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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일 날씨 맑음 최고기온 30도
다시 걸어보는 서울둘레길 - 세번째 날입니다.
이번 코스는 화랑대역에서 출발해 묵동천을 따라 걷다가 망우산을 오르고 다시 이어지는 용마산과 아차산 능선을 지나
광나루역 까지 약 13km 의 거리입니다
시작 지점이 묵동천이라 갈대숲도 보이고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노니는 풍경도 가까이 바라보면서 걷습니다.
이른 아침나절, 아직은 햇살이 따갑지 않아서 천변을 걷는 느낌이 아주 신선하고 상쾌 합니다.
천변을 가득매운 샛노랑 금계국이며 경계석을 바자삼아 줄기를 감고 오르는 분홍매꽃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카메라 셔터도 몇번 눌러 봅니다.
하지만 오늘은 둘레길 걷는날이기 때문에 꽃님들에게 오랫동안 눈길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어쩌다 이쁜꽃에 홀리게 되면, 바짝 다가가서 쪼그리로 앉아 꽃을 들여다 보게 되고 나중에는 꽃앞에 납짝 엎드리게 되고
렌즈 들이대고는 약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피사체가 미동도 않을때까지 기다리다가 셔터 누르고, 아마도 시원찮은거 같아
다시 찍기 위해 또 한참을 기다리고...... 그러나 오늘같은 날은 금계국이든 매꽃이든 꽃들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가야 할
길을 가야합니다
그런 말이 있었지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럼요 가야지요. 서울둘레길 따라서......
묵동천 풍경
한참을 걸어오다 뒤 돌아본 풍경입니다
파란갈대와 길게 이어지는 걷기길, 그리고 동네숲 너머로 아파트, 그 너머로 북한산이 산뜻하게 다가옵니다
오전까지는 공기가 아주 맑아 멀고 가까운 풍경들이 손에 잡힐듯 선명합니다.
북한산을 망원렌즈로 당겨 찍으면 그런데로 가깝게 잡을수는 있지만 거리감 때문에 산 전체가 푸른빛을 띤 공간색이 나타납니다.
키 큰 나무들 때문에 아랫도리가 가려진 도봉산풍경 -
선인봉,자운봉,만장봉, 그너머 신선대와 주봉, 깡통산장 있던곳,거북샘 가는길 등등... 보일건 다 보이네요
신내동 어디쯤의 길가풍경입니다.
보도블럭 까지 뻗어자란 헤어리베치가 보라색꽃을 달고 노랑색 금계국과 어울려 잔잔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콩과식물인 헤어리베치는 뿌리부분에 뿌리혹 박테리아가 있어 자운영과 함께 질 좋은 거름으로도 사용 한다지요
퇴비거름으로 유용하게 쓰이는 이런 종류의 식물들을 녹비식물(綠肥植物 )이라고 한다더 만요.
여기도 신내동 도로가의 풍경입니다.
좁은 인도에 메타세콰이어 굵은 가로수가 서 있어 지나 다니기가 불편했습니다.
망우산 지나면서 조망이 가장 좋은곳입니다.
이곳의 조망을 제대로 볼수있게 현재 전망대가 설치중에 있었습니다.
공사 하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공사중인 전망대 철재 구조물에 올라가 넓은각도의 사진을 몇장 남겼습니다.
광각렌즈를 집에 두고 와서 아쉬운 쪼로 파노라마 모드를 작동, 조망권 내에 들어오는 최대한의 광각을 잡은겁니다.
좌측 안산에서 부터 우측 도봉산 까지 -
밝은 햇살에 더욱 밝게 떠 오르는 불암산의 바위풍경을 200미리로 힘껏 당겨 보았습니다.
부처를 닮았다 해서 불암(佛岩)산이라 했다는데 어느 방향에서 봐야 그 이름을 얻을 만큼의 불암풍경이 나타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망우산(忘憂)
근심을 잊었다 해서 망우산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하지요.
이씨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지관이 찾아놓은 사후유택(현재 동구릉)을 돌아보고 흡족한 마음을 안고 돌아 오던중
망우산 근처에서 하룻밤을 유숙하면서 '이제 내 죽어서 묻힐 자리를 찾았으니 근심을 덜었다' 고 하여 머물렀던 동네를
망우동이라 하게 되었고 마을을 안고 있는 산을 망우산이라 했다합니다
눈부신 유월의 태양아래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유월의 신록 -
[...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을 하나하나 씻어낸다.....] 망우산의 초록길을 지나며 이양하님의 신록예찬 한 구절을 다시한번 읉조려 봅니다.
우와 !!
탐스럽게 열매를 이고 있는 잣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숲에서 흘러오는 상큼한 향기 - 이 길이야 말로 '힐링로드'로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오늘 걸어갈 둘레길 중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용마산 깔딱고개 - 570개의 계단이 제법 다리품을 요구 하지만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는거...] 라 생각하고
망서림 없이 계단을 밟습니다.
급경사면 저 윗쪽으로 까마득히 열린 계단길
힘들게 올라가면 쉽게 내려갈수 있는 내리막길도 있을터이니 땀 한번 작신 흘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깔딱고개를 다 오르니 눈앞에 나타나는 표지판 글이 미소를 짓게 합니다.
[성공 570계단 - 당신의 수명은 35분 늘어 났으며.....] 하하
한번 오르면 35분, 열번 오르면 350분,100번 오르면 3500분 - 즉 58시간....
그럼 1년을 더 살려면 도대체 몇번을 올라야 하는가 - 아 ~ 머리 아프다
한번 굴르면 3년밖에 못살고 두번 굴르면 6년,그래서 오래 살려고 많이많이 굴렀다는 삼년고개 영감이 생각나네요
엉뚱한 생각 하지말고 빨리 가자 - 아차산으로
용마산 정상에서 한강의 동쪽을 바라봅니다.
얼마전에 완공개통된 암사대교가 근사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깔딱고개 올라온 보상으로 쉽게 내리막길을 달려 아차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저기 한강건너 하남쪽은 백제의 옛 서울 이었을 위례성이 있던 곳이겠지요.
고구려는 이곳 아차산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가끔씩 백제와 일전을 치루었을 아득한 옛날 - 지금 이 유적지가 바로
고구려 군사요충지 제4보루 지역이랍니다.
서울의 동쪽을 내려다 보며 둘레길 걷기 다음행선지를 대강 더듬어 봅니다
붉게 표시된 길 - 광나루 광진교를 거쳐 항강변을 따라 가다가 암사동을 지나고 선사시대 유적지도 구경한 후
고덕역에서 나흘째 걷기가 종료될 것입니다.
아차산 전망대에서 서울을 남동쪽을 바라봅니다.
어느날 갑자기 솟아 오른듯한 생경한 물체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지상 500미터 고도라니 아차산 보다 훨씬 높습니다.
1978년경에 세워졌다가 근래에 다시 세워진 정자
고구려정 밑에서 잠시 땀으 닦은후 다음날 이어질 길 입구인 광나루 포인트를 확인하고
셋쨋날 걷기를 마쳤습니다
- 다음글에 계속 -
게시자 가인재 김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