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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目 Octopoda
문어科 Octopodidae
◎ 문어 : Enteroctopus dofleini Wülker (= Octopus dofleini = Paraoctopus dofleini) – 대문어
► 방 언 : 대문어, 물낙지, 물문어
► 외국명 : (영) North Pacific giant octopus, Giant Pacific octopus, Common octopus, (일) Mizudako (ミズダコ)
► 형 태 : 크기는 동체장 20㎝ 정도이지만 전장 3m(체중 15kg)까지 자라는 대형 종으로 최고 기록은 전장 9.6m, 체중 272kg이다. 몸통의 전체적 외형은 타원형에 가깝다. 몸통의 외피는 매우 유연하며, 표면에는 많은 점상의 혹들이 있다. 눈의 크기는 몸체에 비하여 비교적 작으며, 각 눈의 윗부분에 3~4개의 육질돌기가 돌출해 있다. 팔의 흡반은 끝부분(한 줄의 흡반이 지그재그 형태로 나열)을 제외하고는 두 줄로 나열되어 있다. 수컷의 우측 제3완은 전체 길이의 약 1/5이 교접기로 변형되어 있다. 엽새의 수는 일반적으로 24~30으로 나타난다.
몸은 대형으로 최대 3m까지 자라지만 보통은 1~1.5m인 개체가 많거나 이보다 작다. 몸통은 둥글며, 길이가 폭보다 다소 길다. 몸의 표면은 매끄럽지만 육질돌기가 몸통 전체에 나 있다. 눈은 몸통에 비해 작은 편인데 눈 위에 3~4개의 돌기를 가진다. 팔은 긴 편으로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가장 긴 다리는 전체 길이의 75% 정도이다. 다리마다 250~300개의 흡반을 가진다. 수컷의 세 번째다리는 생식다리이며 교접기는 가늘고, 곧고, 길며, 끝이 뭉툭하지 않다.
► 설 명 : 연안 저서성 종으로 늦가을(11~12월경)에 연안의
얕은 곳으로 와서 봄에서 여름 사이에 수심 50~60m보다 얕은 암초, 자갈 등에 약 5만개 전후의 부착난을 산란한 뒤 초봄에 다소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산다. 알의 크기는 6~8 x 2~3mm이며, 수명은 4~5년이다. 성체는 갑각류, 연체동물, 어류 등을 먹는다. 담수에 약하여 강 하구 등에는 살지 못하며, 26℃이상이 되거나 10℃이하가 되면 활동력이 약해진다. 적정 서식 수온은 20~25℃이다. 몸이 부드러우며, 수분이 많아서 물문어(日名 Mizudako)라는 방언이 생겼다. 생선으로도 소비되지만 왜문어에 비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절임이나 가공용으로 이용된다.
아한대성 종으로 보통 찬물 영향이 있는 먼 바다에 서식하지만 산란 시기에 연안으로 올라와 이듬해 알을 낳는다. 문어의 수명은 산란과 관계가 깊은데 최대 5년까지 살 수 있지만 산란 후 대부분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암컷 문어는 알이 정상적으로 부화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하는데 이와 같은 습성이 사람들에게 "문어의 모성"으로 비추어진다. 식용 목적으로 어획한다. 덩치가 큰 만큼 수산업상 중요종으로 문어단지로 어획한다. 제철은
분명하지 않다. 낙지보다 수분이 조금 많지만 그만큼 부드럽다. 삶아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신선한 것은 생선회로도 먹을 수 있다. 때로는 낙지 대용품으로도 이용되지만 낙지에 비해 육질이 무르고 맛도 떨어진다. 생선회, 초밥, 다코야키, 국거리, 건제품 등으로 이용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젓갈로도 이용한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으로 사람에 따라서는 무른 식감을 부드럽다고 즐기는 사람도 있다.
► 분 포 : 한국(전 연안, 주로 동,남해안), 일본(전 연안), 지나해, 알류산열도, 베링해,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등 북태평양 해역에 널리 분포한다.
