠(유신) 등에서 娠이 ‘배다’의 뜻입니다.
賑 구휼할 진
바라지
賑의 전문
賑의 전문 자형은 貝와 辰의 합자이며, 貝는 재산이나 재화의 뜻을 나타내고, 辰이 ‘바라지(/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온갖 일을 돌보아 주는 일)’의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賑恤(진휼 ; 흉년을 당하여 가난한 백성을 도와줌), 賑救(진구 ; 흉년을 당하여 가난한 백성을 도와줌), 賑貸(진대 ; <역사> 재난이나 흉년 든 해에 어려운 백성에게 나라의 곡식을 꾸어 주던 일), 賑牌(진패 ; 조선 시대에, 진휼을 받는 대상자임을 나타내던 나무패) 등에서 賑이 ‘바라지’의 뜻입니다.
賑에는 ‘가멸다(/재산이나 자원 따위가 넉넉하고 많다)’의 뜻도 있는데, 辰이 ‘바라지다(/≒벌어지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우리말의 관용표현에서 ‘한 상 떡 바라지게 차리다’에서 ‘가멸다, 넉넉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虛郡國倉廥 以賑貧民. 『史記』
군(郡)과 國(국)의 곡식 창고를 비우고 그것으로써 빈민을 바라지한다.
상기 문장의 賑이 ‘바라지’의 뜻입니다.
祳 제육 신
이바지 음식
祳의 전문
祳의 전문 자형은 示와 辰의 합자이며, 示는 祀(제사 사)의 축약으로 ‘제사’의 뜻을 나타냅니다. 辰이 ‘바지(/디)’에서 ‘이바지, 이바디’의 뜻을 나타냅니다. ‘바디’는 ‘바지’의 옛말이기도 합니다.
설문(說文)에는 ‘祀肉 盛之以蜃[제사 고기, 조가비에 수북하게 담는다]’이라고 설명하며, 부가하여 ‘天子所以親遺同姓[천자가 친히 동성에게 보내는 바의 것이다]’이라고도 설명하고 있으며, 脤(제육 신)[전문 자형 없음]과 동자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제사 음식을 나누는 것은 비단 고기만이 아닌 것이며, 천자(天子)만이 행하는 예도 아닙니다.
이바지 ; 힘들여 음식 같은 것을 보내 줌. 또는 그 음식.
이바지 ; [방언] ‘잔치’의 방언(강원).
이바디 ; [옛말] ‘잔치’의 옛말.
이바디다 ; [옛말] 대접하다. 봉양하다.
祭社稷. 禮曹與政府同議以爲 ‘社稷 宗廟之上 不可以喪廢脤.’ 『世宗實錄 2年 8月 1日』
사직(社稷)에 제사하였다. 예조(禮曹)와 더불어 정부(政府)가 같이 의논하기를 ‘사직은 종묘(宗廟)의 위이라 국상(國喪)으로써 신(脤)을 폐할 수가 없다.’
臣等竊念 弘立受脤出境 甘心降虜, 引賊犯國, 意在非望, 罪浮逆豫 惡甚賊潤, 實天下亂賊之甚者也. 『仁祖實錄 5年 7月 27日』
신등이 나름 생각건대, 강홍립은 신(脤)을 받고 국경에 나가서는 달가운 마음으로 오랑캐에 항복하고 적을 당겨와 나라를 범하였으니, 뜻이 비망(非望)에 있으니 죄가 역적 예(豫)보다 뜨고 악이 역적 윤(潤)보다 심하니, 실로 천하 난적 중에 심한 자이다.
상기 두 구절에서 ‘脤’이 하나의 제례 행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인조실록에서는 무장이 출병을 앞두고 행하는 예법입니다. 전문 자형에 없는 ‘脤’가 쓰인 것은 후대에 생겨난 예법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宸 대궐 신
바라지 창, 대궐
宸의 전문
宸의 전문 자형은 건축물을 나타내는 宀과 辰의 합자이며, 辰의 ‘바지’에서 ‘바라지(/방에 햇빛을 들게 하려고 벽의 위쪽에 낸 작은 창, 누각 따위의 벽 위쪽에 바라보기 좋게 뚫은 창)’로 쓰여, 바라지가 있는 집인 것에서 ‘대궐’의 뜻을 나타냅니다.
穴(구멍 혈)과 辰의 합자인 䆣(대궐 신)[전문 자형 없음] 자도 있는데, 여기서의 구멍이란 ‘창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 창이 ‘하늘’을 보는 것이라 하여, ‘임금’의 비유어로 사용된 것입니다.
宸襟(신금 ; 천자의 마음), 宸旨(신지 ; 임금의 뜻) 등에서 宸이 휘(諱)하는 의미의 비유어로서 ‘임금’의 뜻입니다.
㰮 손가락질하며웃을 신
잇바디를 끄덕이다, 이죽거리다
㰮의 전문
㰮의 전문 자형은 辰과 欠의 합자입니다. 欠의 전문 자형은 行의 좌측 부분인 彳[①]의 아래에 특별한 행동을 함을 의미하는 儿[②]이 놓여 있는데, 行은 글자의 요소로 사용되어 ‘흔들흔들, 끄덕끄덕’과 같은 어감을 나타냅니다. 儿과 더하여 ‘고개 짓’의 뜻입니다. 여기서의 辰은 ‘바지, 바디’에서 ‘잇바디’로 쓰였으며, ‘잇바디를 흔들거리다’에서 ‘이죽거리다(/자꾸 밉살스럽게 지껄이며 짓궂게 빈정거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서는 ‘指而笑也[가리키며 웃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배달말 ‘이죽거리다’에 대한 중국어식 풀이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