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詩시
- 이삭빛
내 모습이 먹구름이라고
난 포기하지 않아.
버거움은
가장 힘들 때 신이 주는 선물,
지금 이 순간이 끝이 아니야.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 거지
어둠이 어둠을 불 살라 빛을 만들어 내듯
꽃에게 향기를
고독한 이에게 푸르름을
음악 같은 빗방울을 물고서
네게 달려가는 거야.
저 들판에 흐르는 강물 소리로
나비들의 작은 날갯짓으로
때론 대적을 무찌른 장군처럼
바다 같은 의젓함으로
네게 다가가는 거야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야.
아픔이 쌓여 지탱할 수 없을 때
사랑마저 끝이라고 생각할 때
그때가 신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시간,
시작이라는 걸 잊지 마.
♥ 희망은 깨어 있네 / 이해인 ♥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
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숨을 쉽니다
힘든 일 있어도
노래를 부릅니다
자면서도
깨어 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밑 빠진 독에 사랑을 부어라
보이지 않은 희망은 콩나물처럼 자란다 ㅡ 이삭빛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ㅡ 도스트예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