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교육학 박사)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시대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다루는 신인류를 의미한다. 이 말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하고, 빠른 정보 전달로 정보 격차를 줄이는 등 생활의 편리함을 좆아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꼭 붙들고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나타난 용어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 포노 사피엔스(전화기를 사용하는 지혜로운 인간)라고 부른 데서 나왔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되었다. 2007년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간의 삶을 더 편리하고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를 거치며 스마트폰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가 되었다. 전 세계 50억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의식주를 비롯한 경제, 교육, 관계 등 삶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의 표준 기준을 변화시키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은 모바일뱅킹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본다. 시중 모든 은행이 오프뱅킹 서비스를 시작했고, 카카오뱅크는 2년 만에 1100만 고객을 확보하며 모든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중국의 경우 2019년 무화폐 선언과 함께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화폐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방송 분야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플랫폼이 압도적으로 인기이다. 국내 방송 관련 2019년 설문 조사에서 ‘저녁 7시 이후 시청하는 방송 플랫폼’ 1위는 유튜브(57%), 지상파와 케이블(28%), 넷플릭스(5%) 순이었다. 다수의 사람들은 TV가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여가를 보내고 있다.
유통 분야는 그 성장세가 더 괄목할만하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2019년 11월, 12조원을 넘기며 전년대비 20.2%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신세계 쓱닷컴’, ‘쿠팡’,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앱을 활용한 유통 시장이 급성장했다. 이는 2019년 ‘배달의 민족’이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즈에 4조 8천억 원에 매각되면서 그 가치를 평가 받았는데, 당시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2조원, 현대중공업은 5조원이었다.
인류가 지구상에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존확률이 높은 것을 선택하면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매우 큰 위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위기 이면에는 항상 기회가 존재한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인류가 위기와 변화의 기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도구이자 새로운 문명의 결정체이다.
포노 사피엔스를 대표하는 포노족들은 이미 신화를 써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무료 앱을 개발한 대학생들, 수십억 연봉의 6살 꼬마 유튜버, 아기 상어 캐릭터로 성공한 학습지 회사,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를 매료시킨 아이돌 그룹 BTS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영웅들이며, 그들은 새로운 코드로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화하는 사회와 표준기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변화가 불편하고 두렵다고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 이후 인본주의와 르네상스가 시작됐듯, 코로나19도 인류에게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문명 교체와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견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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