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지기는 부재중- 서영윤
카페지기는 외간 남자와 바람나서 집을 나간 모양이다.
집이 텅 비어있다.
대문 왼쪽 문패에 “카페지기는 부재중”이란 팻말만
덜렁거린다.
주인 없는 빈집이라 찾아 오는 이 없고 도둑들도 귀한
직업이라서 그런지 눈 씻어 봐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사랑에 목말랐기에 살림도구를 그대로 둔 채
허겁지겁 몸만 빠져 나갔을까..
어디로 내 뺐을까
손바닥에 침을 모아놓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로
힘껏 내리 쳤다.
침방울이 창녕 대산면 쪽으로 퉁겨 간다.
아하~
키는 훤칠하고 이목구비는 반듯하고 아주 잘생긴
남정네가 창녕에 있다는 소문이 갈바람을 타고
이곳까지 자자 한터.
금방 감이 잡힌다.
남정네 성씨가 김씨랬나.
어쨌든 적잖은 나이에 사랑 찾아 집을 나갔다니
그 용기는 높고 맑은 가을햇살처럼 찬란하도다.
사랑이란것은 한번 뜨거워지면 눈에 뵈는 게 없어
아무리 말려도 소용 없는 짓.
소 심줄 같은 것.
그 불같은 사랑도 유효기간이 있어 열락은 식어지겠지.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집생각이 나겠지.
그때 돌아오려나.
답답한 것은 돌아 올 때가 언제인지 구신도 모른다는 것이다.
연락이라도 되면 이 빈집을 양도하든지 아니면 돈을 받고
매매를 하든지 말이다.
카페지기와 생판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일면식이 있는
처지에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입장은 깨진 똥바가지
마냥 곤란하다.
이 허술한 빈집에 손볼 것이 많아서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무슨 대책을 세워야하는데 어찌하면 좋을꼬.
골치가 아픈 탓에 대갈님께서 뻑뻑 삑삑 소리가 난다.
주인도 아닌 내가 오지랖 넓게 설치려니 모양이 나지 않고
그렇다고 가만있으려니 빈집이 폭삭 내려 앉을 것 같다.
이를 보고 진퇴양난이라.
집수리비가 들 텐데, 돈도 없다.
이래저래 기분은 사분이고 빨래비누 하이타이다.
바람난 카페지기는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번개를 때려 동네사람들한테 한번 물어볼까.
이 일을 어찌하면 되겠냐고.
번개를 때리려면 식당도 예약해야 되고 몇 사람이 모일지도
모르고 대갈님이 또 왕창 복잡해지네.
내가 왜 지럴을 떨지
확 때리 치아뿌까.
아따~~
성질부리면 콜레스트롤 춤추고 혈압 상종가 치고 당뇨는 고공행진
우쨌던 맴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맥박수를 정상으로
돌려놓고 다시 생각해보자.
나그네도 아니요. 잡상인도 아닌 이 서르바는 면식이 있는 카페지기와
무슨 관계인가.
문학으로 치면 수필로 맺어진 같은 종족이다.
갑자기 종족이라고 하니 고 인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립보행 .
7만년 전 인지혁명,
1만2천년 전 농업혁명
500년 전 과학혁명
지구에서 먹이사슬 꼭대기 종족.
뇌무게는 1.4키로.
호모사피엔스.
카페지기는 서르바와 유전인자가 같은 호모사피엔스 아닌가.
남이 아니다.
가깝다.
카페지기도 한강이 노벨상 탓다고 좋아 할것 같으니
아주 가깝다.
단톡방에 같이 있었으니
정말 가깝다.
카페지기와 서르바는 문학을 통해 역사와 사회를 통찰하는 종족이다.
뭔지 모르지만 조금은 있어보인다.
절대 가깝다.
피검사를 하면 수필지수가 100으로 나온다.
무진장 가깝다.
어쩔 수 없이 독박을 써야겠다.
돌아올 때까지 이 빈집을 청소도 하고 수리도하고 지켜야 할 것 같다.
카페지기와 남이 아니니까.
혼자 맘대로 글쓰고 지럴 떨어도 참견하는이 없어 좋다
추운 날이 오기 전에 청도 맛집에 번개나 세리 함 치뿌까.
첫댓글 오지라퍼를 자처하니 고맙기 한정 없심더.
이왕지사 번개 함 치뿌이소.
번개맞어러 여럿 나설겁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