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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간호사’라고 하면 으레 여자로 생각해왔고 지금도 여자를 먼저 떠올린다. 전통적으로 간호사는 여성들의 고유직종으로 인정받아 온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병원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일지라도 병원에 남자 간호사가 있다는 자체를 모르거나 환자운반 등 병원의 자질구레한 일을 도와주는 남자보조원 정도를 남자 간호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남자들도 간호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36년의 일이다. 당시 경성요양병원 부설 간호원 양성소(서울위생병원 간호학교, 삼육간호보건대학 전신)에서 간호원(당시 명칭) 양성을 시작하면서 남녀를 굳이 구분하지 않고 교육생을 모집해서 이뤄진 일이다. 당시 사정으로는 획기적인 조치가 아닐 수 없었다. 요즘에도 남학생을 뽑지 않는 간호교육기관이 있다는 사실에 비추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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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남자간호사 국시 수석합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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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간호원양성소에서 배출한 첫 남자 졸업생은 오봉명(작고)이라는 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당시 남자졸업생은 여자 졸업생과 달리 간호원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때부터 1972년까지 배출된 남자 간호사 숫자가 20여 명에 이르지만 이들 대부분은 간호학교를 마쳤음에도 무자격 간호사로서 병원 등지에서 제한된 간호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다가 1972년에 와서야 서울위생병원 간호학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남자 간호사들도 비로소 보건사회부로부터 정규 간호사 면허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되었다. 남자로서 최초의 간호사 면허소지자의 영예를 얻은 이는 서울위생병원 간호학교 출신 장검현씨였다. 장씨는 1972년 3월 19일에 있었던 제12회 전국간호사 국가시험에서 남자로서는 처음으로 간호사 면허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2,591명의 응시자 중 남자는 단 4명뿐이었는데 그 속에서 합격만 됐어도 화제였을 터인데 장씨는 수많은 여자 간호사 지망생들을 물리치고 수석합격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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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요양병원 간호원양성소 교육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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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제 간호교육기관 중 서울위생병원 간호학교가 최초를 남학생을 받아들인 것에 비해 4년제로서는 삼육대학교가 처음으로 남학생에게 문호를 열었다. 삼육대 간호학과는1974년에 남자 신입생을 모집해 1978년 첫 남자 간호학사를 배출했다. 1968년에는 연세대에서 남녀 구분없이 간호학생을 모집한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응시자 8명 전원이 탈락했다. 연세대는 1980년에 와서 남학생 1명이 입학했다. 삼육대에 이어 두 번째로 남자 간호사를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 간호학과다. 서울대 간호학과는 1977년에 1명의 남학생이 처음으로 입학해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5년 뒤에 남자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위생병원 다음으로 남자 입학생을 받아들인 학교는 제주간호보건전문대학(현 제주한라대학)이다. 이 학교가 개교 되면서 남학생이 대거 입학하고 사회적 인식이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제주간호보건대학은 1969년부터 남학생을 모집, 1972년에 첫 졸업생을 내면서 올 2월까지 111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국내 최다 남자 간호사 배출기관이 되었다. 수적으로는 김천간호전문대학(현 김천과학대)도 적지 않은 남자 간호사를 배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삼육간호보건대학, 제주한라대학, 김천과학대학등 3개교가 남자 간호사의 역사를 이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삼육대, 한양대, 전북대 등 4년제 대학과 경주, 춘해, 신일, 춘천, 동우, 서울보건대학 등 3년제 대학에서도 꾸준히 남자졸업생을 배출, 간호계의 일꾼을 발굴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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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개 학교에서 남학생 모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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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남학생 모집으로부터 67년이 지난 2003년 현재 남자 간호대학생의 현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간호교육기관 졸업생 현황에 따르면 최근(2002년) 전체 졸업생(11,097명)중 남학생(94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0.85%(4년제 8명 0.34%, 3년제 86명 0.98%)이다. 이는 5년 전(8명)과 10년 전(5명) 0.08%에 비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또 이는 가장 졸업생이 많았던 2001년(45명, 041%) 보다도 2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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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교육기관 중 남녀 구분없이 학생을 모집하는 곳은 전체 기관의 66%에 해당하는 74개 학교에 달한다. 남학생 모집학교 재학생(휴학생 279명 포함)수는 총 961명이며,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는 101명에 이른다. 이들이 거의 대부분 간호사 면허시험에 합격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년 남자간호사가 최소 100명 이상 탄생한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반면 전체 113개 기관 중 5개 여학교를 제외한 대학(교) 중 단 1명의 남학생도 존재하지 않는 학교는 34개교(3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003년 8월 남자간호학생협의회 자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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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부터 본격 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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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나라 전체 남자간호사의 수는 얼마나 될까? 2003년 현재 보건복지부에 등록되어있는 면허자 수는 000명(이중 대한간호협회원은 168명)이다. 전체 간호사 수(19만명)의 00%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직까지 수적으로는 아주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배출된 남자간호사들은 어디서 어떤 일을 했을까? 