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7일(화) 잠언 25:18-28 찬송 311장
18. 자기의 이웃을 쳐서 거짓 증거하는 사람은 방망이요 칼이요 뾰족한 화살이니라
19. 환난 날에 진실하지 못한 자를 의뢰하는 것은 부러진 이와 위골된 발 같으니라
20.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 같고 소다 위에 식초를 부음 같으니라
21.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음식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게 하라
22. 그리 하는 것은 핀 숯을 그의 머리에 놓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 네게 갚아 주시리라
23. 북풍이 비를 일으킴 같이 참소하는 혀는 사람의 얼굴에 분을 일으키느니라
24.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나으니라
25. 먼 땅에서 오는 좋은 기별은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와 같으니라
26. 의인이 악인 앞에 굴복하는 것은 우물이 흐려짐과 샘이 더러워짐과 같으니라
27. 꿀을 많이 먹는 것이 좋지 못하고 자기의 영예를 구하는 것이 헛되니라
28. 자기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개역 개정)
20절)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 같고 소다 위에 식초를 부음 같으니라」
여기서 ‘옷을 벗음’이란 표현은 원문상 ‘옷을 벗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말한다.
또 ‘소다’란 고대에 세척제로 쓰이던 것으로
오늘날에는 질산칼륨이나 탄산소다로 알려진 물질인데
여기에 강한 산성인 식초를 부으면 거품과 함께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처럼 노래가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마음이 상한 자 앞에서 부르게 된다면
오히려 추위 속에 떠는 자의 옷을 벗기고 소다 위에 초를 붓는 것처럼
그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분노만 일으키게 될 것이다.
때문에 본절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때와 상황에 맞지 않으면
도리어 역효과를 일으키므로 항상 상황에 대한 분명한 파악과
상대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함을 교훈한다.
일례로 윌리암 클라크의 저서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하숙집을 운영하는 한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녀는 매우 자상해서
자신의 집에 묵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파이를 구워 대접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그런데 어느 날 얌전한 한 청년이 들어왔다.
그리하여 그녀는 여느 때처럼 정성껏 파이를 구워 그 청년에게 대접하려 했다.
하지만 파이가 몸에 잘 안 맞았던 그는 파이를 한사코 사양했다.
하지만 너무도 친절하게 거듭 권하는 그녀의 정성을 무시할 수 없었던
그 청년은 이를 먹고 그날 밤 소화불량으로 죽고 말았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의 제목이 재미있다.
곧 ‘친절로 사람을 죽이다(Killing with kindness)’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이는 단지 코믹한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흔히 일어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즉 의도는 좋지만 이렇게 상황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으로
역효과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성도나 교역자 가운데에도 생각 없이
성경 말씀을 마구 적용함으로써 오히려 상처를 더해 주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어떤 분은 어려운 일을 당해 상심해 있는 교우를
위로한답시고 찾아가 자기가 받은 축복만 열심히 늘어놓는다.
또 어떤 교역자는 문제를 당해 근심 속에 있는 성도를 향해
무조건 믿음이 없다고 다그치며 죄가 있어서 심판을 받은 것이니
회개하라는 말만 거듭한다.
그런가 하면 복음을 전한다고 업무로 지친 사람들로 가득 찬 저녁,
지하철을 휘젓고 다니며 험상궃은 표정과 함께 거친 쇳소리로
‘예수 안 믿으면 다 지옥불에 떨어진다’는 말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각 사람에 대한 성령의 은사가 다르듯
각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 또한 다르다.
그런즉 우리는 모든 사람의 형편과 상황이 한결같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문제를 만나 근심하는 이웃에게 자기가 받은 축복을 늘어 놓는다든지
혹은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을 향해 나는 예수 믿고 부활을 믿었더니
죽음도 무섭지 않고 슬프지 않은데 너희는 어찌 그리 믿음이 없느냐고
다그치는 등의 무지한 행동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같은 경치도 보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 인간의 심리하는 점을 기억하며
복음을 전할 때에도 때와 상황을 고려하는 세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한 영혼이라도 더 얻기 위해 이방인에게는 이방인처럼,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행동했던 사도 바울과 같이(고전9:20-22)
항상 때와 상황에 맞게 복음을 전함으로써
더 많은 영혼에게 하늘의 빛과 진리를 밝게 비추는 자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 (잠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