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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13
씬1. 낙랑국, 왕검성 일각 형장
‘大逆罪人瑁陽惠之刑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인다.
(자막) 대역죄인 모양혜 형장
떡 장수, 잔술 장수, 벌써 모여든 구경꾼들로 북새통이다.
영호장원의 소요를 막기 위해 배치된 군사들 있고.
낙양에서 불러온 도형수(刀刑殊), 칼을 들고 춤을 추며 몸 푸는.
씬2. 낙랑국, 왕검성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동고비와 함께 화장품과 모양혜의 옷을 준비하고 있다.
모양혜, 비단수건으로 얼굴과 목을 닦으며 욕실에서 나온다.
모하소, 동고비의 도움을 얻어 모양혜를 화장시키고 있다.
모양혜 : 어~ 시원하다. 어쩌나, 목욕통에 때 기름을 발라 놔서?
모하소 : (미소) 달리 필요하신 건..?
모양혜 : (옷을 보며) 화장이나 자네처럼 멋지게 해주지.
우리 장군 만나러 가는 길. 꽃단장은 못해도 분칠은 하고 가야지. (앉는다)
동고비 : 제가 하겠습니다.
모하소 : 내가 하마. (빗을 들고 모양혜의 머리를 빗기는)
모양혜 : 머리카락은 싹- 올려 빗겨주게. 목이 시원해야 도형수 놈 단칼에 잘 베줄꺼 아닌가. 하하-
모하소 : .. (측은하게 본다)
씬3. 낙랑국, 왕검성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단장을 하고 있다. 치소, 가채를 얹어 머리 빗기는.
라희, 그 옆에.
라희 : 꼭, 나까지 가야 해요? 외숙모 죽는게 뭔 구경거리라구요!
왕자실 : 잔인하다·끔찍하다, 눈 감는 척 하다. 샛눈 뜨고 보는 게 사람이다. 이쁘고 좋은 것만 구경거린 아니지.
치소 : 형장이 바글바글할 껄요. 베보자기에 밥 덩어리 싸들고, 백리길 걸어온 인간들두 많아요.
라희 : 으잇! (치소를 흘겨보고) 난 안가요.
왕자실 : 이미 라희 넌, 볼꼴·못볼꼴 다 봤는데 어찌 그리 담대하질 못해?
라희 : 큰외삼촌 얘긴 하지 마세요! 잊고프니까.
왕자실 : 피 보는 일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라희 : 싫어요.
왕자실 : 왕이란 그런 것이야. 반은 폭군, 반은 인자한 성군. 반은 피, 반은 자애.
백성이 두려워하지 않는 왕은, 권좌를 지킬 수가 없지.. 더더군다나 너는 여자다. 우습게 보여선 결코 안된다.
라희 : ..
왕자실 : 형제 없는 걸 다행으로 알아라.
라희 : 엄마 딸, 자명이가 살아 있다면요..?
왕자실 : 누가 그런 쓸데없는 소릴 하더냐! 그 아인 죽었다!
씬4 낙랑국, 왕검성 현덕문(玄德門/왕검성 남문) 앞
흰 깃발을 든 영호장원의 가신들, 왕굉과 모양혜의 관을 어깨에 메고 온다.
그 뒤로, 수레에 멍석이 잔뜩 실려 있다.
관 뒤에 상복차림의 왕홀과 도찰을 비롯한 가신과 종복들이 서있다.
마조 : (왕홀에게) 어째서 관이 두 갭니까?
왕홀 : 이건 우리 형수님 모셔갈 거고. (옥관을 보며) 형님 시신도 모시고 왔어.
그대들이 형수님을 어찌 죽이는지, 직접 보셔야할 것 같아서.
마조 : .. (도찰을 보며, 뒤 수레의 멍석을 가리키며) 저것들은 다 뭐요?
도찰 : 우리 관이다! 주군 잃어, 대부인 잃어! 뭔 면목으로 살아가리! 우리 모두 형장서 혀 물고 죽을 것이야!
멍석에라도 부끄런 몸뚱아리 둘둘 말아야지!
최리와 호위무사들 말을 타고 달려온다.