► 비 고 : 극동 지역의 연안 수역에 많이 분포하는 종으로 이 해역에 출현하는 문어류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종의 문어가 알려져 있다. 근연종인 모래주꾸미(모래문어, Amphioctopus aegina)는 한국과 일본에 분포하며, 꼬마문어(Octopus berenice)는 한국 동해와 북해도이서에서 유럽까지 분포한다.
※ 문어 이야기
문어는 다리 8개가 있으며 다리에는 빨판이 열주해 있다. 여덟 다리는 머리에 직접 붙으며 방사상으로 배치되는데, 여덟 다리가 모두 만나는 곳에는 부리입이 있다. 다리 반대쪽 머리에는 둥그런 몸통이 있으며 몸통은 두터운 조직(mantle) 한 겹으로 덮여 있다. 머리 부근에는 물을 뿜는 수관(siphon)이 놓여 있고 그 근처에는 물을 흡입하여 몸통에 들어있는 아가미로 보낼 수 있도록 표피와 몸통 사이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머리 안에는 제법 크기가 큰 뇌가 있으며, 몸통 중 머리에서 먼 부분에 심장'들'이 있다. 문어의 심장은 하나가 아니라 세 개인데, 하나는 몸통에 산소를 공급하는 반면 나머지 둘은 아가미 및 다리에 피를 공급한다.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문어의 몸통 내부에는 먹물통이 있다. 문어 먹물에는 멜라닌이 다량 포함되어 검은색을 띠며, 천적의 감각을 교란시키는 물질도 섞였다. 종에 따라서는 독극물이 함유되기도 하여, 도주하거나 연막을 펼쳐야 할 때, 수관을 통해 분사한다. 한편, 문어 피는 헤모시아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푸른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문어의 머리 양쪽에는 눈이 있는데, 해양동물답게 고도로 발달된 카메라식 구조이다. 문어의 눈은 외양상 길쭉한 동공이 발달한 것이 특징적인데, 간혹 이 때문에 눈을 감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문어 눈은 움직임이 뛰어난데, 눈
을 굴림이 가능하며, 몸이 다른 방향으로 누웠을지라도 홍채를 수평하게 배열할 수 있다. 게다가 편광을 감지하므로, 투명한 새우나 해파리와 같은 사물도 쉽게 간파한다. 다만 문어 눈은 어느 정도 이상의 거리는 잘 보지 못하는 근시이며, 보통 약 2~3 m 너머 사물은 잘 분간하지 못한다.
문어 다리는 여러모로 독특하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문어 다리는 매우 유연하며 독립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인다. 사실 문어는 뉴런(neuron)의 2/3 가량은 다리에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움직임들, 즉 탐색이나 물체를 움켜쥠 등은 굳이 머리에서 직접 명령하지 않아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문어 다리에는 여러 '빨판'들이 1~2줄로 열주했다. 다리 길이가 끄트머리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만큼, 문어 빨판 크기 역시 제각각인데, 보통 문어 다리의 몸통 쪽 1/3 지점에 가장 큰 빨판들이 배치된다. 빨판 개수는 문어의 크기에 달렸지만, 가장 큰 자이언트 태평양 문어의 경우 2000개에 육박하기도 한다. 문어의 빨판은 일반적으로 오징어 종류의 빨판에서 발견되는 "이빨"이 없이 매끈하다. 그러나 문어의 빨판 역시 흡착력이 대단해서, 단순 덧셈상 큰 문어가 빨판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는 1톤이 넘어선다.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이 빨판이 보여주는 놀라운 흡착력은 신기술 개발에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일례로,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인공적으로 모방한 문어 빨판을 개발하여 네이쳐에 보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문어의 빨판에는 화학수용기가 달려있는데, 이 말인 즉슨 문어는 빨판을 통해 맛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섬세한 감각을 통해 문어의 빨판은 자신의 몸을 구별하므로 문어는 다리끼리 엉키거나 들러붙지 않는다.
