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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6년 9월 14일 (수)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이교마을 - 부암산 - 수리봉 - 느리재 - 암수바위 - 감암산 - 828고지 - 천황재 - 비단덤 - 모산재 - 영암사지
o 산행거리: 11.5km
o 소요시간: 7시간 55분 (쉬엄쉬엄)
o 지역: 경남 산청, 합천
o 일행: 동생
▼ 등산지도
추석을 맞아 고향 방문 길에 동생과 함께 고향 뒷산을 찾았다. 오늘 산행지 부암산과 감암산의 인근 황매산의 유명세에 밀려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근래 모산재와 함께 암릉산행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산행은 이교마을에서 출발하여 부암산과 감암산을 거쳐 모산재로 하산할 계획이다. 이교마을 뒷편 부암사 가는길 공터에 차를 주차해두고 산행을 시작한다.
▼ 이교마을 뒷편 (들머리)
시멘트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왼쪽에작은 암자모습의 부암사가 자리잡고 있다.
▼ 부암사
부암사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길의 등로가 시작된다. 등로에도 벌초(?)를 한 모습이다. 시원한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 부암산 방향 등산로
산길을 따라 약 1km를 올라가면 좌측으로 암벽 아래에 석굴이 있다. 암굴의 앞쪽에 있는 텐트에는 '수행중' 이라는 팻말이 붙어있고, 암굴 안쪽에는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샘이 있는데 물맛이 시원하다. 수행 중인 도인은 이곳에서 무엇을 깨우치고 있는 것일까?
▼ 부암사 석굴 (이교마을에서 1.1km)
석굴 오른쪽 등로에 '절터'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는데 과거 이곳에 부암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절터를 지나면 왼쪽으로 주름진 커텐모양의 바위병풍이 앞을 가로 막는다. 바위에는 '미륵바위'라고 적혀있고, 바위아래 표지판에는 '솔바위'라는 글자가 지워진채 남아있다. 위를 올려다 보니 높이가 상당한 암봉이다.
▼ 미륵바위 (솔바위)
▼ 갈림길
갈림길을 지나 소나무 숲길 언덕에 올라서면 바로 부암산 정상이다.
▼ 부암산 (이교마을에서 약 2.3km)
부암산에서 황매산 방향을 바라보니 바로 건너편에 있는 수리봉이 눈앞을 가리고, 그 뒤로 크고 작은 슬랩과 바위를 품고 있는 감암산이 수려하다. 감암산 우측 뒤로는 구름을 쓴 황매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 부암산에서 바라본 수리봉(앞), 감암산(좌측), 황매산(감안산 우측 맨뒤)
부암산과 수리봉 사이에는 큰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다. 배넘이재라고 하는데, 아주 옛날 이곳으로 배가 넘어 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하산후 차를 픽업하기 위해 택시를 탔더니 택시기사분이 이곳 어디쯤에 배넘이재의 흔적으로 쇠말뚝이 남아있다고 전해준다. 믿거나 말거나... 우리나라 여러 산에 이와 비슷한 '재' 또는 '바위(봉)'이 있다. 언제 얼마나 큰 홍수가 있었을까?
▼ 배넘이재
부암산에서 깊은 계곡(배넘이재)을 건너 암릉에 걸쳐 있는 철계단을 타고 수리봉으로 오른다. 뒤돌아본 부암산은 깍아지른 절벽이다.
▼ 수리봉 방향 등산로
▼ 뒤돌아본 부암산
▼ 돌받침 바위 (?)
수리봉 정상부에 올라서니 동서남북의 조망이 시원하다. 구름낀 날씨라 원거리 시정이 좋지 못해 아쉽다. 정상석은 보이지 않는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모산재(좌측 중중), 허굴산(우측), 악견산(중간 뒤)
▼ 수리봉에서 바라본 감안산과 상법마을(좌)
수리봉을 지나 등산로는 느리재를 향해 꼬리를 내린다. 소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는데, 바위산과 소나무, 괜찮은 궁합이다..... 부암산과 수리산을 포함하여 감암산, 비단덤 등은 암봉인데 비하여 봉우리 사이의 길은 업다운이 있지만 순한 편이다.
▼ 느리재 방향 등산로
▼ 느리재 부근 (?)
