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스타골든벨 하차에 열받은 사람 많다. 며칠째 언론과 인터넷은 김제동을 쫓아낸 KBS를 성토하는데 시간도 힘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타골든벨 마지막 녹화를 마친 후 김제동이 마치 방송계를 떠날 듯한 뉘앙스가 전해졌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아마도 부진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아래 일밤) 두 코너 중 하나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제동의 파일럿 프로그램 오마이텐트(아래 텐트)가 이번주 금요일 밤 11시 35분에 방영된다. 텐트는 토크와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캠핑 트크멘터리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고 있어 일단 기획의 신선도는 높아보인다.

오빠밴드 폐지 소식과 함께 일밤 시청자 게시판에 오른 소식 중 하나이나 그때만 해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오빠밴드 폐지반대에 놀란 일밤 제작진에서 머뭇거리는 것인지 놀랍게도 김제동의 텐트는 별다른 홍보도 없다. 게다가 스타골든벨 하차 이후 신규 방송에 대한 언급도 없고, 소극장 토코쇼를 하겠다는 소식을 미루어보면 이조차도 파일럿에 그치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아예 없다시피 한 홍보로 방송 정보가 극히 적은 탓에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평소 등산마니아인 김제동이 스스로 첫번째 게스트로 출연하여 현지 캠핑족과 즉석 토크를 나눈다. 스스로 MC이자 게스트로 1인 2역을 할 텐트는 김제동의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다큐적 톤을 동원해 차분하게 풀어나간다. 그가 말아먹었던(?) 프로그램들 속 이야기, 그가 직접 노래까지 부르며 들려주는 가수 고 김광석 이야기 등을 통해 전국민이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국민MC 김제동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디든 그가 있는 곳에 먹구름이 낀다고 유재석이 제동상조란 별명을 붙여주었던 김제동은 웃고 시작했던 화제도 심각하게 끝맺는다고 한다. 그런 면이 밑도 끝도 없이 웃음만 끌어내려는 요즘 예능 트렌드에는 맞지 않음에 기초한 텐트 속 김제동이 어떻게 잃었던 언어재담꾼으로서 부활할지 흥미롭다.
김제동은 녹화 당시로는 생각지도 않았을 자신의 가까운 미래를 예측이라도 한듯이 두 시간 반 가량 소요되는 강원도 홍천의 비포장도로에서 파일럿 방송을 끝맺는다. 방송은 물론 여행책자에도 소개되지 않아 우체부와 마을 토박이들만 안다는 외딴길에서 김제동이 만난 자신도 몰랐을 미래가 그림자처럼 동행했던 것 같다.
결국 이런 포맷을 통해 억지 개인기, 과장된 웃음에 가려진 스타들의 진한 속사정을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청양고추를 순창고추장에 찍어 먹듯 최강 자극을 추구하는 요즘 예능 트렌드에 허를 찌르고자는 기획에 대해 시청자들이 즉각 호감을 표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대여섯의 게스트도 모자라 이제는 24명까지 게스트가 늘어나는 정신 사나운 토크에 묻힌 스타와 진솔한 여행을 통해 속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현재 김제동이 출연하는 일밤 노다지가 최악의 부진 속에 시도되는 텐트가 김제동과 침체 일로의 MBC 예능의 돌파구가 되어줄 지 궁금하다. 최근 무한도전, 패밀리가 떳다의 난공불락이 무너지고 있으며, 극단적인 웃음을 비켜간 천하무적야구단, 오빠밴드 등에 대한 반향도 있어 조심스레 희망을 가져봐도 좋을 듯 싶다.
첫댓글 참으로 무서운 정권이여! 이렇게 까지 해야만 할까? 뭐가 부족해서 조그마한 것까지 지 맘대로일까? 이런 정권의 지지자들은 머리와 가슴에 무얼 들여 놓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