한편, 수컷 문어는 암컷 문어에 비해 빨판의 개수가 적다. 이는 수컷 문어의 다리 중 하나에 빨판이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두족강에 속하는 만큼, 수컷 문어는 빨판 대신에, 정액낭이 포함된 생식기가 다리 끄트머리에 놓여 있으며 생식기가 달린 다리는 오른쪽 세 번째 다리이다. 이 다리는 교접완이라고 하는데, 수컷 문어는 교미시 이 교접완을 암컷 문어의 몸통 안쪽으로 집어넣어 정액낭을 몸 안에 건네게 된다.
특이하게도, 종종 다리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문어가 발견되기도 한다. 다리가 60개나 되는 문어가 한국에서 잡힌 기록도 있다고 한다. 1970~80년대생이라면 63빌딩 수족관에 전시되던 다리가 수십 개였던 문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1998년에 다리가 96개인 문어가 일본에서 잡힌 적도 있다.
문어 피부는 독특한 색소세포와 이를 통제하는 근육들이 포함된 복잡한 내부구조로 이루어진다. 문어는 이 피부의 근육을 통제하여 섬세하게 피부의 질감과 색상을 다채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문어 피부 조직의 변화는 보호, 위장 등에 성능이 대단한데, 문어의 기분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단순히 색만이 아니라 피부의 질감까지 바꾸어 완벽하게 위장하는 능력은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도의 기능으로, 구체적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다.
뇌는 그 절대적인 크기만 보면 인간의 1/600 사이즈지만, 애초에 신체 크기도 다르고 온몸에 뉴런이 분포해 있는 놈이라 제대로 측정조차 불가능하다. 사실 무척추동물을 통틀어 크기 대비 뇌 용량이 가장 크다. 그에 걸맞게 문어는 바다의 현자라 불릴 만큼 영리하다. 주변 움직임을 흉내, 모방을 할 수 있으며, 높은 사고능력,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더러 장난도 친다. 지능을 잴 만한 척도가 없어 모두 추정치이지만, 지능이 개 수준은 된다고 판단하는 학자도 있다. 또한 이 지능과 색채변화를 이용한 위장술은 아주 뛰어나다. 비슷하게 위장술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색깔의 변화를 위장이나 의태로 사용하지 않는 카멜레온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문어는 보통 교미를 기점으로 생의 끄트머리에 접어들게 된다. 수컷의 경우 교미 이후 몇 달 내로 죽는 것이 보통이다. 암컷의 경우 수정이 된 후에는 적절한 굴을 찾아 알을 굴 천장과 벽에 주렁주렁 늘어놓아 보살피기 시작한다. 보통 봄, 가을철에 알을 낳는데, 한 번 알을 낳으면 그 알이 썩거나 천적에게 먹히지 않게 하기 위해 알이 부화할 때까지 그 옆을 지키려고 하지만, 일부 암컷들은 알이 부화하기 전에 죽기도 한다. 하지만 부화까지 살아남는 암컷들은 보통 수관으로 물을 뿜어 이끼 등이 끼지 않게 물 순환을 시키며, 성게나 불가사리의 접근을 차단하고 촉수로 알을 어루만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먹이를 '제공해줘도' 먹지 않고 알에 전념하며, 알이 부화하게 되면 수관을 힘차게 불어 새끼들을 바다로 내보낸 뒤 눈을 감는다. 그래서 모성애가 무척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갑각류와 같은 방어 기작이 거의 전무하다 보니 천적을 만났을 때 살아남는 법은 100% 줄행랑이다. 흔히 알듯이 먹물을 뿜고 도망치는데 이게 꽤 점성이 있어서 물 속에선 덩어리처럼 보인다. 그래서 천적이 먹이로 착각하여 공격하기도 한다. 게다가 몇몇 문어의 먹물에는 독이 있어서 문어를 잡으려다가 자기가 잡히는 경우도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대부분의 문어는 독이 있다. 문어의 사냥 방식은 단순히 다리로 먹이를 조여 질식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다. 다리로 먹이를 조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이빨로 물어 독을 주입하는 것이 문어의 사냥 방식이다. 이러한 독은 위에서 언급되듯이 먹물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며, 심지어 원거리에서 독을 뱉어서 중독을 시킬 수도 있다. 다행히 인간에게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푸른고리문어와 같은 몇몇 종에 한정되어 있기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동물들과 다른 특이한 생식 활동을 벌인다. 마음에 드는 암컷과 짝을 이루면 교미 전용의 특별한 촉수로 자신의 정자주머니를 떼어내어 암컷에게 건네고 암컷은 수컷이 마음에 들면 이 정자 주머니를 받아서 보관하다 알을 낳기 전에 수정시키는 매우 신사적이고 점잖은 생식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교미의 결과 한쪽이 잡아 먹히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문어는 알을 낳아 지키고 있는 암컷 문어를 습격하여 알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경우도 있다.
