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별빛은 초롱해도
이밤이 다하면 질터인데
그리운 내 님은 어딜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터인데
손가락 마다 무영실 매어주던
곱디 고운 내님은 어딜갔나
별 사이로 맑은 달
구름 걷혀 나타나듯
고운 내님 웃는 얼굴
어둠 뚫고 나타나소
초롱한 저 별빛이 지기전에
구름 속 달님도 나오시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전에
그리운 내님도 돌아오소."
'봉숭아'를 작사하고 노래한 박은옥은 서울에서 태어난 포크 가수입니다.
남편이자 역시 가수인 정태춘과 듀엣곡을 많이 불렀습니다.
1979년 회상, 윙 윙 윙등으로 가수로 데뷔하였고 김민기, 양희은과 비교되는 음유시인이죠.
서정적인 분위기와 토속 노랫말 등으로 한국 포크음악의 전형으로 불립니다.
'봉숭아'를 작곡한 정태춘은 사회성 짙은 한국적 포크를 추구해온 가수, 시인, 싱어송라이터,
문화운동가, 사회운동가입니다.
서정성과 사회성을 모두 아우르는 노랫말을 직접 쓰고 이를 국악적 특색이 녹아 있는
자연스러운 음률에 실어서 작품을 발표하기 때문에 한국의 대표적인 음유시인으로 불립니다.
두사람은 1980년대와 90년대, 격동의 한국사회 억압과 모순을
노래로 저항한 민중 가객이자 사회운동가입니다.
70년대 포크가수의 계보를 이은 정태춘은 1979년 MBC 신인가수상,
TBC 방송가요대상 작사 부문상을 수상한 청춘스타이기도 합니다.
그의 노래는 서정성 짙은 시적표현으로 대중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습니다.
1980년 박은옥과 결혼 뒤 두 사람의 이름으로 함께 발표한 4집 ‘떠나가는 배/사랑하는 이에게’(1984)와
5집 ‘북한강에서’(1985)는 당시 100만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입니다.
정태춘 박은옥부부의 노래는 80년대를 기점으로,
특유한 색채를 지닌 대표적 민중 가수로 사랑 받기 시작합니다.
이 들 곡중' 북한강에서'는 2009년 계간 시인세계를 통해 진행되었던 시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에서 3위를 차지했으며, '시인의 마을', '떠나가는 배', '탁발승의 새벽노래' ,
'봉숭아' 역시 시인들의 손에 꼽히며,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가수로 선정되었습니다.
'봉숭아' 노래는 참 특이한 노래입니다.
곡과 멜로디와 가사가 매우 아름답죠.
동요 같기도 하고,
가곡 같기도 하고,
발라드 같기도 하고,
민요 같기도 하고...
'봉숭아'
언뜻 언뜻 푸른 하늘이 보이는 날 오후 봉숭아 꽃잎을 찬찬히 살펴보며
그 옛날 봉숭아의 추억을 떠올려 보세요. 여자 아이라면 대부분 어렸을 적에 봉숭아 꽃잎으로
손톱에 물을 들여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첫눈이 올 때까지 꽃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옛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지요.
봉숭아는 봉선화(鳳仙花)로도 불리는데 국어사전은 둘 다를 표준어로 삼고있습니다.
봉숭아는 옛날부터 집의 울타리 밑 (울밑)이나 장독대 옆, 밭 둘레에 많이 심었습니다.
조상들은 봉숭아를 심어놓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뱀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 또한 막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불렀죠.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트브영상의 제목 우측의 "V" 를 꼬옥 누르시고 곡 해설과 함께 감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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