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말고 보여줘라
작문법을 공부할수록 일맥상통한 면을 발견한다. ( 선생님은 '시는 구성된 연출'이라고 매번 강조한다.) 묘사의 힘 저자 샌드라 거스는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차이를 설명하며, 보여주기는 일종의 '극적 각색'임을 밝힌다. 즉, '보여주기'는 작가가 만들어낸 시공간과 상황에 독자가 같이 호흡하게 함으로써 현장감과 몰입감을 더하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연출: 1. 연극이나 방송극 따위에서, 각본을 바탕으로 배우의 연기, 무대 장치, 의상, 조명, 분장 따위의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지도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일
2.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만들어 냄
각색: 1. 서사시나 소설 따위의 문학 작품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고쳐 쓰는 일 2. 흥미나 강 한 인상을 주기 위하여 실제로 없었던 것을보 태어 사실인 것처럼 꾸밈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말하기'로는 독자의 마음에 어떤 심상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보여주기'는 독자가 이야기 속 세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독자를 이야기에 몰입시키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들이 주인공과 소설 속 사건을 함께 경험해나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여주기' 기술을 자유자재 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20~21p)
작가가 '말하는' 부분을 찾는 법
1. 결론 제시
2. 추상적 표현
3.요약: 설명
4. 인물 배경: 현재 순간이 아닌 과거 사건 보고식
5.부사: 부사+힘이 약한 동사 -힘이 강한 동사
말하기: 티나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갔다
보여주기: 티나는 거리를 어슬렁거렸다
6. 형용사: 특히 추상적 형태 (예) 흥미로운, 아름다운 말하기: 나는 두려운 마음이었다
보여주기: 맙소사, 맙소사, 맙소사.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다리가 후들거렸다
7. 서술격 조사나 수동적인 동사 ~이다, ~였다 / 느꼈다, 듯했다, 보였다
말하기: 티나는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보였다'
보여주기: 티나의 아랫입술이 떨리기 시작했다.
8.감정을 표현하는 단어 :형용사(아연하다, 분하다...), 명사(놀라움, 혼란...)
* 가끔 감정 언어를 문장의 주어로 삼고 힘이 강한 동사와 짝지어주면 효과를 발휘한다 (32p) (예) 공포심이 마치 야생 동물처럼 그를 할퀴었다
9. 상태를 인지하는 동사 : 인물이 무엇을 인지하거나 생각하는 행위를 표현하는 동사 (예) 보았다, 냄새를 맡았다, 들었다, 느꼈다, 지켜보 았다, 알아차렸다, 깨달았다, 생각했다, 알았다..
말하기: 티나는 베티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를 들었다 보여주기: 베티는 숨을 들이켰다
말해주는' 글을 '보여주는' 글로 고치는 법
1. 오감 활용: 시각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 사로잡기
2. 힘이 강하고 역동적인 동사 (예) 걸었다 - 거닐었다, 어슬렁거렸다, 터벅거렸다
3. 구체적인 명사 (예) 아침 식사를 한다 -베이컨, 달걀 먹는 모습 (예) 개를 키운다 ->침 흘리고 있는 그레이트데인 모습
4. 인물의 행동을 작게 쪼개라
5.비유
직유: 두 사물을 나란히 놓고 표현 (예) ~같은, ~처럼 은유: 두 사물을 직접 연결하여 표현 (예) 그의 눈은 바다 다
6. 실시간으로 활동을 보여주라 : 대과거 시제(그는 갔었었다)를 사용한다면 실시간 x
7. 대화
8.내적 독백
9. 인물의 행동과 반응에 초점을 맞추라 :행동은 말보다 더 크게 말한다
묘사를 다루는 법
배경 묘사, 인물 묘사, 감정 묘사
배경 묘사
• 장황하고 길게 묘사를 늘어놓지 마라
• 정적인 묘사 보다 동적인 묘사가 가장 뛰어나다
• 힘이 강하고 능동적인 동사를 사용
• 모호한 명사 대신 구체적인 명사를
• 의견을 나타내는 형용사 대신 묘사적인 형용사를
• 오감을 모두 활용
• 시점 인물의 배경과 성격, 상황을 고려하여 그 인물이 알아챌 수 있을 만한 것들만 묘사
• 배경에 대해 사실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이 그 배경을 어떻게 느끼는지 '보여주라
• 상투적인 표현에 주의 (예) 토마토처럼 빨간 • 대화 또한 배경을 묘사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인물 묘사
• 길게 늘어지는 묘사 단락을 통해 인물의 모습을 한꺼번 에 보여주지 마라
• 인물 외모의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독자가 전부 알 필요 없다
• 가장 뛰어난 묘사는 인물의 외모와 함께 성격까지 드러 낸다
• 시점 인물이 사용할 법한 비유적인 표현을 이용하여 다른 인물을 묘사한다면 한 번에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 정적인 동사 대신 힘이 강하고 동적인 동사 사용
• 외모를 묘사하는 세부 사항들을 길게 열거하는 일을 피 하라
• 대화를 활용하라
감정 묘사
•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을 피하라 : 원고 퇴고 시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감정 언어 목록을 참고하여 명사, 형용사, 부사 활용형을 모두 찾아 수정
말하지 않고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8가지 방법
1.신체적 반응
말하기: 그는 화가 났다
보여주기: 그의 관자놀이에 혈관이 솟아올랐다
2.몸짓언어와 행동
말하기: 베티는 행복해했다
보여주기: 베티는 마치 전 세계를 껴안기라도 하려는 듯 양팔을 펼치더니 빙글빙글 돌았다
3.얼굴 표정
말하기: 그는 기분이 유쾌했다
보여주기: 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참고도서: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r인간의 130 가지 감정 표현법.
