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암댐의 수위 조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만수위가 현실에 맞지 않아 낮춰야 한다는 제안이 시의회에서 나왔다. 도시 하천 내 악취와 배수 불량 해소, 의암호 오염 방지를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 댐을 운용하는 한강수력발전처는 또 다른 악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춘천시는 국토교통부 한강홍수통제소에 의암댐의 수위와 계획홍수위 등의 변경을 요청하기로 해 추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의암댐은 도시 속에 위치한 관계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67년 준공 이래 어언 50년간 이어진 무수한 논란이 존폐론으로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전력생산과 홍수조절 능력에 비해 댐으로 인한 폐해가 훨씬 크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에 맞서 `호반의 도시'라는 이미지 등 순기능이 많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하지만 워낙 민감한 문제이고 지역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어서 논란이 수그러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 제기된 이슈는 극단적인 방안이 아니어서 설득력을 지닌다. 도시에 고질적인 피해를 줄이는 차원에서 수위를 낮추자는 것이다.
이 댐의 만수위는 해발 71.5m다. 그러나 평상시 운영수위는 만수위에서 20~30㎝ 낮추고, 우기철(6~9월)에는 1m 정도 더 내려간다. 이 수위를 1m 정도 더 낮추자는 게 지역사회에서 제기하는 논점이다. 만천천과 약사천, 공지천 등 지류 하천에서 흘러내린 토사 등이 호수에 쌓이면서 합류 지점에서 물의 흐름이 정체되는 것이 문제다. 이로 인해 비가 많이 내리면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도시의 저지대가 침수되는 등의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유속이 느려 호수의 오염을 가속시키는 것도 방치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한다. 물론 한수원 측에서는 홍수기 도심 침수는 하수관 협소 등 도시 내의 배수 능력이 미흡해 발생하는 문제라는 분석이지만 일축할 사안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댐 건설 이후 어언 50년간 만수위가 고정돼 있고 보면 조정돼야 할 사안이다. 도시 팽창과 기후 동향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추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이 댐의 수위 조정은 10년마다 진행하는 북한강 하천정비 기본계획 변경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다. 게다가 지자체에서 댐 수위를 거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의암호 관광자원화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어설픈 정서를 내세우기보다는 국토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인정할 수 있는 논리적 접근을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