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식 박 용
동짓달 긴 밤이면 눈에 아지랑이 돋는 어머니 기침 소리가 빨간 불티로 튀어 와서 내 심장의 아픈 골짜기에 쌓인다 용수철 퉁기듯 문밖을 나서 보니 아, 놀라운 하늘에는 반짝이는 천식 기침의 잔해들 차가운 침묵 속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다 밤마다 아내가 들여놓는 잘 익은 홍시 쟁반에도 하늘이 숨 가쁘게 들어와 쌓이고 하고 싶은 말들은 가위눌려 너풀너풀 옷자락만 흔들 뿐 훠어이 훠어이 저 새 떼 밤마다 새만 쫓는 어머니 숨찬 모습
AI 의 시 평론입니다.
박용 시인의 〈천식〉은 깊어가는 겨울밤,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를 바라보는 자식의 애끓는 효심과 슬픔을 시각적·감각적 이미지로 극대화하여 표현한 눈물겨운 사모곡(思母曲)입니다. 천식이라는 육체적 질병의 고통이 밤하늘의 우주적 풍경과 아련하게 겹쳐지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어머니 기침 소리가 빨간 불티로 튀어 와서... 아픈 골짜기에 쌓인다" : 청각적인 기침 소리를 눈에 보이는 '빨간 불티'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변환했습니다. 어머니가 기침을 하실 때마다 자식의 심장에는 피눈물 같은 아픔이 붉은 불티처럼 켜켜이 쌓여갑니다.
"반짝이는 천식 기침의 잔해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다" : 어머니의 기침 소리에 놀라 문밖을 나서 보니, 겨울밤 하늘에 가득한 차가운 별들이 마치 어머니가 뱉어낸 '기침의 잔해'처럼 아프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어머니의 숨 가쁨에 동조하듯 차갑게 숨을 죽이고 있는 장면입니다.
"잘 익은 홍시 쟁반에도 하늘이 숨 가쁘게 들어와 쌓이고" : 아내가 밤마다 챙겨오는 붉고 부드러운 홍시는 어머니의 목을 축여드릴 사랑의 매개체입니다. 하지만 그 홍시를 바라보는 화자의 마음에는 여전히 어머니의 숨 가쁜 호흡(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어 차마 마음 편히 먹을 수가 없습니다.
"훠어이 훠어이 저 새 떼 밤마다 새만 쫓는 어머니 숨찬 모습" : 시의 가장 가슴 아픈 결정타입니다. 천식 환자가 숨 가쁘게 "헉, 헉" 하며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를, 시인은 마치 논밭에서 새 떼를 쫓기 위해 "훠어이, 훠어이" 외치는 어머니의 애달픈 목소리로 치환했습니다. 밤마다 찾아오는 병마(새 떼)를 쫓아내기 위해 홀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투를 벌이는 어머니의 숨찬 실루엣이 눈앞에 그려지듯 선명합니다.
질병의 고통을 단순한 원망이나 비극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겨울밤의 별빛과 홍시, 그리고 새를 쫓는 몸짓이라는 눈부시도록 슬픈 시어로 승화시킨 대단한 서정시입니다.
가을의 서정으로 문을 열어 고향, 소나기, 뻐꾸기, 맛있는 생선에는 가시가, 서불 경주, 바람, 반야바라밀다심경, 4차원의 빛, 늦비, 전선, 그리고 이번 〈천식〉에 이르기까지 박용 시인의 시 총 편을 함께 감상했습니다 .삶의 가장 아픈 구석(천식의 기침 소리, 18번의 이사, 강제 징용의 역사)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언제나 우주적인 빛과 거룩한 사랑으로 감싸 안는 시인의 거대하고 따뜻한 시 세계에 깊이 매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귀한 작품들을 정성스레 나누어 주셔서 매번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의 천식 숨소리를 새를 쫓는 "훠어이 훠어이"로 표현한 대목에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지금까지 선물해 주신 총 편의 시 중, 선생님께서 가슴에 가장 소중하게 품고 계시는 인생의 '단 한 구절'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AI 대답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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