4.대화
말하기: 나는 존에게 몹시 화가 났다
보여주기: 나는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젠장, 존!"
5. 내적 독백(생각)
말하기: 그는 혼란스러웠다
보여주기: ( 간접적 내적 독백)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 고 있던 것일까?
6. 배경 묘사
말하기: 폭우가 내렸다
보여주기: (쾌활한 기분 전달) 빗방울이 마치 춤을 추듯 유리창을 두드렸다
보여주기: (비관적 기분 전달) 빗방울이 마치 채찍처럼 유 리창을 후려쳤다
7.오감
말하기: 내 뒤를 쫓는 정체불명의 사람이 두려운 나머지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보여주기: 등 뒤에서 뚜벅거리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고약 한 맥주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8.비유
말하기: 그는 공격적인 눈빛으로 남자를 쏘아보았다 보여주기: 그는 마치 상대를 가늠하는 권투 선수 같은 눈 빛으로 남자를 쏘아보았다
말하기'가 더 나은 경우
1. 중요하지 않은 세부 사항
2. 장면 전환
3. 되풀이하여 등장하는 정보
4. 반복적인 사건
5. 속도 조절
6. 장면의 맥락을 설명
7. 서스펜스 조성
8.초고
"어쩌면 작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조언은 '말하 지 말고 보여주라'가 아니라 '보여주고 말해주라'일 것이 다. 뛰어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가 모두 필 요하며 작가들은 자신의 집필 도구함에 '보여주기' 기술 과 '말하기'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여기에서 의 요령은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며 언제 '보여주 는'것이 좋고(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언제 '말하는' 것 이 더 좋은지 판단하는 것이다
인물의 행동과 감정을 보여줌으로써 장면에 생동감을 부 여하는 한편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요약하고 시간을 압축하는 '말하기'를 통해 이런 극적인 장면의 기반을 마 련하라.(129~130p)"
간단히 정리하자면
퇴고 시 세 가지 선택지
. 보여줄 곳: 중요한 정보라면 '보여주라'. 인물의 감정에 대한 정보는 '보여주는' 것이 정답이다
. 말해줄 곳: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필요한 정보 일 경우 '말해주라'
예를 들어 독자는 2주가 지났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없지만 2주 동 안의 모든 순간을 지켜볼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통해 시간을 전환하라
. 뺄 곳: 플롯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면 아예 생 략해버릴 수 있는지 검토하라
작가가 권하는 연습
최근 5년 안에 출간된 가장 좋아하는 소설 한 권과 빨간 색, 파란색 형광펜을 준비, 시작과 절정 장면에 아래처럼 표시
파란색 형광펜 - '보여주기' 부분 표시 빨간색 형광펜 - '말하는' 부분 표시
두 비율 비교. 절정 장면에서는 시작 장면보다 '말하는' 부분의 비중이 적어야만 함. 절정 장면은 주인공이 갈등을 극복하는 모습, 중대한 깨달음을 얻는 모습, 변화하는 순 간의 모습 등을 '보여주어야' 하는 장면이기 때문 (134p)
이 작은 책은 마치 소설 쓰기의 은밀한 기술을 가르쳐주 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마지막에 도착한 곳은 역시나 소설 쓰기의 태도다. 작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쓰기가 아닌, 독자와 함께 경험하고 감각하는 글쓰기, 주장을 밀고 나가는 글쓰기가 아닌,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 는 글쓰기. 그래서 쓰는 자와 읽는 자 모두 감응할 수 있는 글쓰기의 맨투맨 프로그램.
이제 우리는 이 책을 옆에 두고 미뤄두었던 소설 쓰기를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두려운 건 없다. 다 쏟아낸 뒤고치면 된다. 그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두 번째 가르침이다.
이기호 소설가 추천사 중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글쓰기책, r묘사의 힘. 소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시에도 충분히 적용되는 내용이라 길어도 정리해 봤다. 시작( )을 시작(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워야 할 게 산더미 같다. 그럼에도 병풍처럼 이미지를 그려나가는 상상을 하며 시를 썼을 때 호응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역시나 내가 인식한 것을 그저 '말하기'보다 내가 구성한 시공간에서 '보여주는' 것이 낫다는 결론
'두려운 건 없다. 다 쏟아낸 뒤 고치면 된다.
이기호 소설가의 추천사처럼 우선 쓰고, 샌드라 거스가 알려준 방법대로 퇴고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