마조와 군인들, 최리를 발견하고 일제히 무릎 꿇고 “폐하!” 인사하고.
왕홀, 최리를 본다.
왕홀 : 매형.. (하다가) 폐하... (읍한다)
최리 : (말에서 뛰어내리고, 왕홀의 손을 잡는다) 많이 컸구나.
씬5. 낙랑국, 왕검성 일각 형장
북소리가 둥둥- 울려 퍼진다.
왕의 일산이 펼쳐져 있고. 최리와 왕자실, 라희, 앉아 있다.
한쪽에 왕홀을 비롯한 영호장원 가신들, 관을 놓고 있다.
왕자실, 왕홀과 눈이 마주친다. ‘홀아..’ 다정하게 입모양으로 부르며 손짓하는 왕자실.
왕홀, 왕자실을 서운한 듯 보다 외면한다.
왕자실 : ..
부달과 도찰, 항쇄와 요를 목과 두 손발에 건채 꿇어 앉혀져 있다.
이윽고, 모양혜가 도착한다.
사람들, “영호장원 마님이다!!” 웅성거림이 일어난다.
연에서 함께 내리는 모하소와 모양혜. 군사들 그 뒤를 따르는.
왕자실 : 흥.. (모하소를 보며) 저렇게까지 좋은 왕빈척, 백성들에게 잘 보이고플까.
씬6. 동, 모하소 있는 곳
모하소, 모양혜와 함께 걸어온다. 뒤따르는 동고비와 호위군사들.
모양혜 : 여기서부턴 나 혼자 갈 길이구만..
모하소 : 남기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모양혜 : 내 목 좀 예쁘게 꿰매주게. 우리 장군 놀라지 않도록.
동고비 : .. (끔찍한 듯, 인상 찌푸리며 자기 목 만져보고)
모하소 : ..
모양혜 : 내 무덤에 애꿎은 시비년들 같이 처 묻지 못하도록 해주게.
순장이고 나발이고. 어느 뼈다귄지 모를 년들, 우르르- 나오면 우리 장군 누가 마누란지 헷갈리실라~ 하하- (웃는다)
모하소 : 아랫것들 목숨을 놓아주시니, 태대부인 은혜가 크옵니다..
모양혜 : 내 신세를 졌으니, 그대에게 한 가지 일러주고 가지.
모하소 : 예?
모양혜 : (왕자실을 노려 본 다음) 저것을 믿지 말게. 자실이 년한테서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되네.
모하소 : (왕자실을 본다) ..
왕자실 : .. (둘이 무슨 말을 했을까? 하는 시선으로 모하소를 본다)
모양혜 : 퉤! (왕자실을 향해 침 한 번 뱉고, 모하소의 손을 한번 잡았다 놓는)
모하소 : .. (모양혜에게 읍한다)
모양혜가 형장 중앙으로 걸어 나오자 왕홀과 영호장원 가신들, “형수님!!/대부인 마님!!”하며 부복하고 운다.
(왕홀은 부복하지 않는다)
모양혜 : 시끄럽다!! 우리 장군께 가는 경사스런 날, 어느 놈이 울고 지랄이냐!!
왕홀 : .. (겁이 나서 찔끔)
씬7. 동 장소 (시간경과)
류지, 양피지에 쓰인 영호장원 가신들의 죄목을 읽는다.
류지 : 차후마마를 시해하려 하였으니, 대역죄요. 대화재를 일으켜 애꿎은 백성에 목숨을 서른이나 빼앗았으니 살인죄요!
민심을 동요시켰으니 모반죄라! 비록 뒤에 두 죄는 고의가 아니었다하나 정상 참작에 여지가 없다!
사람들 : .. (숨죽여 듣는다)
류지 : 탁치·부달은 그 죄를 물어 요참하고!! 모씨부인은 기시한다!! 도형수는 즉시 시행하라!!!
도형수, 칼을 들고 나온다.
왕홀, 찌푸리며 그 모습을 본다.
최리, 왕홀을 바라본다.
