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스스로 아직은 노 부부가 듣기도 인정하기도 싫은 나이인데
나도 남들이 칠십을 넘으면 어르신 내지는 노인들이라 하니 어쩔수 없지
병원을 거의 출근 하다 시피 물리치료와 내복 약으로 살다 싶이 하는 요즘
그 연세에 안 아파도 이상하다면서 이젠 아주 노인 취급을 ㅎㅎㅎ
가끔은 돌아가신 친정 엄마 연세, 아버지 연세를 되돌아 보면서
부모를 닮는 유전적인 수명을 가끔은 생각해 본다
아직은 젊어서 소주 3병의 건강을 자랑하는 구룡동 영감도
여름 농사일 때문인지 자연 현상인지 체중도 현저 하게 줄고
어깨도 키도 때로는 목소리 까지도 작아진 모습이
평생을 같이한 사람으로 가슴이 찡하게 아파 올때가 가끔 느낀다
이제 부터는 김장을 심는계절 ...
무배추룰 심는 시기인데 배추야 모종을 사다 심으면 되지만
밭을 삽으로 파서 고랑을 만드는 일이 무척 힘든 일이다
생각 같아서 잘된 배추 50폭쯤 사다가 김장을 하면 되겠지마는
굳이 텃밭을 두고 왜 사오느냐 밭갈이를 손수 삽으로 판다고 큰 소리를 친다
어머님 돌아가시면서 올해로 네번째 해를 맞은 농사일
나이 칠십부터 비로소 가정으로 가장다운 삶이 시작된것 같다
젊은날에도 중년에도 구룡동 오기전 까지만 해도
가정과는 먼 사회속에서 구름만 쫏던 인생이
비로소 가정으로 돌아 온것 같다
농사일도 노후에 진솔하게 지어 보는 요즘이다
어머님 돌아가시면 파 한뿌리도 제데로 못 심어 먹을줄 알았는데
올 농사가 정말 보람과 즐거움과 풍요로 감사가 넘친다
오이를 잘못 사서 심은것이 모두가 노각 오이였지만
그런데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뒤늦게 남의 땅에 심은 옥수수 역시 너무도 뜻밖의 수확으로 골고루 나누어 먹었다
올해 아니 작년에도 고추 농사가 처음 잘돼서 고추가루로 두말 반을 빻아 왔는데
올해도 역시 고추가 너무 잘되었다
마을 고추 건조기가 있어서 제때에 잘 건조 시킨 탓도 있지만
매콤 하면서도 달작지근한 냄새가 고추 말린 자루에서 나오면 절로 흐믓하다
고추 농사도 두번째 보람이 큰것 같다
며칠전 밖에 다년온 영감이 천하허제일 태산이 할아버지께서
논 농사가 현재로서는 너무 잘 되었다고 칭찬을하셨다고
듣고 와서는 싱글 벙글 무척이나 흐믓해 하는 것이다
최근 어머님 돌아 가신 이후 고삐 풀린 망아지 처럼
바다로 강으로 산으로 카메라 들고 집안일 내몰라 하던 내가
어쩌다가 한번씩 밭에 나가 보고는잡 풀이많다는둥
고추를 제때에 묶어주지를 않었다는둥
토마토 순을 잘 따 주지를 않었다는둥
한마디씩 하면 자기 노력이 얼마나 힌든일이지 칭찬은 아니 하고 잔소리를 한다고
오가면서 닭싸움 하듯 싸우기도 한다
오늘은 세번째 고추를 따다가 잘 다듬어서 건조실에 넣고 왔다
정말 기분이 좋다
어머님 방에 어머님 사진을 볼때 마다 "어머님 우리 열심이 잘 살고 있어요 농사도 잘 짓고요 "
어머님 살아 게실때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칭찬 ....
왜 그리 칭찬이 인색 하신지 그만큼 우리가 모자라서인지 ....
특히나 아들 칭찬 하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었던 같다
뜬구름 잡는일로 가족 고생 시킨다고 무척 걱정 하시던 어머니
비로서 아낌 없는 칭찬을 요즘은 했다
" 여보 올해는 오이 옥수수 고추 벼 농사가 그런데로 우수작인걸 축하합니다
날일기만 잘하면 추석을 지나 곧 벼를 베이겠지
수고 많이 하셨어요
첫날 옥수를 따서 옥수수 껍질로 묶어 들고 들어온 옥수수
아니 어떻게 그렇게 묶어 들고 들어 오는거예요 일상으로 찰각 ㅋㅋㅋ
어머나 영글었네 너무 열글면 오히려 덜 맛있다고
시집간 딸네 집에도 택배로 보내고 ㅎㅎㅎ
아들네로 형제로 친구들도 생각나는 몇집을 나누어 주었다
오늘 세번째 따온 고추
정말 예쁘고 색고운
향기 마져 좋은 울 영감표 고추
아구구 사진 찍어 놔야지 ㅋㅋㅋ
첫댓글 무슨일이든 닥치면 다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 올해 회장님네 고추 농사도 풍년이고 옥수수도 맛 봤지만 그만하면 합격이고 벼농사까지
대풍을 이루면 더 바랄것이 없겠어요 . 두분 건강하시고 아옹다옹 하면서 행복하게 자 ~ 알 사시기 바랍니다 . 그래야 더욱 정이 들지
않겠어요 ? ( 농담 ) 옥수수와 고추가 너무 탐스럽습니다 .
시골 살이 -- 제대로다. 텃 밭에 배추농사 도마도랑 상추꺼정 --- 옥수꾸 따서 묶어걸고 -- 고추 따서 널어 놓고.... 앞 논에 벼 나무 심어서 쌀 가마깨나 하겟구만 ... 그 재미 쏠쏠 해서 얼마나 좋을까 ?
시골 재미 부지런한 곽 선생님 애쓰시는데 새참인들 아까울까 ? 맛난 음식 많이 해드려 백년장수 하시게 ! 이랑아 ! 아프지 마라 . 좋은 세상 만나서 오래 오래 같이살자. 너 아프단 말들으면 나 속상하드라 .
싱싱스런 고추랑 옥수수 바라보고 힘내 !
비바람 된서리 지나간 자욱마다 마음아파도 알알이 맺힌 고운진주알 아롱아롱 더욱 빛나네.
예전 어느때 갑자기 제남편께 바치고싶었던 노래지요...
오늘처럼 억수같이 비가 쏟아진후 먼산에 말끔히피어오르는 뭉게구름을 가슴저리며 당당히 응시하는
회장님의 모습입니다. 서늘한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릿결도 쓸어올리시면서지요.
깊고 넓으신 마음쓰심은 끝없이흐르는 내 마음의 강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