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7학년 교실.
밥 먹고 나면
남학생 이고 여학생이고 모두
몰려 다니며 농구, 피구, 경도, 찜술... ...
언제까지 망아지처럼 뛰어 다니려나,,,
몸도 무거워져 움직이는거 싫어하는 나이라는데...
우리반은 도통 아리송하구나 싶었다.
그런데 때가 왔나보다.
청소를 아침 시간으로 옮기고,,
점심 시간이 더 여유로워진 언니들은
어느 순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우아하게 책을 좀 읽으면 좋으련만;;;
미용실을 차리기 시작했다.
저 롤은 도대체 누구 가방에서 나온것인가??
다양한 고무줄과 곱창.
각종 괴상한 스톼~일의 머리를 해대며,
제발 미역줄기처럼 늘여뜨리지 말고
단정히 묶으란 담임의 말에
앞머리 더듬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냐며.
나에게 올드하다며,, (흑흑)
그리고 왜 화장실에 거울이 없냐며
오히려 되묻는다.
서로 예쁘다고 칭찬하고,
깔깔거린다.
몇 걸음 안떨어진 곳에선
이종이 저종이를 비교하며
자로 재고 가위로 오리기를 반복한다.
종이 비행기를 자로 재가며 만드는 클라~쓰 되시겠다.
옆에서 하하호호 난리가 나도
그들은 또 그들대로 심각하다.
언니들: "태인아, 너희 엄마는
아침 마다 동생들 머리 어떻게
그렇게 따주시는 거냐?"
태인: "우리 엄마도 힘들어~
애들 머리, 10분씩은 걸릴껄."
뭐 이정도의 대화를 무심한듯,
돌아보지도 않고
제 할일 하면서 나눈다.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난다.
그래
맘껏 날아주지 않는 종이 비행기를 붙잡고
씨름하는 모습도,
거울이 없으니 서로의 눈이
거울이 되어
친구얼굴 들여다 보며 웃는 모습도
참 예쁘구나.
애들아!
그치만 그 괴상한 스타일 만들어 내는
미용실 고객은
사양이다.
자꾸 날 부르지 말아다오.
첫댓글 정류장이고 버스고 지하철이고 장소불문하고 앞머리에 롤(일명 그루쁘)을 말고 거울 보며 꾸미기에 정신없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부끄러움을 느끼는 지점이 달라진 것 같아서 놀랍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는데, (밖에서 내놓고 하는 건 아니고 교실에서 소꿉장난하 듯 하는 거지만)우리 아이들에게도 올 것이 왔군요. 정보에 의하면 다음주에는 누군가 무선고데기를 갖고 오겠다고 했답니다. 고데기가 무선으로도 나와? 그러겠네.. 연탄불에 꽂아 달궈 쓰던 쇠고데기 시절을 아는 저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하하 웃었습니다. 다음 주 기대하세요. 그녀들이 선생님을 절대 그냥 놔둘 리가 없셔용. 고데 머리엔 원피쑤가 필수인거 아시죠! ㅋㅋ
오메...!
그 미용실ᆢ 울 집 8학년 언니도 보내고 싶네요ㅠ
서로의 눈이 거울이 되어주는 이쁜이들ᆢ 어느새 7학년이라니ㅎㅎ
그러게요.
시간 참 빨라요.
천사 미용실인가요? 원장님이 하늘나라 천사님이시라고 소문났습니다~ ㅎㅎ
천 원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