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천사와 수호령들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에 있다.
제 20 장
지구 중심부에서 온 존재
거의 매일 저녁 , 나는 촛불을 켜놓고 침대 위에 앉아 저녁 명상에 들어갔다.
레프리콘과 오툴 부인의 방문이 없는 밤일 때면 오두막에 깊은 침묵이 내려 앉았다.
거실 천장에는 조명이 하나 밖에 없어서 책을 읽기가 힘든 데다
성경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읽을 책도 없었다.
그래서 보통 오후 9 시 30 분에서 10 시 쯤에는 명상을 하기 위해 침대로 향했다.
나는 방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 이불 밑에 넣어두었다.
이렇게 하면 발과 엉덩이가 닿는 곳이 금세 따뜻하게 데워지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 옷을 벗어 잠옷 가운을 입고
그 위에 또 울 스웨터를 입었다.
그리고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침대 옆 탁자 위에는 작은 등이 있었고 ,
그 옆에는 견진 성사를 받을 때 부모님이 주셨던 성경이 있었다.
거기에는 십계명을 들고 시나이 산 정상에 서 있는 모세 ,
나오미를 돌보는 룻 ,
어부들을 위해 파도를 잠재우는 예수의 모습을 그린 컬러 삽화가 들어가 있었다.
나의 저녁 의례는 복음서 몇 장을 읽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다음에는 부정적인 사념체를 없애는 시각화를 하거나 ,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촛불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 보통의 순서였다.
밴쿠버의 집과 이전에 하던 일에 관한 생각들이 중간 중간 이를 방해하기도 했지만 ,
대체로는 나의 영성을 발전시키는 시간으로 썼다.
성경 읽기를 마치고 초에 불을 붙이는 순간 ,
방 한쪽 구석에서 나를 쳐다보는 한 존재가 느껴졌다.
내 친구 레프리콘도 아니었고 , 그 동안 만났던 다른 엘리멘탈도 아니었다.
사실 , 엘리멘탈인지 아닌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한밤 중에 튀어나오는 존재들 ,
이번 여름에 맞서 싸워야 하는 사악한 존재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나는 혹시 모를 대치 상황을 준비하며 ,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의 실체를 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 그가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밝히기를 기다렸다.
그는 고루해 보이는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특별히 크지 않은 키에 마른 체격인 그는 편안한 자세로 다리를 꼬고 앉아 ,
무릎 위로 새하얀 두 손을 포개어 올려 놓았다.
그런데 그의 머리가 좀 기이했다.
일반적인 머리 보다 큰 그의 머리는 둥글고 머리카락이 없었다.
눈도 아주 작았는데 ,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 였다.
하지만 그가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는 한 치의 의심도 들지 않았다.
그는 위협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 겨우 내 가슴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이런 나의 상태를 감지한 그가 입을 열었다.
" 당신에게 해를 끼칠 의도는 없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가르쳐줄게 많기 때문에 여기 왔어요.
그러니 이제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으세요.
밖으로 나갈 거니까요. "
" 잠깐만요. " 내가 말했다.
그때 시각은 밤 11시 30 분 이었고 나는 피곤한 상태였다.
" 내일 하면 안 될까요 ?
그리고 당신은 누구신가요 ? "
"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그가 귀에 익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내일까지 기다리는 것은 애석하게도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작업은 반드시 밤중에 이루어져야 하거든요. "
따스한 침대를 떠나 이 낯선 존재와 차갑고 어두운 길을 걸어야 한다니 ,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망설였다.
" 이름을 말하고 싶지 않다면 , 적어도 어디서 왔는지는 말해주세요. "
그는 무릎에 올려둔 두 손을 풀어 , 긴 손가락으로 나를 지목하며 말했다.
" 당분간 불신하는 마음은 내려 놓아야 합니다.
어차피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믿기 어려울 테니까요. "
지나친 요구사항이었다.
나는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기 위해 비판적 자세를 유지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에게 이러한 내 생각을 투사했다.
" 비판적 자세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
그가 대답했다.
" 배움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능하고 , 가능하지 않은지에 대한 믿음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
나는 본래의 질문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다시 한 번 물었다.
" 당신은 누구신가요 ? '
그는 아주 작은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침착하게 말했다.
" 나는 지구의 중심부에서 온 존재입니다. "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자신의 말이 받아들여지기를 기다린 뒤 ,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 우리는 이 지구 행성에서 살아온 오래된 종족입니다.
인류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죠.
우리는 인간이 사는 차원에서 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과 거의 접촉하지 않지만 ,
이 행성에서 벌어지는 모든 변화를 자각하고는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 법칙에 따라 지구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재건하도록 도울 인간들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현재 당신이 하는 일이자 , 내가 여기 있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