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무상망(長毋相忘)
장무상망(長毋相忘)
長 길 장 毋 말 무 相 서로 상 忘 잊을 망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라는 뜻입니다.
장무상망(長毋相忘)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제주도 유배 시절인 1844년에 제자 ‘우선 이상적(藕船 李尙迪)’에게 그려준 세한도(歲寒圖)에 찍혀 있는 인장입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중 가장 어려울 때 추사를 생각해 준 弟子에게 세한도를 주면서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리며 '장무상망'이라 표현했습니다.
‘장무상망’은 이처럼 스승 ‘추사 김정희’와 제자 ‘이상적’의 변치 않는 의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장입니다.
추사 김정희는 1840년 제주도(濟州道)에 유배되었습니다. 모두가 정치적 투쟁 속에서 빚어진 일들이었습니다.
고생이란 걸 모르고 살았던 김정희에게 제주도의 유배 생활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추사의 제자 ‘우선 이상적’은 그런 김정희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추사는 바다 건너 외딴 섬에 나락처럼 떨어져 있는 자신을 위해 머나먼 청나라에서 귀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 대한 고마움을, 이루 말로 못다 할 지경이었습니다.
추사의 세한도에는 ‘권세와 이익을 위해 모인 자는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성글어진다’라는 사마천(司馬遷)의 말과,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라는 공자의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세한도(歲寒圖) 조선 후기에 추사 김정희가 제자인 역관 이상적에게 답례로 그려준 그림으로, 이상적의 성품을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한 그림입니다.
추사 연구의 대가였던 ‘후지츠카 지카시(藤塚鄰)’가 일본에 가져간 것을,
근대 최고의 서예가인 ‘소전 손재형(素筌 孫在馨, 1903~1981)’이 1944년 일본에 건너가 그를 설득해 가져온 보물입니다.
그 후 후지츠카의 집은 미군 폭격에 잿더미가 되었고, 그가 소장했던 많은 추사 관련 작품도 한 줌의 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손재형 선생의 열정 덕분에 세한도는 비극적 운명을 모면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라는 뜻. 이 말은 秋史 金正喜의 마지막 歲寒圖의 印章으로 찍힌 말입니다.
'장무상망(長毋相忘)'은 추사가 먼저 쓴 것이 아니라, 2천년 전 漢나라에서 出土된 기와에서 발견된 글씨입니다.
'生者必滅'이라는 말처럼 살아있는 것은 모두 쓰러지고 결국에는 사라집니다. 그러나 추사와 그의 제자 이상적(李尙迪)과 나눈 그 애절한 마음은 이렇게 오늘 날도 살아서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제주도 流配 중의 가장 어려울 때 추사를 생각해 준 사랑하는 제자에게 추사는 세한도를 주면서 요즘 말로 가볍게 永遠不滅이라 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려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 哀切함이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것입니다.
世上을 살면서 오래토록 서로 잊지 말자. '長毋相忘'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두어 명은 있어야 인생을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솔로몬 왕(King Solomon)의 술회!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공수래 공수거 인생 (空手來 空手去 人生)이라는데,
세계 제일의 원유 생산국 석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Abdullah bin Abdulaziz Al Saud)’ 국왕
사우디 국왕이 20여 년간의 집권을 접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총리직과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손에 쥐고 이슬람 성직까지 장악한 힘의 메카였던 그도 세월 앞에 손을 들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우디는 지금도 우리나라 돈으로 3경원에 해당되는 3,000여 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묻혀 있고, 자신이 소유한 재산만 해도 18조에 이르렀지만 결국 '폐렴 하나 이기지 못한 채' 91세의 일기로 생을 접어야 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의 교리에 따르면, “사치스런 장례는 우상숭배다”라고 하여 서거 당일 남자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수도에 있는 알오드 공동묘지 (Al-Ode Cemetery)에 묻혔습니다.
시신은 관도 없이 흰 천만 둘렀으며 묘는 봉분을 하지 않고 자갈을 깔아 흔적만 남겼습니다.
비문도, 세계 지도자들의 조문도 없이 평민들 곁에 그저 평범하게 묻혔습니다. 과연 공수래 공수거의 허무한 삶의 모습을 실감케 한 장례였습니다.
일찍이 세기의 철학자요 예술가이며, 예언가이자 종교지도자였던 솔로몬 왕은 이렇게 인생을 술회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가치를 다 가져본 솔로몬도 그것을 허무하다고 탄식했다면 아마도 친구들과 나누는 찻잔 속의 따스한 향기가 더 소중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공수래 공수거... 안개 같은 삶의 터전 위에 사랑만이 남아있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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