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를 먹는 고양이(문학선 시인선 4)서정임 시집저자서정임출판문학선 | 2020.11.5.페이지수136 | 사이즈 128*208mm판매가서적 9,000원
책소개
정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 가 출간되었다. 2006년 계간 《문학선》로 등단한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삶의 성찰이란 무엇인가’를 성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란 여행 아닌 나들이든 혹은 역사(驛舍)에 핀 꽃들이든 일상의 쇄말한 사상(事象) 모두를 글감으로 삼는다. 곧 시적 대상을 통해 자기 삶의 성찰을 행한다는 것인데, 서정임 시인의 대다수의 시가 그렇다. 상당수의 작품들이 시적 대상인 “너‘를, 곧 쇄말한 사상들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아니 발견한다기보다는 웅숭깊은 자아인식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삶의 성찰은 무겁지 않다. 따뜻하고 평온하다.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가 궁금해진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서정임
저자 : 서정임
시인 서정임 : 1962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2006년 계간 『문학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가 있으며 2020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제1부
모빌의 시간
높고 쓸쓸한 방
의문사
그물을 쓰다
샵티*를 생각하는 저녁
목련꽃 그늘
배롱나무에 손을 얹다
매미가 울었다
어둡고 환한 문장들
삼척에서
중독
혀
유물이, 유물이 되었다
먼 봄
저녁 바닷가의 모딜리아니들
제2부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
사라진 츄파춥스
미세먼지를 날리다
거리에는 참나리꽃들이 없다
사막의 엘리베이터
귀 없는 나무
파란대문집
우체국 옆 카페
뼈 없는 뼈
웃기는 짬뽕을 먹지 않았다
타임루프
반월역
고릴라
흐르는 동쪽으로 흐르는 머리를 감았다
뻘 생각
제3부
화접도(花蝶圖)
능소화가 피어나는 거리
꽃의 증명
낙엽은 농담처럼 떨어진다
밤의 맛
겨울 강
코를 잘랐다
포스트잇
검은 꽃
고비
침묵에 갇히다
품
보법
백수
떨켜
제4부
말의 흔적
먼 그늘 속, 환한 밥
스카이 감정
검은 비닐봉지에 대한 오류
소금창고
즐거운 감옥
사월
전철역에는 맨드라미가 핀다
원탁의 기사들
계절을 묻다
갈대의 분홍
혼잣말
폐점
지척
여수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
안개가 몰려왔다
집들이 지워진 창밖 모과나무를 휘감던 나팔꽃이 희미하게 떠있다
전화가 없다
매일아침 켜는 음악방송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처럼
어김없이 나에게 주파수를 맞추던 너의 음성이 없다
우리의 만남은 이토록 쉽사리 채널 돌릴 수 있는 가전제품 같은 것이었던가
고양이처럼 웅크린 내가 너를 음미한다
네가 남기고 간 바람을 생각한다
내 귓가에 주입되던 너의 노래는 이 사막 어느 한 구석에도 고정될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잠시 내민 손이었을 뿐
외면은 무한채널의 시작이다
온몸을 감싼 여운을 걷고 또 다른 너를 찾아 나아가는 일이다
고소해고소해 아몬드를 먹는다
너의 입맛에 길들여진 나를 지운다
하지만 쉽사리 걷히지 않는 우리의 온난화
서서히 안개가 걷힌 집들의 형체가 뚜렷해진다
또 다른 나무를 휘감아 오르고 있는 나팔꽃
저 새로운
너와 나의 길이 푸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