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를 약속하고 일주일 제대로 버스를 잘 타 보리라 다짐을 했었다.
마침 5월 21일 첫째날은 일요일..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일요일 하루는 집에서 꼼작없이 지내니 첫날은 무사통과! 얏호
둘째날은 월요일 출근길에 우리 동네 하나 뿐인 버스를 10여분 기다려서 타고 호기롭게 출발.
업무상 시내에서 신시가지까지 이동해야 했다. 그것도 내 키의 반을 차지하는 판넬을 들고,,,
하여 택시로 이동 6,000여원의 비용과 함께 승용차보다 빠른 도착 뿐만 아니라 주차공간 걱정 없는 이동.
퇴근 시간을 넘긴 시간이라 지인에게 부탁해 카풀로 집 도착.
하지만 오늘 일정이 끝난 게 아님.
시내에서 한달에 한번 있는 모임이 있는데다가 지인의 조문까지 가야하는 짧은 시간에 2가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선택. 곧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후회하고 후회.
객사 주변 모임장소를 가기 위해 근처 유료 주차장을 열심히 찾아다녔으나 만차, 또 만차. 대체 월요일 부터 왜 이리 차가 많담.
그래서 30분의 약속을 위해 불법주차 감행...덜덜덜.
다행인지 딱지는 떼이지 않음.
예수병원 장례식장으로 이동. 주차공간에 대해서는 걱정 없었다. 새로 증축한 주차타워는 한 번도 안가본 터라 익숙한 장례식장 옆 주차장으로 향했다. 1층 3석 여유, 2층 만석, 3층... 당근 1층을 한바퀴 둘러 주차 공간을 찾아 보니,,, 여유 있다던 3석 모두 곳곳의 장애인 주차 공간... 그럼 그렇다고 별도 표시를 해 주던지.
속은 기분으로 2층을 향해 직진.. 헐 좁은 공간 반대로 들어오는 차량 때문에 막혔다. 저 차 왜 거꾸로 진입한다니,,,
약속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지만 전진도 후진도 못하고 끼어 버렸다.
평소 같으면, 아구 내가 왜 이 주차장으로 왔을까? 하고 끝냈을 내 선택. 오늘은 하나 더,,, 아이구 오늘 왜 차를 갖고 나왔을까?가 더해져 '승용차 없이 일주일 살기'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자책했다. ㅠㅠ
셋째날 5월 22은 '부처님 오신 날' 고로 쉬는 날...
허나 아들과 함께 광주에 가기로 한 날.
시외 버스를 타볼까 검색. 집에서 터미널까지 15분, 터미널에서 광주까지 1시간 10분, 다시 도착지까지 30분
헐,,, 무리다 무리. 거기다 광주 일정 중 한 곳은 포기해야 가능한 그나마 가능.
마음이 무겁지만, 다시 승용차를 선택!
왕복 기름값 2만원, 소요시간 4시간, 주차비용 5천원. 2인이 탑승했으니 시외지역은 승용차가 확실히 빠르고 비용도 절약이라고 계산.
승용차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네째날 5월 23일 업무상 외근이 2건, 버스 이용이 쉽지 않은 신시가지.
미션 포기하고 승용차 선택.
5월 24일 5일차. 개인적인 행사가 있어 연차 낸 날.
행사 자료 싣고 ㄸ다시 승용차 선택. 다행히 넓은 공영주차장이 완비되어 있고, 행사 주관처에서 1일권 무료주차권을 준다.
양심만 찔리고,,, 겁나 일상적인 날.
다시, 마음을 다잡고 6일차 아침을 맞다. 5월 25일 하지만 결과는 아침, 저녁 승용차 대신 택시이용.
미션은 포기한지 오래. 반성의 마음만 가득...
생태교통시민행동을 시작하며 승용차보다는 카풀을, 가능하면 버스를 이용하고자 했건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요 미션 기간 일주일은 왜 왜 나는 승용차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을까?
너무나 익숙해진 승용차 기준 시간계산,
그래서 급하면 택시를 타게 되는... 그래서 괜한 승용차 놔두고 지갑에서 팍팍 나가는게 느껴지는 택시비가 아까워서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미션기간을 통해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면서 주차공간에 대한 불편함이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는게 달라진 점.
미션기간은 끝났지만 27일 일요일 일이 있어 버스를 타고 서울을 다녀오면서 1살, 3살, 5살 어린 아이들과 동행하면서 울고불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보면서 처음 내가 승용차가 필요하다고 간절히 바랬던 그 때가 생각나 버렸다.
1살, 3살 두 아이를 업고 안고, 병원다녀오면서, 특히 비오는날 "나도 차가 있으면 좋겠다" 정말 간절히 바랬었다.
근데,,, 이제는 승용차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면서 우리집 앞 버스는 20분마다 단 1대의 버스밖에 없다며 핑계를 대고 있었다.
15분~20분 걸으면 시내가는 버스가 무지 많은 정류장이 있다.
그러나 걷는 시간 30~40분과 기다리는 시간이 없다며, 오늘도 승용차 열쇠를 만지작 거리다가 ,,,
28일. 8로 끝나는 차량 번호를 되뇌이며,,, 열쇠를 테이블에 놓고 현관문을 나섰다.
적어도 10부제는 칼같이 지킨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홀짝제를 지켜보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이상 "승용차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제대로 실패한 경험이었습니다.
첫댓글 우와 겨우 하루 버스탄 저에 비하면 훌륭하십니다!! ^^ 모두들 제대로 실패하면서 깨닫는게 많아진 거 같아요~
이야~ "자가용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제대로 잘 살아보신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기록해주신 일지 소중히 잘 읽었어요. 엄청 바쁘신 일주일을 보내셨을텐데, 일부러 시간 내어 솔직하고 재밌는 일지 나누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당.^-^
자가용을 얼마만큼 쓰지 않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한계와 기준들을 직접 만나신 게 보여요~
자가용의 시간에 맞춰진 일상의 시계을 알아차리고, 이 도전을 하지 않으셨더라면 생겨나지 않았을 마음들로 인해
현관 앞 자가용 열쇠는 이전과는 다른 특별한 열쇠가 될 것 같습니다.
홀짝제를 지켜보시겠다는 고마운 다짐! 신나게, 기쁘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