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경태: [수필낭독] 인생의 에베레스트 ㅣ 송경태 #책읽는라디오s. 2024. 11. 8.
https://youtu.be/ppFiSsD9eyg?si=MUVR1VeeLnyCl3Zk
송경태: 인생의 에베레스트
삼성그릅 15분 스피치 강의 내용 올려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대륙을 도보로 횡단했고,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를 등정했으며, 장애인 세계최초로 극한사막마라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국가유공자(시각) 송경태 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엔지니어링이 꿈이었던 대학 3년 군대에 입대하여 복무중 수류탄 폭발로 두 눈을 모두 나라에 바쳤습니다.
늠름하고 신체 건강한 청년이 하루아침에 불구의 몸이 되어 집에 왔을 때 옆집 사시던 할머님이 혀를 끌끌 차시며 “아이고, 불쌍한 거, 평생 해주는 밥이나 먹고 방안에 갇혀 살아야 할 팔자구나”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아버님은 당신의 눈을 뽑아 아들의 건강을 되찾아 주려고 전국의 유명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한결같이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다는 의사의 사형판결문만 받아야 했습니다.
어머님은 제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지만 부엌에서 눈물로 한서린 세월을 보내셨고, 동생들은 저를 슬슬 피하고 화기애애했던 집안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습니다.
그때마다 가족에게 무거운 멍에를 지어주지 않으려고 생을 포기하려고 저수지에 빠져보기도 하고 철길에 누워 보았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여러분, 자살을 거꾸로 하면 뭐가 될까요?”, “살자 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때 KBS제1 라디오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대학을 다닌다는 사연을 접하고 재활을 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변하자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내 마음의 한계를 두지 말자’
왜 나는 환경이 열악할까?
왜 나는 재능이 없을까?
왜 나는 하는 일마다 안 풀릴까?
왜 나는 밀어 주는 사람이 없을까?
왜 나는 미래가 안 보일까?
‘왜 나는 환경이 열악할까?’
시각장애인이 되고 나서 세 가지 소원을 기필코 이루고야 말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과연 나는 결혼할 수 있을까.
어느 처녀가 앞 못 보는 나에게 시집을 올까? 걱정했지만,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는 순간 ‘은쟁반 위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에 반해’ 사랑을 느껴 목소리 고운 여인에게 저돌적인 프러포즈를 했고,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 떡두꺼비 같은 아들도 둘이나 낳아, 큰아들은 공군장교로 막내아들은 육군장교로 보냈습니다.
과연 나는 대학을 다닐 수 있을까.
비록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입학하긴 했지만 모두 무사히 졸업했고,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도 취득했습니다.
과연 나는 컴퓨터를 다룰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컴퓨터를 다루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했습니다.
제가 개발한 국내 최초 ‘음성 인터넷도서관’은 ‘대한민국 신지식인 인증, 대통령 표창장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 세 가지 소원을 성취하는 데 28년이라는 긴 세월을 나에게 요구했던 것입니다.
‘왜 나는 재능이 없을까?’
사막 마라톤에 도전 하기 위해서 운동장 한 바퀴를 시작으로 8년 만에 사하라 사막마라톤대회 250킬로를 완주에 이어 중국 고비 사막, 남미 아타카마 사막, 남극 마라톤대회를 모두 완주하여 장애인 세계최초로 그랜드 슬래머가 되었습니다.
‘왜 나는 미래가 안 보일까?’
시각장애인으로 첨단정보화 시대에 적응하기에 너무 벅찼습니다.
그래도 시대 흐름에 뒷처지지 않으려고 한 것은 일주일에 책 한 권씩 읽고 희망독서카드 작성하기 였습니다.
책은 나의 무궁무진한 지혜의 창고요 희망의 텃밭이었습니다.
벌써 23년째 희망을 캐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 시즌2를 선언합니다.
첫째, 두 발로 지구상의 3극지점(남극, 북극, 에베레스트)을 밟아보는 꿈입니다.
현재 북극만 남겨 두고 있습니다
둘째, 3대가 사하라 사막 마라톤대회 250킬로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세계최초로 2대(아버지 아들) 사막 마라톤대회 250킬로 완주 기록을 우리 부자가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14세(중1)인 손자가 전교생 마라톤대회에서 우승(사막마라톤대회 참가자격은 만20세 이상)
셋째, 외로움 공헌재단 설립 입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주변에 외로움을 호소하시는 어르신이 많이 계십니다.
이들과 함께 웃고 보듬어주는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겠습니다.
지난 28년 동안 나는 그 소원을 달성하기 위해 피와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가.
때로는 포기와 절망 속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인생은 가능성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굳은 신념 하나로 이를 앙다물고 달려왔습니다.
이 세 가지 소원을 달성하는 동안 내 몸 하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우산이 되기 보다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큰우산이 되어보자는 신념으로 ‘미국대륙 도보횡단’을 완주하였고, 장애인 세계최초로 극한사막마라톤 그랜드 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였으며,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와 해발 6,197미터 아일랜드 피크를 등정하였으며, 에베레스트 최고봉에 도전하던 중 해발 6,100미터에서 네팔 대지진을 만나 구사일생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에베레스트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