문어의 이동 방식은, 문어의 독특한 신체 구조와 높은 지능 덕에 무척 효율적이면서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다리의 빨판을 이용하여 주변을 탐색하면서, 바닥을 기어 다닌다. 그러나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는 다리를 오므리고 수관에서 물을 힘차게 뿜어 그 반작용을 이용, 몸통 방향으로 나아간다. 뿐만 아니라, 특정 문어는 두 다리만 아래로 뻗고, 나머지 다리는 몸통으로 한껏 오므려 두 다리로 '걸어'다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일견 문워커처럼 보이는 이 이동 방식이 무척이나 특이해서 사이언스 잡지에 실렸다. 이 움직임에 대해서, 이 종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흔히 발견되는 코코넛 껍질이 물살에 움직이는 것을 모방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가는 추측이 있다.
문어는 기본적으로 무척추동물인데다가 자신의 몸을 짜부라뜨리기를 무척 잘한다. 문어의 신체구조 중 유일하게 압축이 안 되는 부분은 부리인데, 이 때문에 부리보다 아주 살짝 큰 틈만 있다면 문어는 그 틈을 지나갈 수 있다. 그 틈이란 게 넓을 것도 없어서, 수 cm 폭이면 충분하다.
또한 문어는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다리가 따로 있다. 여러 실험을 통해 문어는 자신의 모든 다리를 균등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선호하는 다리가 있다. 즉, 우리처럼 개체마다 왼손잡이, 오른손잡이가 있다.
또한 문어의 다리는 잘리면, 영양 공급만 된다면 몇 번이고 다시 자라난다. 그래서 종종 잘린 문어 다리 끝에 새롭게 자라고 있는 작은 다리를 발견할 수 있다. 문어는 종종 자신의 다리를 스스로 먹어버리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현상은 과거에는 극도로 배고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은 병에 걸려 나타나는 것으로, 스스로를 먹는 문어는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참고로 어미 문어 역시도 마찬가지로 알을 지키던 도중 너무 배가 고파 견디기 어려우면 자기 다리를 먹는다고 한다.
문어는 뇌뿐만 아니라 다리도 사고하는 기능이 있다. 과학자들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헤엄치거나, 포식과 같은 행동은 뇌가 직접 명령을 내리지만 나머지 뻗고 구부리는 등의 세세한 동작은 다리가 알아서 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뇌의 명령없이 미각, 촉각활동도 한다. 이는 문어의 다리에 문어의 뇌에 분포된 뉴런의 거의 2배의 수효를 가진 뉴런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문어는 머리가 굉장히 좋은 편인데, 여기서 머리가 좋다는 말은 문어의 뇌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발달해 있다는 의미이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험을 통한 학습 능력이 있으며,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있다고 한다. 또한 문어의 게놈은 인간만큼이나 크며 신경세포의 발달과 상호조절을 관장하는 유전자의 숫자는 포유류의 두 배에 달하고 단백질코팅 유전자는 사람보다 많으며, 인간에 필적하는 지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어를 사육하면 문어는 미각(빨판을 통한 감각), 촉각, 시각을 종합하여 개개인의 사람을 구별할 줄 안다. 문어를 사육하는 아쿠아리움이나 사육사의 경험에 따르면, 문어는 각기 확실한 '성격'이 있으며, 수줍음, 장난기, 흥미 등이 모두 제 각각이다. 문어가 한 번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이 접근하면 여러 명이 무작위로 서 있어도 귀신같이 그 사람을 알아채고 그 사람에게 정확하게 물을 뿜어 맞추기도 한다. 반대로 문어가 사람에 지대한 관심을 보일 때는, 배가 고플 법한 시기에 먹이를 제공해도 먹이에 관심조차 주지 않을 때도 있다. 