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시가 흐르는 서울 99 원고 (시 2편)
1.) 그림 한 장 그린다
이 신 경
안개 내려와
그림 한 장 그려 놓았다
그림 속에 갇힌 호수
가슴속에 숨었던 낮달
내 젖은 화선지에 내려와
물감을 풀어놓는다
노을에 물든 산 그림자
저토록 아름다운 건
호수를 사랑하기 때문일 거야
어둠이 내리자
그림자는 사라지고
호수는 총총히 별을 안는다
나도 별들과
사랑을 나누어야지
호수에 내 영혼을 묻는다
2.) 불면의 밤
낮에는 숨죽이고 있었던 일들
어둠 속에 옷을 벗고 있다
눈은 밤중에도 오히려
대낮처럼 환하다
묵은 책들이 눈을 뜨고 바라본다
무슨 생각이 이 밤을 동그랗게 앉아
등불을 지키는 것일까
베갯속 메밀껍질 바스락 소리
잠 속에서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
두 눈이 말똥말똥
백지 속으로 달아나고 있다
부스럭부스럭 돌아누우며
나를 부르는 낙엽 소리
◇◇◇◇◇◇◇
ㅡ. 100호 원고 (시 2편)
1.) 춤으로 전하는 봄
고개 넘어오는 아가씨
환한 미소 반갑다
살며시 끼어든 봄볕 한 줌
왈츠에 맞춰
경쾌하게 춤추는 새싹들
일렁이는 생명의 물결
컴컴한 신발장 속 분홍 구두도
나들이 준비에 설렌다
~~~~~~~
2.) 낙타의 모정
낙타는 왜 사막을 못 떠나는가
큰 육봉 안에
파란 꿈을 숨기고
세상이 초원으로 바뀔 때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일 거냐
모래 바람과 싸우며
사막에 생명의 씨앗 묻고 있는
어미 낙타가
슬프게 울고 있다
마두금을 울리며
길 잃은 어린 새끼를 찾고 있는
낙타의 모정은
사막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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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
□.시가흐르는 서울 99.100호 원고 (각 2편)
인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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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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