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노트 37
2. 질문 : 좌선을 하는 중에 마음이 밖으로 달아나서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답변 :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게 몸을 집중적으로 알아차려라. 좌선을 할 때나 경행을 하는 시간 외에 다른 순간에도 몸을 알아차려야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제거되어 번뇌가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수행을 할 때만이 도를 얻을 수 있다.
< 참고 >
수행을 크게 나누면 좌선과 경행과 일상의 알아차림으로 나눕니다. 어느 시간이나 자기가 하고 있는 모든 행위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행 중에 좋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행은 안 좋은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왜 안 좋은가요? 내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안 좋습니다. 내가 수행을 하는데 방해를 한다는 생각이 나면 화가 나서 수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 화가 난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마음이 일을 하는데 일하는 마음이 화가 나면 일꾼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대상에 반응한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타난 모든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대상의 성품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대상은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입니다. 모든 것이 변해서 괴롭고 이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무아입니다. 수행 중에 하기 싫을 때는 하기 싫은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싫증이 나고 하기 싫은 것을 인내하면서 알아차리면 마지막에 열반에 이릅니다. 열반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번뇌가 불타 집착이 끊어진 상태에 이르는 지고의 행복입니다.
수행자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몸과 마음입니다. 수행자가 알아차려야할 대상도 몸과 마음입니다.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일은 마음이 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마음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때는 먼저 몸으로 와서 알아차려야 합니다. 마음이 몸을 알아차리는 순간에 마음이 정화됩니다. 특히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때는 생각이 끊어지고 고요해져서 마음이 길들여집니다. 이때 마음이 청정해 집니다. 청정한 마음에서 지혜가 납니다.
3. 질문 : 좌선을 할 때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눕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답변 : 앉았을 때는 눕고 싶고 누워있을 때는 괴로워서 일어나고 싶다. 이때 동작을 바꿀 때만 잠시 행복한 것 같다. 이렇게 계속해서 자세를 바꾸는 동작이 행복이 아니다. 바꾸었다가 다시 고통으로 돌아간다. 사실은 바꾸는 것이 고통인지 모르고 좋아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착각한다. 이 착각이 애착 때문에 생긴다. 모든 잘못은 집착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가려울 때 긁으면 시원하다. 그러나 긁을 때 욕망과 성냄으로 많이 긁으면 아프고 상처가 생긴다. 그러나 진실을 모르고 아픈 것을 좋다고 착각한다. 긁는 것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착각한다. 이때 집착하지 않으면 이런 착각이 생기지 않는다.
< 참고 >
몸과 마음을 가지고 살면서 감각적 욕망에 취하면 불편한 것을 조금도 참지 못합니다. 욕망이 있는 한 절제가 힘듭니다. 절제하지 못하면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를 하며 잘못된 행위에 대해 쾌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불행을 행복이라고 아는 것은 모두 어리석음과 욕망이 만든 결과입니다.
수행자는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을 대상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수행자가 자세를 바꾸고 싶을 때 이것이 욕망으로 하는 일인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사소하게 자세를 바꾸는 일 하나에도 욕망과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욕망으로 자세를 바꿀 때는 알아차림이 없이 신경질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바꿀 때는 천천히 알아차리면서 해야 합니다.
좌선을 할 때 피곤하면 잠시 누워서 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욕망으로 누우면 계속 욕망의 지배를 받아서 더 이상의 것을 바라게 됩니다. 자세를 바꾸는 것 하나도 욕망으로 바꾸면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바꾸어야 합니다. 수행을 할 때 인내하지 못하면 안 됩니다. 인내하는 것이 노력입니다. 참으면 욕망을 극복하여 열반에 이르고 참지 못하면 계속 번뇌의 노예로 살아야 합니다.
누구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란 탐진치를 가지고 사는데 자신은 이렇게 행동하는지 잘 모릅니다. 이러한 탐진치도 거친 탐진치가 있고 중간 탐진치가 있고 미세한 탐진치가 있습니다. 수행을 할 때 다리가 아파서 자세를 바꾼다거나, 가려우면 신경질적으로 긁는다거나, 졸음이나 망상과 싸우는 것이 모두 미세한 탐진치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자가 자세를 바꿀 때 바꾸려는 의도를 가지고 천천히 알아차리면서 바꾸면 미세한 탐진치가 제거됩니다. 이런 미세한 탐진치가 제거되어야 차츰 중간 탐진치과 거친 탐진치가 제거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