느리재에서 등산로는 다시 오르막으로 반전되고, 얼마 안가서 '바람흔적 미술관' 갈림길을 만난다. 갈림길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707봉이다. 707봉은 평평한 언덕이라 사방의 조망이 좋은 곳이다.
▼ 바람흔적 미술관 갈림길
▼ 707봉 방향 등산로
707봉 주변에서 감암산을 바라보니 삼형제봉의 모습이다. 감암산 정상은 맨뒤쪽(우측)이다.
▼ 707봉에서 바라본 감암산 (정상은 세번째)
▼ 707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펌)
707봉을 지나면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길을 가로 막는다. 암수바위인데, 주변은 마사토 길이라 미끄럽다. 몇몇 산객들은 암수바위를 '엉덩이 바위'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 암수바위
암수바위를 지나면 등산로는 감암산을 향해 고개를 치켜 든다. 감암산1봉에서 내려다 보니 멀리 수리봉과 부암산의 골격이 힘차다. 발아래로는 암수바위가 눈에 튄다.....
▼ 감암산1봉에서 뒤돌아본 수리봉과 부암산 (사진 아래는 암수바위)
▼ 707봉(우)과 누룩덤 암릉(좌) 모습
감암산2봉까지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으며, 나무계단 주변에는 촛대바위를 포함하여 다양한 모습의 기암괴석이 많다. 감암산2봉에 오르면 부암산 방향의 조망이 트인 전망대가 있다. 아래는 절벽이다.
▼ 감암산2봉 방향 등산로
▼ 촛대바위 (누구는 송곳바위라고도 함)
▼ 감암산2봉 전망대
감암산2봉을 지나면 곧바로 감암산 정상이다. 감암산 정상에서도 황매산 방향의 조망이 시원하다. 맨앞에는 병풍을 두른듯 용덤이 물결을 일으키고, 그 뒤로는 828봉(비단덤)과 전덤이, 또 그 뒤에는 황매산이 첩첩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용덤 왼쪽 아래의 산자락에 부드럽게 자리잡고 있는 상법마을이 평온하다. 감암산 정상부에는 평상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 감암산 정상 (부암산에서 2.5km)
▼ 감암산에서 바라본 용덤(중간 앞), 전덤(중간)과 황매산(중간 우측 뒤)
감암산을 지나면 상법갈림과 828고지를 차례로 만난다. 약간의 업다운이 있다. 우측 아래로 보이는 누룩덤은 모습이 특이하다.
▼ 상법갈림길
▼ 동쪽으로 내려다본 누룩덤
▼ 뒤돌아본 감암산(우측 앞)과 수리봉, 부암산
▼ 828고지 (감암산에서 0.5km)
828고지를 지나 등산로는 천황재로 내려서고, 천황재에서 비단덤을 향해 다시 솟구친다.
▼ 천황재 (828고지에서 0.5km)
▼ 비단덤 방향 등산로
비단덤은 곶추선 암봉이다. 등산지도에는 표시가 없다. 좌우가 절벽인 암릉 중간으로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나무계단이 있지만 암봉 정상부에서는 절벽의 공포가 느껴진다. 나무계단은 근래에 설치되었으며, 이전에는 밧줄을 잡았던 모양이다.
▼ 비단덤(천황재에서 0.7km)
▼ 비단덤에서 바라본 감암산과 부암산 방향
▼ 비단덤에서 바라본 모산재(좌측)와 누룩덤 능선(우측)
비단덤을 지나면 곧바로 885봉이다. 885봉에서는 천왕봉 방향의 전망포인트가 있다. 멀리 천황봉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이고, 그 앞쪽 왼편에는 웅석봉이, 우측에는 필봉산과 왕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사진상으로는 천왕봉이 보이지 않는다...
▼ 885봉에서 바라본 웅석봉(중간 뒤), 필봉산과 왕산 (중간 우측)
정면으로는 황매산의 철쭉평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동쪽에는 모산재와 허굴산이, 서북쪽으로는 전덤이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 885봉에서 바라본 모산재와 허굴산(좌측 뒤)
▼ 885봉에서 바라본 전덤(전디봉)
885봉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철쭉평원이 펼쳐진다. 봄에는 철쭉이, 지금은 억새가 가을을 만들고 있다. 가을에 만나는 황매산 그리고 억새,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상당히 자연스런 모습이다.
