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감기에 대한 대응책
그러나 열이 너무 높아지면 그 자체로 새로운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또 열과 함께 동반되는 통증도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그래서 무턱대고 참기보다는 체온이 몇 도인가를 측정하여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렇게 적절한 대응을 할 때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우리 몸의 발열단계는 3단계로 나눈다. 보통 37도 이상 38도 미만을 미열, 38도를 넘으면 중등열, 39도 이상을 고열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른 감기 증상이 없으면서 체온이 미열이나 중등열일 때(몸이 약간 찌뿌드드한 상태)는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같은 해열 진통제를 사용하고 안정하면 어느 정도 회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고열일 때는 그 자체로도 매우 위험하다. 그리고 고열은 어른보다 생후 1년 이내의 어린이에게서 특히 자주 발생된다. 생후 1년 이내의 어린이는 살이 포동포동하여 보기에도 매우 부드러운데, 이는 피하지방의 지방질 비율이 매우 높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 이다. 이렇게 피하에 지방이 많은 이유는 어린이의 왕성한 발육을 위해(어린이는 생후 1년 동안 체중은 200%, 신장은 50% 가량 증가한다) 체표면을 통한 열의 발산을 막아 섭취한 열량이 낭비 없이 사용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즉 이 시기의 어린이는 외투를 한 겹 입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체표면이 지방에 의해 감싸져 있기 때문에 약간의 발열 물질에 의해서도 고열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될 때 부모들이 당황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어린이가 있는 집에는 항상 해열제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요즘에는 항문에 넣어 주는 좌약 형태의 해열제(상품명:써스펜 좌약)나 시럽 (상품명:부루펜 시럽), 그리고 맛있는 과자 같은 해열 진통제(상품명: 아이잘 츄정)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고열이 날 때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먹여야 하며, 폐렴 등 급성 감염증의 염려가 있으므로 병원으로 빨리 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열 진통 효과가 있는 약은 감기균에 의하여 발열 물질, 통증 물질, 혈액응고 물질(프로스타그란딘)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주기능이다. 따라서 발열을 진정시키는 대증요법으로 해열 진통제를 사용하지만, 어떤 해열제를 사용하더라도 병원균이 너무 독해서 발열 물질이 만들어지는 효소 반응이 보다 강하게 일어난다면, 기대한 만큼의 해열 효과를 얻기 힘들다.
그러나 열이 너무 많이 올라가면 병을 이겨 나갈 기력을 잃게 되는 일도 있고 고열 그 자체도 매우 위험하므로 해열 진통제는 사용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발열 반응이란 병원균과 싸우는 몸의 중요한 반응이니까 그를 완전히 억제할 정도의 약은 우리 몸에 부작용을 남긴다. 따라서 그다지 강력하지 않은, 또는 적당히 반응할 수 있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미열 정도에서는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열 진통제라고 하면 아스피린으로 통해 왔는데, 최근에는 이 약이 어린이에게 '라이증후군'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것들을 각각 한 종류씩 쓰는 것이 아니고, 서로의 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해(상승 작용) 두 종류를 동시에 배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라이증후군은 감기나 수두 등의 치료에 아스피린 등을 사용했을 때, 뇌압이 높아지고 간 장애가 일어나서 갑자기 구토와 혼수상태에 빠져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하는 증후군으로 어린아이에게만 일어난다.
도서명: 약이 되는 약 이야기
저자명: 이미영
출판사명: 새길
출판년도: 1993
출판사 전화: 02-706-7132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