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시대가 막을 내리는가.'
흔히 '농구'하면 당연히 센터가 연상된다. 큰 덩치의 장신 센터가 골밑에 버티며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덩크를 꽂아대는 장면은 농구의 백미다.
그러나 미국 프로농구(NBA)에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9개 NBA팀 가운데 센터가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지난 시즌 MVP인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이 버티고 있는 LA 레이커스 뿐이다. 그러나 오닐마저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팀 1위'를 빼앗길 위기에 빠져있다.
포지션별로 팀 득점 리더를 살펴보면 슈팅 가드가 10명으로 가장 많고, 포인트가드가 5명, 파워 포워드가 9명, 스몰 포워드가 4명이다. 또한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 17명중에도 센터는 오닐 뿐이다. 다른 센터는 득점 랭킹 40위권 밑에서 허덕이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득점왕 쟁탈전은 센터들의 독무대였다. 94∼95시즌에는 오닐(29.3점·올랜도 매직), 아킴 올라주원(27.8점·휴스턴 로케츠), 데이비드 로빈슨(27.6·샌안토니오 스퍼스) 등 빼어난 센터들이 득점 랭킹 톱3를 독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 게임당 10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센터가 단 5명에 그칠 만큼 센터의 공격력이 약화됐다.
이런 현상이 벌이지는 이유는 공격 패턴의 변화와 뛰어난 센터가 점점 사라지고 단신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했기 때문. 게다가 속공을 잘하고, 시원한 중-장거리포를 꽂아대는 선수들이 인기다. 야투 성골률이 떨어지고 스피드가 뒤지는 센터들이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또 올라주원, 패트릭 유잉(시애틀 슈퍼소닉스), 데이비드 로빈슨 등 명센터들이 하루가 다르게 노쇄해지고, 릭 스미스(전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은퇴, 알론조 모닝(마이애미 히트)은 신장 이상으로 뛰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센터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