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산모듬 원문보기 글쓴이: 한울타리
배경음악을 종료시키려면 Esc키를, 큰 화면으로 보시려면 F11키를 누르시면 됩니다. | |
수덩이의 9월 3번째 산행기
▲ 오륙도와 함께한 이기대와 신선대
▶ 언 제?: 2005년 9월 25(일) ▶ 어디로?: 이기대입구- 백련사-장자산(장산봉: 225.3m)-큰고개-오륙도선착장-늘빛교회-신선대
▶ 누구와?: 수덩이 부부
▶ 날 씨?: 맑음
이기대(二妓臺)는 남구 용호3동 산 1번지 해안일대로, 기장군 일광면 달음산(587.5m)에서 시작한 장산·금련산· 황령산에서 뻗어 동쪽 바닷가 끝에 있으며, 해안절벽이 기암괴석으로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합니다. 이기대는 바다에 접한 암반이 비스듬한 경사로 기울어져 바다로 빠져드는데 산을 따라 해안선 2㎞ 정도가 바다와 이어져 있어, 바위반석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경관과 밀려드는 파도를 바라보는 경치가 빼어납니다. 이곳에서는 동해안 일출과 월출을 맞을 수 있어 여기에 서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며, 선착장이 있어 배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다보는 해안 경관 또한 일품으로 색다른 감회를 느낄 수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는 들에서 흔히 자라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면서 1∼2m 뻗어가고 붉은빛이 돌며 네모진 줄기와 더불어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 같은 턱잎이 있다.(중략) 이 꽃도 그 모양을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만도 하다. 이유인즉, 하루는 시어머니가 밭을 메다가 갑자기 뒤가 마려워 밭두렁 근처에 주저앉아 일을 보았겄다. 일을 마치고 뒷마무리를 하려고 옆에 뻗어 나 있는 애호박잎을 덥석 잡아 뜯었는데, 아얏! 하고 따가워서 손을 펴 보니 이와 같이 생긴 놈이 호박잎과 함께 잡힌게야. 뒤처리를 다 끝낸 시어미가 속으로 꿍얼 거리며 하는 말이... "저 놈의 풀이 꼴 보기 싫은 며느리 년 똥 눌때나 걸려들지 하필이면...." 해서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경상북도 안동군 풍산읍 상리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다. (출처:야생초 편지 황대권 저 , 도솔출판) 또 다른 이야기는 며느리가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면 일은 안하고 화장실만 드나든다고 시아버지가 이 풀을 뒷간 근처에 심어 놓고 가시가 난 이 풀를 휴지 대신 사용하라고 했었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요즘들어 야생화박사급 수준에 오른 산객분이 무척 많아졌습니다. 수덩이는 관심을 기울여도 그 넘이 그 넘 같고해 아예 포기하고 삽니다. 그러나 잊어먹을래야 잊어먹을 수 없는 꽃이 딱 하나있습니다. 이름하야.... 며느리밥풀꽃. ^^ 그에 얽힌 전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도 비슷한 며느리밑씻개. 이 꽃이름도 그렇게 기억되길 기대합니다. 근데 며칠만 지나면 기냥 까묵어버릴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 ▲ 헬기장을 지나 이기대 순환도로를 가로 질러 나무계단길을 오릅니다. 산책 나온 주민들이 많아졌습니다. 장자산 중턱에 있는 체육시설을 지나 뒤돌아보니 백련사가 있었던 이기대 북단 끝 봉우리입니다. 좌측 8부능선으로 약수터로 가는 길이보입니다.
'개출입금지' 프랑카드를 본 수덩이. 아내에게 "나... 올라가도 되능거제?"
오늘은 목에 끼고 다니던 개고리를 풀고 왔습니다. 지나치는 분들이 개쳐다보듯 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ㅎㅎㅎ
▲ 장자산(장자봉)정상. 중앙에는 헬기장 표식이 있고 동쪽 끝자락에 `새천년 해맞이 기념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명한 날씨에는 대마도가 보인다했습니다. 태종대에서 대마도까지 거리는 53km가량, 맨눈으로 희미하게나마 보이니 겁나게 맑은 날씨입니다.
