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김완
크리스마스이브 성긴 눈발 날리는
송정 시장 안 시민국밥집 훈훈하다
콩나물국밥에 선지 한 덩이 넣어
누군가의 안부를 물으며 달게 먹는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눈 내리는 장터
싱싱한 제주 레드향과 딸기를 산다
깎아달라는 하소연에 청과물 가게 아짐
이천 원을 깎아준다 따순 인정이다
뇌 수술로 인해 파르스미 깎인 짧은 머리
부숭부숭한 얼굴과 조금 멋쩍은 웃음
잠깐씩 빠져드는 옛 추억의 희열도 깜박거린다
육체와 영혼은 떼어낼 수 없는 한 몸이다
"십이월 이런 날 남광주 시장 어디 대폿집에라도 오종종 모여 앉아 낮술 마시면 얼마나 사기가 오르고 좋을까. 해 바뀌기 전에 소주 한잔하자는 말은 얼마나 건강한 일상의 인사였던가? 나는 휠체어 신세를 잠시 잊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또 하루치의 은혜를 받은 이 별에서 좋은 사람들과 더 살다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재활치료 열심히 하여 꽃 피는 봄날
좋은 곳에서 왁자지껄 모여 식사하자는 말
누구에게나 축복 같던 한 생도 저물고
언젠가 우리 모두에게 저녁은 도착할 것이다
*주영국 시인이 페이스 북에 쓴 글에서 발췌함
첫댓글 발췌하다 拔萃하다 [발췌하다]
동사 책,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내다.
고통받는 자는 홀로 아프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존재 그 자체로 인정받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