왕홀 : .. (최리에게 싫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최리 : .. (강한 눈빛으로 본다)
도형수, 칼을 가지고 장난치며 겁을 준다.
부달 : 까불지 말고, 바로 잘라라!!
모양혜 : 홀아!!! 왕홀!!!
왕홀 : 예... 형수님.
모양혜 : 야 이놈아!! 질질 짜지만 말구 두 눈 똑바로 보고, 반드시 이 원한을 갚아야 한다!!
왕홀 : .. (왕자실을 보다, 최리에게로 시선 옮긴다)
최리 : .. (왕홀을 간곡한 시선으로 본다)
(플래시) 왕검성, 남문 떨어진 곳
최리, 왕홀에게 간곡하게 부탁한다.
최리 : 형수님이 죽는 것을 두고 보려느냐?
왕홀 : 죽어두 그것만은 못하겠어요..
최리 : 네겐 어머니 같은 분이다. 핏덩이 때부터 널 길러주셨거늘..
왕홀 : 그러니 못한다구요.. 어머니잖아요, 저한테 형수님은..
도형수, 모양혜의 옆으로 가 칼을 놀린다.
왕홀, 앞으로 나오며 소리친다.
왕홀 : 도형수는 멈춰요!!
왕자실 : (본다)
하호개 : 영호장원 도련님은 어찌 형 집행을 방해하십니까!
왕홀 : 아무두 제 허락 없인 형수님을 죽일 수 없습니다!
류지 : 누구도 국법을 어길 수 없습니다.
왕홀 : 아내가 지은 죄는 오직 남편만이 청원할 수 있는 일! 형수님은 지금부터 제 부인입니다!!!
왕자실 : (벌떡- 일어난다) 홀아!!!
모양혜 :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이 놈이!!
왕홀 : 나, 영호장원에 주인 왕홀은, 내 아내 모양혜에 죄를 청원하니!! 국법에 의거해, 백성들에 피해를 보상하겠습니다!!
허니, 모양혜는 제 허락 없인 죽일 수 없습니다!!
사람들, “형사취수혼이다!!” 웅성거린다.
모양혜, 달려와서 왕홀 앞에 선다.
모양혜 : 어디서 이놈이!! (뺨을 철썩- 올려붙인다) 니가 돌았느냐!
왕홀 : (눈물이 찔끔 난다) ... 앞으루 평생 말 잘 듣구 효도를 다할께요.. 저랑 혼인해주세요, 형수님.
왕홀, 눈물을 질금거리며 모양혜의 손을 잡는다. (Dis)
씬8. 낙랑국, 왕검성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 불같이 화를 내고 있다.
왕자실 : 죽 쒀서 개준다더니. 우리 홀이를 낚아채, 그 늙은 것이!
치소, 얼음을 띄운 오미자 사발을 내민다.
치소 : 빙고 얼음 띄운 오미잡니다. 분을 좀 가라앉히세요, 마마.
왕자실 : (벌컥벌컥 마시고 내려놓는다) 모양혜는?
치소 : 홀이 도련님이 율구헌으로 모셔갔습니다.
왕자실 : 류지 장군에게 전해라. 두 번 다시, 열수를 건너게 해서는 안된다고.
내 눈앞에 두고 지켜봐야 하니, 평생 성안을 떠나지 못하게 하라고.
치소 : 예, 마마.
왕자실 : 어쩐다.. 언닌 이미 그물을 벗어났고.. (생각하다) 홀이 혼인준빌 해야겠다.
치소 : 잘 생각하셨어요. 어차피 혼례식은 마마께서 준비하셔야지요.
왕자실 : 희희낙락이라 했지? 자명이 흘러들어갔다는 기예단을 불러야겠다.
치소 : 마마.. (놀라서 본다)
왕자실 : 홀이 혼례식에 자연스레 불러들여. 그 중, 어느 애가 자명인지 알아내라.
시간이 너무 흘렀다만... 모하소가 찾기 전에 그만 끝을 봐야겠지. 치소, 네가 나서지 말고, 대신 뒤처리할 놈을 구해라.
치소 :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마마.
왕자실, 동모현 내빈관 공연을 생각한다.