대마도가 보인 다음 날은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구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있습니다만 지나고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 좌 천마산 우 아미산, 감천고개.(줌 촬영)
▲ 200여m 높이에 불과한 장자산의 조망은 사통팔달, 막힘이 없습니다. 앞서 보았던 모습들을 포함해 태종대, 한국해양대가 있는 아치섬(공식명칭은 朝島, 일명 해골섬), 영도 봉래산. 서쪽으로 돌리면 송도 암남공원으로 가며 올랐던 천마산이 조망됩니다. 당연히 보일 것이라 예상한 오륙도는 이곳에서 보이질 않습니다.
▲ 장자산을 내려오면 큰고개 쉼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좌측 순환도를 따릅니다. 가로등 모양이 말해주듯 이 주변으로 반딧불이 관찰되는 곳인가봅니다. 참고로 태종대에서 매년 6월 중순경 영도구청에서 주관하는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합니다. 영도 주민들도 잘모르고 있는 정보입니다. 참고로 알아두시길.
▲ 완전히 철수한 줄 알았던 군부대의 일부가 아직도 주둔해 있습니다. 촬영금지. 초병이 보이지않는 곳에서 슬쩍. ^^
순환도로를 따라 30분도 넘게 걷습니다. 따가운 가을햇살에 서서히 지쳐져갈무렵 도로는 갈라집니다.
▲ 직진은 신선대 가는 길, 좌측 내림길은 오륙도 선착장. 이곳까지와 가까이서 오륙도를 보지않고 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도로로 내려서자 오륙도 SK아파트 공사현장. 현장입구에서 오륙도가 보이는 곳까지는 오르막 길. 그 길로 시내버스가 다닙니다. 급기야 아내는 뒤로 쳐지기 시작합니다. 신선대 갈림길에서 버스타고 올 것을 미안스러워집니다.
▲ 높은 곳인만큼 시원하게 튀이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오륙대는 일직선상의 위치라 두개의 섬으로만 보입니다. 우측은 아파트공사현장, 애써 외면합니다.
몸을 날려버릴 듯 세찬바람에 낮은 자세로 포카스를 맞추고 있는데 파인더로 시커먼 뭔가가 어린거려 놀라 뒤로 자파질뻔합니다. 소리소문없이 다가와 렌즈를 들여다 본 범인이 꼬리를 흔들고 있습니다. ㅋㅋㅋ...
▲ 당감동하면 화장막, 용호동은 문촌(문둥이촌). 송도아랫길하면 완월동 사창가, 감전동은 뽀뿌라마치. 텍사스골목 등.
당시에는 수학등식처럼 불려져왔다가 서서이 잊혀져가는 부산 동리의 이름들입니다.
이곳은 1978년 이전까지만해도 접근하기가 매우 부담스러운 금단의 땅과 같았습니다. 나병(한센병)환자들이 모여 산인 까닭입니다. 상당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들의 흔적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인근 공사장의 포크레인들이 몰려와 깕아먹어고 있어 조만간 사라져 버릴것입니다.
▲ 우삭도(방패섬과 솔섬)와 살짝 보이는 등대섬 우삭도에는 지금도 파도의 침식을 받아 너비 1m 정도의 해식동굴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데, 이 동굴 때문에 밀물 때는 우삭도를 이루는 방패섬과 솔섬이 분리되어 전체가 6개인 섬으로 보이고, 썰물 때는 다시 방패섬과 솔섬이 연결되어 5개의 섬으로 보이는 까닭으로 오륙도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 오륙도 선착장 전경입니다. 멀리 태종대와 조도, 그리고 영도가, 수많은 차량이 보이는 걸로 보면 이기대는 역시 물반 고기반? 이곳 선착장에서는 등대섬과 주변 방파재로 낚시꾼들을 실어주는 배가 오가고 있습니다.
