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뺐는 기초연금에 피눈물" 난다는 노인들 경복궁역에서 청와대앞까지 행진
지난 3월 25일 오전11시 100여명의 노인들이 경복궁역에서 폐지가 실린 리어카를 끌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줬다 뺐는 기초연금' 문제 해결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하기 위해서다.
복지시민단체 연대기구인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는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의 기초연금 박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행렬의 맨 앞에는 노인들이 3대의 폐지 리어카를 밀고 이어서
노인들이 각각 폐지 상자를 하나씩 끄는 거리 퍼포먼스를 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50만명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기존 25만원
에서 30만원으로 올린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대상에 속하는 노인 40만명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다. 매달 25일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음달 20일에는 생계급여에서 같은 액수만큼 삭감 당하기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중위소득 30%이하인 사람은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포함된 노인들은 역시 기초연금 기준도 충족하기 대문에 둘 다 수급 대상에 포함 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보충성 원리'에 따라 기초연금을 받은 만큼 생계급여를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생계급여는 국가에서 정한 최저생계기준액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 해 주는 것이다.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소득이 높기 때문에 국가가 보완 해 주는 금액은 줄인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한달 간격으로'기초연금을 줬다 뺐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 됐다.
특히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소득 1분위에 속하는 가장 가난한 계층인데 기초연금이 아무리 오른다해도 생계급여에서 공제되면 실제 쓸수 있는 돈은 그대로라서 소득 격차가 심화 될 수 밖에 없다.
10년 남짓 고물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조인형(75)씨는 '폐지'가 아니라 '고철' 만 줍는다. 그렇게
매일 찌그러진 남비며,프라이팬,알미늄캔을 닥치는대로 주워 모아도 손에 쥐는 돈은 많아야 월 10만원 남짓,젊은시절 건설 일용직 하루 일당이던 10만원으로 지금은 한달 내내 벌어 한달을 버틴다.
그나마 고철보다 돈이 안 되는 '퍠지 줍는 노인'의 처지는 조씨만도 못하다.
요즘 고물상에서는 폐지 1kg당 30~50원씩 쳐 준다. '폐지노인복지연대'는 이런 '폐지 줍는 노인'이
전국에 17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리어카를 앞장서 이끈 조인형씨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기초생활 수급자다.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합쳐 70만원 남짓을 받는다.이 중 20만원은 월세로 꼬박꼬박 나간다고
이날 행사를 주최한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문제인 정부는 우리 사회 최하위 빈곤 노인의
기초연금 박탈을 언제까지 방치 할 거냐"며 정부와 청와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통령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사행령을 개정하면 기초수급 노인들의 기초연금 수급권을 온전히 보장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청와대에 '줬다 뺐는 기초연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 했다.
이영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