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려고 애쓸수록 잠이 달아난다? 불면증을 벗어나는 방법 잠자리에 누워도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으신가요? 시계를 확인할수록 마음은 조급해지고, ‘내일 피곤하면 어떡하지?’, ‘오늘은 꼭 자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하지만 잠을 자려고 애쓰는 것이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은 60분간 진행한 불면증 공개 건강강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서 불면 증상이 개선되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는데요. 강좌 4주 뒤 추적 조사를 마친 참가자의 72.4%가 불면 증상이 좋아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번 강좌의 핵심은 ‘잠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연구팀은 행동경제학의 ‘결핍 이론’을 불면증 교육에 적용했는데요. 돈이나 시간이 부족할 때 그 문제에만 매달리다 보면 판단할 여유가 줄어드는 것처럼, 잠을 못 잘까 봐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도 정신적인 여유를 소모하고 긴장을 높여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잠을 설친 다음 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피곤함을 느끼면 모든 원인을 수면 부족에서 찾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밤이 다가올수록 또 잠을 못 잘까 봐 걱정하게 되고, 잠자리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아닌 부담스러운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불면증이 반복되는 이유를 이해하고, 잠에 대한 걱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후 졸릴 때만 잠자리에 눕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등 올바른 수면 습관을 익히도록 했습니다. 강좌 4주 뒤 참가자들의 잠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나타내는 점수는 평균 25% 낮아졌고, 불면 증상 점수는 20%, 잠에 대한 걱정으로 생기는 정신적 부담 점수도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연 직후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공감한 내용 역시 ‘억지로 자려 하지 않고 현재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결과만으로 강좌의 치료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최종 분석에 참여한 사람이 29명으로 적고, 비교 대상 없이 참가자의 설문 응답을 바탕으로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교육이 불면증 관리의 첫걸음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불면증의 대표적인 비약물 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 역시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밤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반드시 자야 한다’는 부담부터 조금 내려놓아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잠은 억지로 청한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잠을 재촉하기보다 잠에 대한 걱정을 줄이는 것이 편안한 밤을 되찾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