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살자! 코스트코 입점, 안돼! 안돼!
사업자등록증을 불태우는 소상공인의 심정을 아는가?
지난 12월 13일 오후 순천시청 앞에서는 중소상인들에게는 제 몸같과 같은 사업자등록증과 코스트코 상표를 불태우는 상징의식이 진행되었다.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코스트코 입점 반대 광양만권 범시민대책위원회’ 주최의 집회 마지막 순서였던 것이다.
중소상인들에게 사업자등록증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어쩌면 평생 모은 돈으로 장사하며 넉넉하지는 않지만 여생을 보내게 될 동반자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아직도 어린 자녀와 대학생자녀를 위한 교육비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먹고 살기 팍팍하지만 조그마한 가게라도 있어 겨우 하루하루 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존개가 아니었을까?
그런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제 손으로 불사르는 중소상인들의 마음을 오로지 돈벌이에만 눈이 먼 (주)에코밸리와 모기업인 (주)중흥건설은 알 턱이 없을 것이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대형할인매장 누구를 위한 것인가?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입점 소식이 알려진 이후 입점을 반대하는 지역민의 목소리는 높아만 가고 있다. 단순히 중소상공인의 생존권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장채을 소장(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은 “인구 27만 순천에 대형마트가 무려 6개로 이미 포화상태이고, 순천의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은 대형할인매장으로 인해 이미 잠식되고 있다.”며 더 이상의 대형마트는 안된다고 말한다. 특히 “2011년 순천지역 6개 대형할인매장 매출액은 2,245억원으로 순천시 한해 예산의 32%에 달하지만, 대형할인매장의 순이익 수백억원은 지역에서 돌지 않고 대부분 본사로 빨려들어간다.”며 지역의 자본이 유출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순천시민의 자존심을 걸고 코스트코 입점을 막아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코스트코 입점 소식으로 인한 중소상공인들의 위기의식은 더말할 나위도 없다. 000 공동대표(원도심상인연합회 회장, 대책위 사무국장)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우리같은 중소상공인은 죽으라는 말이냐? 신대지구가 공공개발을 해야지, 중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다 망하게 만드는 대형할인매장을 들이는 것은 누구 좋으라고 하는 행태냐?”며 울분을 토하며 “신대지구 공공개발사업 시행사인 (주)에코밸리와 모기업은 중흥건설이 코스트코와의 추악한 거래를 당장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코스트코 입점반대 한 목소리 높아
코스트코 입점반대에 대해 전남동부권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2월 5일 전남동부지역 8개 시군의회(순천,여수,광양,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 의장단이 ‘코스트코 입점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6일 순천시의회 결의안 채택, 21일 여수시의회 결의문 채택 등 코스트코 입점 반대에 대해 공동행보를 취하고 있다.
특히 순천시는 12월 9일 (주)에코밸리에 ‘코스트코에 입점 부지를 매각하지 마라’는 공문을 발송하였고 조충훈 순천시장 역시 1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코스트코 입점 반대를 위해 공직자로서 못할 짓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행정소송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며 "광양경제자유구역청에 대형마트 등록을 안받아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 인허가를 거부해야
순천 신대지구는 광양만권의 미래를 위해 조성되는 배후도시로 신대지구 개발사업은 부동산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고 당연히 공익이 우선되는 공공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광양경제자유구역청에 있다. 코스트코 건축허가권자는 관할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며 대규모 점포등록은 순천시에 있다. 누구보다도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의 책임이 커지는 대목이다.
중흥건설이 신대지구 아파트 분양율을 위해 코스트코 입점을 적극 추진한다는 항간의 의혹이 떠도는 가운데 (주)에코밸리와 코스트코간의 부지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순천시의회 ‘신대배후단지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석 의원은 "12월 12일부터 에코밸리측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매계약이 끝난것 처럼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며 “비밀리에 진행되는 토지거래는 있을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트코와 에코벨리의 계약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의 건축인허가를 조건으로 한 매매계약"이라며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 인허가를 거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살자, 중흥건설과 (주)에코밸리는 정신차려야
‘코스트코 입점 반대 광양만권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주)에코밸리 앞에서 진행한 무기한 천막농성장을 접고, 12월 27일부터 순천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도시서민과 중소상공인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순천시의 적극적인 노력을 바라면 겨울 찬 바람속에서도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제발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잘 먹고 잘 살자는 것도 아니고 동네 슈퍼도 망하지 않게 상생하는 순천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중앙동 소상공인의 외침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지역민의 소박한 꿈을 짓밟아버리려고 하는 중흥건설과 (주)에코밸리는 지금이라도 정신차려야 한다. 공공개발이 아니라 사익을 위해 신대지구가 개발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행정을 펼치는데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순천시민들의 더 큰 반발에 부딪히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민행복시대를 외치던 후보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마당에 ‘인구 30만명 이하 중소도시에 대형마트 출점이 금지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이 내년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한 인구 27만 순천시민 행복시대에 역행하는 첫 단추인 코스트코 입점이 물건너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 순천시민기자 / 김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