성체 문어의 경우 경험에 근거하여 무척 어려운 의사소통도 종종 해내는데, 이를테면 먹이를 숨겨놓고 손가락으로 위치를 가리키면 그 의미를 알아채고 먹이를 찾으러 간다. 의외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간파하려면 무척 높은 지능을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어의 사고력이 대단히 높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쿠아리움에서 대형 문어를 사육하기란 이러한 높은 지능과 유연한 몸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 어지간한 생물은 먹잇감인데다가, 자칫 맘에 안 들면 좁은 구석에 숨어 전시생물로서 가치가 없어지기도 한다. 더군다나 자신의 수조에 가만히 있지 않고, 옆 수조에 뭔가 입맛을 돋울 만한 별밋거리라도 있으면 몰래 오밤중에 넘어가 홀라당 잡아먹어 놓고는 아침에 천연덕스럽게 제 수조로 돌아오기도 한다. 호기심이 무척 높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 자신이 통과할 수 있는 2~3cm 틈만 있으면 몰래 탈출하거나 다른 수조에 침범하거나, 혹은 배수 관에 몸이 끼어 물이 넘치는 등 문제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문어 수조의 틈은 정말 잘 관리해야 한다.
문어의 피부 변화는 보호색 내지는 위장의 역할을 하거나, 싸움이나 짝짓기 시의 자기 과시의 역할을 하는데 그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정확하다. 특히 보호색이 그러한데, 자신이 있는 바닥의 색/모양 등의 패턴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대로 자신의 색을 바꾼다. 이러한 신속하고 정확한 변화를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성능의 뇌가 필요하다. 아직도 문어의 피부색 변환구조는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피부 조직이 어떻게 바뀌는지 메카니즘 정도는 밝혀냈지만, 그토록 색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바꾸는 문어의 지능과 그에 연동한 작동방식 등은 정확하게 모른다.
흉내문어의 경우, 주변과 색깔을 비슷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다른 동물의 모습을 흉내낼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상대 동물이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의 모양을 골라서 의태하는 모습까지 보였는데, 다만 이는 두뇌활동은 아니고, 유전자에 각인 된 선천적 특성이다.
지능 덕분에 개미 등과 함께 인류 멸망 이후 지능적인 문명을 세울 생물로 지목되기도 한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 미래 동물 대탐험에서는 양서류처럼 진화한 문어의 후손이 나왔다. 더군다나 맹독까지 있어서 코끼리 정도 크기의 대형 거북의 새끼를 순살시키는 모습도 나왔다.
코코넛문어의 생태 연구 도중, 이 문어가 몸을 숨기기 위해 코코넛 껍질을 짝을 맞춰 찾아내서 들고 도망가서 합친 뒤에 안에 들어가는 모습이 영상으로 담겨져 공개되었고, 이에 따라 문어가 도구 사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무척추동물에서 도구 사용의 예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학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과연 코코넛으로 피난처를 들고 다니며 만드는 것이 '도구 사용'의 예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코코넛 뿐만 아니라 자신의 피신처를 만들기 위해 주변의 돌을 이용하여 기지를 구축하거나 방호벽을 만드는 모습은 세부 종에 상관없이 문어 대부분에게서 발견되는 행동이다.
먹이를 병에 넣어두고 뚜껑을 씌워놔도 그걸 따버린다. 심지어 수조에서 키우는 문어가 빈 병을 물에 띄워놓고 놀이행동을 보인다는 사례도 있다. 담요문어의 새끼는 고깔해파리를 잡아먹고 그 촉수를 들고다니면서 포식자들에게서 자기 보호용으로 써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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