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로슬라브 볼프. [일과 성령]. IVP, 2019(1991, 2001).
제목 그대로 일과 성령과의 관계를 다룬 책입니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볼프 교수가 고국을 떠나 미국(예일대학교 교수)에 정착하기 전에 겪었던 유고 사태로 인해 종교와 현실, 성경의 가르침과 현실의 문제를 고민한 것이 이 책에도 반영되었어요. 전에 소개한 [배제와 포용]에서도 그러한 고민을 다루었듯이 말이죠. 단순히 이론적인 책이 아니라 실제적 문제와 방안을 다루었고, 실천적인 내용만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추적했어요.
그리스도인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일에 대해 정의하고, 종교개혁자들이 개신교에 영향을 준 소명으로서 직업을 재고하고 약점을 지적합니다. 볼프 교수가 제안하는 일에 대한 바른 이해는 성령 안에서 사는 신자로서 하나님의 재창조 사역에 참여하는 방법으로서 일입니다. 그래서 그는 성령 안에서 행한다는 것은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으로서 행하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합니다. 소위 성령의 은사는 교회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일상생활에도 반영되어야 할 은사라는 것이지요.
볼프에 따르면 (종교개혁자들의 가르침과 다르게) 천직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천성뿐만 아니라 살면서 개발한 재능 역시 성령께서 주신 은사에 속하는 것으로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일의 종류를 바꿔가며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이웃을 섬기는 상황에 반영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신자들이 고려해야 할 일입니다.
이와 아울러 볼프는 일과 여가의 관계를 균형 있게 설명합니다. 현대인에게 일 중독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실제적인 목적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쉼을 일깨우려는 것이지요.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