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라고 불리는 물레모양의 은행알 추첨기
- 중학교 입시해방과 무시험 추첨기 -
베이붐 세대라 할 수 있는 1957년 이후 출생자들은 뺑뺑이를 돌려 중학교에 입학했으니, 이 세대가 바로 '뺑뺑이 세대' 이다. 지금은 전국의 모든 초등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 근거리 우선 배정원칙에 따라 무시험전형으로 학교를 배정받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중학교에 진학 할 때 시험을 치렀다.
전국적으로 국민학교(초등학교) 학생은 중학교 입학 선발고사를 보고 합격해야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학교별로 시험보는데 당시에는 1류, 2류, 3류 중학교가 있어 성적별로 수준에 맞는 중학교로 들어갔다. '입시지옥' 으로 불릴만큼 경쟁이 치열하여 시험문제 답안을 두고 그 유명한 무우즙 사건 등이 발생하여, 학부모와 교육당국간 소란이 빚어지는 일도 있었다.
치열한 중학교 입시로 인한 교육과정의 비정상적 운영, 학생의 정서적 신체적 발달 저해, 사교육 과열 등의 문제가 계속되자, 중학교 무시험진학 및 평준화가 시행되기에 이른 것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은행알 추첨기를 돌리고 있는 긴장된 수험생들 (한밭교육박물관 자료)
1968년 7월 15일 문교부장관은 "국민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1969학년도부터 중학교 입시를 폐지하고 추첨으로 입학하도록 한다" 는 중학교 무시험 진학정책이 발표되었다. 이듬해 서울과 부산에서 처음 시행되었고, 대전은 1970년 2월 실시되었으며 1971년에는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중학교 무시험 제도의 채택은 중등교육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팽창하는데 따른 필연적인 귀결이었다.
무시험 추첨은 6학년 학생들이 직접 ‘뺑뺑이’ 라고 불리는 물레모양의 추첨기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두 번, 왼쪽으로 한 번 돌리면 추첨기 구멍으로 각 중학교의 고유번호가 찍힌 은행알이 나오게 되는데, 나온 은행알 번호에 따라 학교를 배정받았다. 600만 국민학교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지금 생각해도 가야 할 길이었다.
뺑뺑이 세대 1기들이 어느듯 60세가 되었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