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코다리찜>
코다리찜에 문어를 더했다. 코다리만으로도 맛도 풍미도 만족스러운 한끼 식사가 충분하다. 양념은 달지 않고 짜지 않으면서 제 맛을 품격있게 낸다. 매운 맛은 참을 만하다. 찬도 다 깔끔하고 제몫의 맛을 낸다. 양질의 식재료를 쓰는 것이 품격 있는 음식에 큰몫을 한다. 분위기도 좋다. 많은 것을 갖춘 집이다.
1.식당얼개
상호 :
주소 : 경기도 용인시 포곡로 272번길 19-6
전화 : 031) 323-1151
주요음식 : 코다리찜
2. 먹은날 : 2021.4.19.저녁
먹은음식 : 문어코다리찜: 50,000원
3. 맛보기
식탁은 철저히 코다리찜 중심이다. 먹다보면 곁반찬이 조금 섭섭할 정도로 메인디시 중심인데, 다행스럽게도 주요리맛이 그만이다. 코다리는 맛을 많이 내는 식재료가 아닌지라 양념맛이 좌우한다고 봐도 좋을 듯한데, 양념맛이 제대로라 쫄깃한 코다리 육질맛이 잘 살아난다.
코다리는 명태를 꾸덕하게 반건조시킨 생선이다. 명태는 가지가지 형태로 먹으면서 이름도 그만큼 다양해서 이름만 듣고는 같은 생선인지 헷갈릴 정도다.
코다리는 말릴 때나 팔 때 코를 걸어 달아놓아서 코다리다. 코달이가 코다리가 되어 확실한 이름이 되었다. 사실은 코가 아닌 입을 달아 맨 것이지만, 우리는 달거나 꿸 때는 코를 많이 사용해서 코다리가 된 듯하다.
코가 꿰었다는 무언가 사건에 얽혀들었다는 말이다. 입은 꿰는 것이 아니라 꿰매버려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뭔가 걸어 놓는 데는 항상 입이 아니라 코다. 그것이 코다리 명명에도 그대로 전이되어 쓰인 듯하다. 익숙한 것을 끌어다 명명하는 언중의 명명방식이 슬기로워 보인다.
코다리는 명태보다 쫀득한 맛으로 즐긴다. 쫀득한 맛은 탕으로는 안 된다. 조림이나 찜이어야 쫀득 식감을 즐기면서 맛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명태의 쫀득한 맛을 원하면 코다리찜이 좋다. 쫄깃한 맛는 육류의 느낌도 나므로, 육류같은 생선을 먹고 싶달 때도 좋다.
코다리찜에 문어를 더해 사치를 부렸다. 우선 문어가 신선하다. 껍질까지 벗어지지 않고 제대로 모양을 내고 있어 보기도 좋다. 코다리 매운 맛이 부담스러우면 문어맛이 중화시켜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코다리찜에는 시래기, 무, 가래떡, 고추 등등이 들어갔다. 곁에 나온 콩나물을 더해 매운 맛과 간을 약화시켜 먹을 수 있다. 매운 맛을 시키지 않았는데도 맵다. 다행히 짜지 않고 달지 않으면서 나름 최대한 부드러운 맛이다. 양념을 하는 데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을지가 한입에 느껴진다. 맵지만 가볍지 않고 품위가 있다.
품위는 다른 찬에서도, 밥에서도 느껴진다. 심지어 김도 예사롭지 않다.
김치는 겉절이만큼 갓담근 생김치와 익은 물김치가 나왔다. 보완적이면서 맛은 개성이 확실하다. 풋풋한 얼갈이맛과 포근하면서도 명료한 익은 배추 맛이 별로 더 바랄 게 없다.
김이 어떻게 이렇게 쫀득거리나 자세히 보니 곱창김이다. 일 년에 한 달만 진도 언저리에서 주로 난다는 곱창김, 새까맣고 윤기 흐르면서 모아 씹으면 쫀득거리는 맛에서 품격이 느껴지는 김, 코다리 살을 싸먹으니 별미다. 거기다 물김치 배추 한쪽을 더하면 최고의 김밥이 된다.
무쇠솥밥이다. 밥이 어떻게 이렇게 차지고 옹골차고 따글거리며 맛있을 수 있나. 살짝 흑미와 홍미를 더하고, 콩을 조금 섞었다. 살포시 보랏빛이 도는 밥색에 한 알, 한 알, 제 모양과 온전한 맛과 식감을 가진 밥이 보석처럼 입안에 가득차면 다른 반찬이 필요없다. 밥만 몇 숟갈을 떠 먹었다. 물김치와 함께 하면 알싸한 시골 정취가 그대로 다가온다. 자세히 보니 즉석도정한 유기농 쌀이란다.
4. 먹은 후
귀족이 된 듯한 저녁식사, 그러나 완벽할 수는 없다. 주메뉴가 매운 깐으로는 찬이 좀 섭섭하다. 매운맛을 완화해주는 반찬이 한 둘 있었으면. 콩나물로는 부족하다. 나물류를 한 두가지 더 얹어주면 원가가 너무 올라가려나.
코다리 아닌 밥반찬도 필요하다. 그리고 콩나물은 살짝 간을 하면 어떨까. 코다리 양념에 비비는 것만으로는 콩나물 제맛을 내지 못해 주요리 맛을 감소시킨다.
그래도 훌륭한 식당, 훌륭한 음식이다. 대한민국 곳곳에 환경에 맞는 새로운 음식, 혹은 맛을 더한 음식들이 생겨나고 발전한다. 여행을 부르는 식당이다. 이 정도면 여행와서먹는 밥이 아니라 밥을 위해 오는 여행이다. 고마운 마음으로 먹으며, 그 노력과 성의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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