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己亥歲
澤 國 江 山 入 戰 圖 (택국강산입전도) 물이 많은 지역들도 전란으로 황폐하니
生 民 何 計 樂 樵 蘇 (생민하계낙초소) 사람들 어찌 나무하며 풀베고 살아갈까
憑 君 莫 話 封 侯 事 (빙군막하봉후사) 바라노니 공을 세워 출세한다 하지 말게
一 將 功 成 萬 骨 枯 (일장공성만골고) 장수가 공을 세우면 수많은 목숨 잃나니
<어 휘>
* 己亥歲 : 기해년으로 여기서는 唐나라 희종僖宗 시의 AD 879년임
* 澤 國 : 澤地가 많은 지역, 水鄕
* 戰 圖 : 전쟁 중인 지역
* 樵 蘇 : 나무하기와 풀베기로 최저 한도의 생활을 의미
* 憑 君 : 그대에게 바란다.
* 萬 枯 : 수많은 병졸의 목숨
<지은 이>
조 송(曹松, 830? ~ 901), 字는 몽징夢徵으로 위의 시는 지위에 연연하는 지배 계층의 허욕虛慾을
질타한 시이다. 이 시의 제목인 기해년에는 중원에서 봉기한 '황소黃巢의 난'이 한창 기세를 떨치던
시절이었다. 이 황소의 난은 황하 이북 지역은 물론, 광동 지역에 이르기 까지 전란의 범위가 매우
넓었다. 이러한 전란기에 수많은 군사들과 백성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면서 출세해 보려는 이들의
헛된 야욕을 비판하고 있다.
시인은 남루한 옷차림으로 당나귀를 타고 다니며 기울어 가는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시를 읊은
것으로 유명하고, 줄곧 과거에 실패하였으나 끝내 71세의 늦은 나이로 진사에 급제했다는 비범한
기록을 남긴 분이기도 하다. 이 시의 운자는 圖蘇枯로 모두 '虞 운목'에 해당하는 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