▼ 초소전망대(능선 중간) 방향 등산로
▼ 황매산 철쭉군락지에서 바라본 모산재 방향
▼ 갈림길 (비단덤에서 0.4km)
▼ 철쭉군락지에서 바라본 허굴산
▼ 철쭉군락지에서 바라본 감암산(우측)과 누룩덤(중간 좌측)
▼ 황매산 철쭉제단을 지나고....
▼ 다시 한번 황매산을 바라보고.... (좌에서 부터 정상, 삼봉, 상봉)
▼ 철쭉평원이 민둥산처럼 보인다....
▼ 황매산 오토캠핑장도 내려다 보이고....
철쭉군락지, 억새밭을 지나 모산재로 향한다. 모산재는 숲길의 안부까지 제법 깊게 내려앉은 후 다시 올라가야 한다. 모산재 정상 우측에는 한국 제일의 명당자리로 꼽히는 '무지개 터'가 자리잡고 있는데, 시간상 패스....
▼ 모산재 방향 등산로
모산재 정상에서는 황매산 방향의 조망이 좋고 돛대바위가 있는 건너편 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돛대바위 능선은 작년에 다녀왔으니, 오늘은 순결바위와 국사당이 있는 능선을 따라 하산하고자 한다.
▼ 모산재 정상부 (초소전망대 갈림길에서 약 2.3km)
[모산재] 높이는 767m로 황매산군립공원내에 자리잡고 있으며, 합천팔경 가운데 제3경에 속한다. 주민들은 잣골등이라고도 부르며, '신령스런 바위산' 이란 뜻의 영암산으로 부리기도 한다. 바위산에 산이나 봉이 아닌 '높은 산의 고개'라는 뜻의 '재'라는 글자가 붙은 것이 특이한데, 모산재의 옆과 뒤에 여러개의 고개가 있고 재와 재를 잇는 길 가운데에 산이 위치한 탓에 산 보다는 재로 인식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안내판)
모산재 능선은 통바위 형태의 암릉이며,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많다. 우측은 천길 절벽이라 걸음걸음마다 심장이 떨린다....
▼ 맞은편 능선에 있는 돛대바위
▼ 모산재 암릉
▼ 모산재 암릉에서 내려다본 영암사지
모산재의 암릉은 북한산의 그것과 다르고, 설악산의 그것과도 다르다. 크지 않지만 강렬하다. 옆 능선에 솟아 있는 바위들은 천관산의 구정봉 능선을 닮은 듯 하다....
▼ 모산재 암릉 우측 암봉들
▼ 모산재 암릉
수직의 절벽을 끝에 두고 초연하게 서 있는 득도바위, 이곳에 서면 누구나 도를 깨칠 것 같다. 일종의 통천문이다...
▼ 득도바위(?)
▼ 모산재 암릉
▼ 올려다본 모산재 암릉
모산재 암릉의 하단부에 있는 순결바위, 순결치 못한 사람은 들어가지 못하거나 들어가더라도 빠져나올 수 없다고 한다. 순결바위 틈의 끝부분도 수직의 절벽이다. 순결하지 못함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이 무서워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
▼ 순결바위
[순결바위] 남녀의 순결을 시험할 수 있다는 곳으로 이 바위는 평소 사생활이 순결치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가 없으며 만약 들어간다해도 바위가 오므라들어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안내판)
모산재 암릉을 지나면 등산로는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어 국사당으로 미끌어지고, 국사당을 지나면 소나무 숲이 영암사로 이끈다.
▼ 국사당 방향 등산로
▼ 국사당
[국사당] 태조 이성계의 등극을 위하여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곳으로 지방관찰사로 하여금 매년 제사토록 하였으나, 그 후 고을 현감, 관내 면장으로 이어져 왔으며 지금도 음력 3월 3일에는 인근 감안주민이 제사를 올려 나라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고 있다. (안내판)
▼ 영암사 방향 등산로
▼ 갈림길
영암사지에서 올려다 보는 모산재의 암릉은 작은 공룡능선을 느끼게 한다.
▼ 영암사 (모산재에서 1.6km)
▼ 영암사지에서 바라본 모산재 암릉 (왼쪽 뽀족한 부분이 돛대바위)
▼ 모산재 주차장 (날머리, 영암사지에서 0.8km)
늦은시간이라 택시를 콜하여 차를 픽업하였다. 고향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 가을의 황매산도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을 생각이다.
▼ 고향에서 바라본 부암산(앞)과 황매산(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