▲ 재미있는 것은 이 6개 섬 이름의 유래입니다. 우삭도가 분리되었을 때 맨 먼저 보이는 방패섬은 바닷바람과 세찬 물결을 막아준다고 해서 그리 불린 것이며, 두 번째 솔섬은 소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독수리가 모여들었다고 해서 수리섬, 네 번째는 송곳처럼 생겼다고 해서 송곳섬. 굴섬은 섬 안에 굴이 있다고 해서 붙여졌고, 마지막 등대섬은 등대 때문에 그런 이름이 지어졌는데, 밭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생긴 모양이 꼭 밭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섬들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섬은 굴섬이며, 가장 작은 섬은 송곳섬입니다. 그런데 송곳 섬은 면적은 작아도 가장 높은 키를 자랑하며, 굴섬에는 굴의 천정에서 능히 한 사람의 음료수 구실을 할 정도의 청량수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 수덩이가 부산에 그토록 오래살면서도 오륙도를 이처럼 가까이서 바라본 적이 없습니다. 좀더 가깝게 보는 행운을 가지기 위해 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선착장에 보이는 경찰. 높은 풍랑로 더이상 운항을 중지한다며 낚시꾼을 내려준 후 빈배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다된밥에 재뿌린 형국, 허탈해집니다.
▲ 할수없이 선착장앞 안내판만 한 컷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 잠시 후 잡초제거중인 관리원을 만나 길을 여쭈어 도로를 버리고 공동묘지옆 산길로 오릅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공동묘지를 가끔 만나게되지만 여기만큼 규모가 디따 큰 공동묘지를 통과해보기는 처음입니다. 묘지의 형태도 외국영화에서나 등장하는 형태의 것이 대부분이라 기분이 묘해집니다. 귀신이 나와도 소복입은 처녀귀신이 아니라 길다란 송곳니로 목을 덥썩 깨무는 드라큐라같은 양넘 구씬이 나올것만 같은 분위기입니다. "마늘 같은 거... 들고 온거 옴냐?" ^^;;
오후 2시, 잘조성된 파평윤씨의 묘소를 마지막으로 묘지군들이 끝나고 유선정이라는 정자가 있는 체육공원에 올라섭니다.
체육공원 한켠에는 돌탑을 중간에 새워놓고 한곳은 해탑, 또 한쪽은 일탑?
▲ 해탑이 서있는 봉우리를 내리자 도로와 만나게 되고 신선대오르는 공원입구를 만납니다. 공원으로 오르는 길에서 오륙도는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 신선대(神仙臺,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29호)에 선 초소.
신선대 주변의 산세가 못을 둘러싼 용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이 일대를 용당(龍塘)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속설에 의하면, 신라 말 대문호인 최치원 선생이 신선이 되어 이곳에서 노닐었다 하며, 산 정상에 있는 무제등 이란 큰 바위에는 신선의 발자국과 신선이 탄 백마의 발자취가 있다는데서 지명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동래군지(東萊郡誌, 1937)』고적조에 신선대는 “군(郡)의 남쪽 30리 부산의 동쪽에 있으며, 산 정상에는 최천학(崔天學)의 무덤이 있고, 그 아래에는 오륙도가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오륙도는 한층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이 오륙도 근처에 재벌기업이 아파트를 짓느라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예전 짓뭉개진 손으로 닭과 오리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던 가엾은 한센병 환자들이 떠나간 바로 그 자리에서 말입니다.
▲ 오륙도는 오늘도 말없이 바다 위에 서서 인간 군상들의 어리석은 짓거리를 조롱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첫댓글 수덩이 부부가 부럽당...예빛님 감사요^^
수고하신 예빛님! 박수 ㅉㅉㅉㅉㅉㅉㅉ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