우리나라에서 남자 간호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반부터라고 할 수 있으며, 1970년대 후반에는 중동 건설현장에서 해외근로자들의 건강관리와 국가 경제발전의 일익을 담당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각 전문분야별로 진출해 현재 20여 개 분야에서 간호의 직업적 전문화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의 경우 남자간호사는 그리 신기한 존재도 못되고 호기심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 숫자상으로 워낙 많을 뿐만 아니라 간호행정이나 교육, 임상, 등 각 분야에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989년 서울에서 개최된 ICN 총회에도 대거 참석했었다. 특히 세계 간호사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이 총회에서 오랫동안 영국간호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해온 트레버 클레이씨가 당당히 제1부회장으로 피선돼 남자간호사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국내 남자간호사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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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간호사회 주축 이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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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남자 간호사들이 여자간호사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활발한 활동을 펴온 이들이 상당수 있다. 우리나라 남자 간호사의 대부격이라 할 수 있는 조상문씨는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 한 후 국내에 다시 돌아와 서울위생병원 간호학교장을 지내며 간호교육 발전에 많은 공적을 남겼다. 특히 그는 1972년부터 1977년까지 대한간호협회 이사를 활동하면서 법제위원장과 학술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마취간호 분야에서는 남자 간호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마취간호사회 회장을 여러 번 지낸 김태민씨는 세계마취간호협회 이사가 되는 영광을 누렸으며, 현동수씨는 김태민씨에 이어 남자간호사로서 마취간호사회를 이끌어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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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보건진료원, 간호장교 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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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사정은 어떠한가? 정확한 활동 남자간호사의 수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전체 남자 면허자의 30% 정도인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자 간호사 중에는 임상간호사가 196명(2001년 대한간호협회 자료)으로 단연 가장 많다. 그 중에서도 마취간호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 앞서 언급한 마취간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태민씨는 임상을 거쳐 제주한라대학 응급구조과 학과장으로 후학을 기르는데 열중하고 있다. 또 현동수씨는 서울아산병원에 머물면서 회복실 과장으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임상의 남자간호사들은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인공신장실, 정형외과, 비뇨기과, 정신과, 중앙공급실, 폐.식도분과, 혈관심장분과 등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헬기이송을 담당하는 국내 유일의 플라이트 간호사도 있다. 물론 병동이나 외래 간호사도 있다. 임상 남자간호사들이 근무하는 기관은 서울대병원, 보훈병원, 경찰병원, 시립병원 등 국공립병원을 비롯,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등 일반사립종합병원, 의원 등에도 포진해 있다. 이밖에 종합병원의 관리부서나 의무기록실 등에서 행정업무를 보거나 의원급에서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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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원장, 부학장도 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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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다음으로 많은 남자간호사들이 포진해 있는 분야는 다음은 보건진료원과 간호장교 순이다. 보건진료원은 의료기관이 없는 농어촌 벽.어지에서 보건진료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주민들의 건강관리 업무를 도맡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으로 작용해 한 때 30까지 육박하기도 했었다. 군 간호장교도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국방부는 매년 5명 정도의 남자 간호장교를 모집하고 있는데 간호장교(소위)로 임관해 군대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남자간호사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그 외에 남자 간호사 중에는 교정간호사, 보건진료원, 교수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간호사도 있으며, 남자간호사들은 시청 등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에서 보건 업무를 보거나 보건연구소 등에서 연구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남자 간호사들의 활동범위는 수에 비해 무척 다양하다. 임상에서는 부원장까지, 교육현장(대학)에서는 전문대학 부학장까지 나아간 이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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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간호사 중에는 아예 의사로 전향한 이들도 있다. 최초의 남자간호사(면허취득자)로 기록된 장검현씨는 위생병원에서 2년 정도 임상간호사로 근무하다 필리핀 유학을 다녀온 뒤 의사시험에 합격, 부산에서 소아과 의원을 개원했다. 이외에도 의료인의 길을 계속 가되 치과, 일반외과 등의 의사로 방향을 바꾼 이가 5명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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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간호사 수요 계속 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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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간호사들을 필요로 하는 기관, 분야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 숫자상으로 이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인식 또한 예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 추이로 봐서 앞으로 남자간호사에 대한 사회인식이 보편화되어감에 따라 간호학생수도 큰 폭 증가할 것이며, 졸업생 수도 이에 발맞춰 늘어날 것 같다. 이에 따라 남자간호사의 활동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이 자명하다. 미국 등 서구사회와 같이 우리나라 남자간호사들도 여자간호사들과 함께 보건의료계 발전을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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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박종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