(플래시) 12부, 씬26/씬30
소소, 묘리, 칼받이를 하던 자명의 모습이 차례로 지나간다.
왕자실 : (골똘한다) 그래... 그 중에 모하소를.. 닮은 계집애가 있었던 것도 같아..
씬9. 낙랑국, 왕검성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밤)
모하소, 차를 마시며 동고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하소 : 형사취수혼이라니.. 아직 어린데도 태대부인을 살리려는 그 마음이 너무 예쁘구나. 혼례 때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봐라.
동고비 : 태대부인 마님이 좋으세요?
모하소 : 시원시원한 여장부지. 영민하고, 대범하고.. 그 분에게 우리 모둔 빚이 있다. 잘해드려야 해..
동고비 : 그러다 괜히 차후마마 화를 살까 조심스럽습니다..
모하소 : (문득 모양혜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플래시) 6씬
모양혜 : (왕자실을 보며) 저것을 믿지 말게. 자실이 년한테서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되네.
동고비 : 무슨 생각이 그리 깊으세요?
모하소 : (본다) 자명일 찾는 일을 좀 더 조심스레 해야겠다. 드러내지 말고, 조용조용. 반수전에서는 모르게 말이다..
씬10. 차차숭의 천막극장, 차차숭의 방 (다른날/낮)
차차숭과 미추, 저놈이(猪놈/5부,23씬)에게 공연수주를 받고 있다.
저놈이, 제법 그럴듯하게 대갓집 집사처럼 차려 입었다. 오수전 꾸러미를 다탁에 던진다.
미추 : 낙랑서두 오수전을 쓰나보네.
저놈 : 왜? 잔금은 금으로 줄까?
미추 : 아녜요,아녜요~ 요즘 너나없이 먹구 사는 게 고달퍼서 금값이 엄청 떨어졌어요~ 사치할 일이 있어야죠~
쪼개 쓰긴 동전이 좋죠~ (집어 드는)
저놈 : 그 아줌마, 셈 하나는 끝내주네. (신패를 꺼내 놓는다) 나라 사이에 오가는 밸 타려면, 신패가 있어야 할꺼다.
차차숭 : 아구, 신패까지~ 알아 준비 다 하셨네. (나무 앞뒤를 보고) 뭐라 쓴거야?? 희희낙락.. 요것만 알겠네.
좌우간 배 타기 전에 해경통과소(海境通過所)에 보이면 되죠?
저놈 : 그렇지.
미추 : 암튼 잘 생각하셨어요~ 혼례잔치엔 무조건 기예죠~ 할 수 있는 최고루 예술적인 기옐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하세요~
씬11. 차차숭의 천막극장, 안
차차숭과 미추, 아이들을 불러놓고 낙랑국 초청이야기를 한다.
소소 : 으아아!! 우리 외국 순회공연두 가는 거에요~
자명 : 순회는 여러 군데 다니는 거잖애~ 우린, 걍 혼인식에 한 번 하는 건가분데~
차차숭 : 뿌쿠야. 원래 한 번이 두 번 되구, 두 번이 세 번 되구,
이름만 읃어봐아~ 고구려서 낙랑, 저 아래 목지국까지, 우리 희희낙락 깃발 펄럭이며 순회 다닐테니깐.
묘리 : 외국여행은 첨인데~ 진짜 좋다~
미추 : 여행 아니구 일하루 가는거거덩?
묘리 : 암튼요~
미추 : 정신 상탤 똑바루 가지란 거야~ (자명과 일품을 보고) 니들은 나 좀 보자.
씬12. 차차숭의 천막극장, 차차숭의 방
차차숭과 미추, 자명과 일품에게 배내옷과 산호뒤꽂이를 내민다.
차차숭 : 자, 가져가라.
자명 : .. 단장님이 가지세요.
미추 : 왜에~ 니꺼라구 닭똥 같은 눈물을 질질 흘려가며 악을 쓰더니?
자명 : 잘못했어요.. (미추를 귀엽게 잡고 흔든다)
미추 : 싫어, 이 년아! 팔아먹을라면, 벌써 한 입에 털어 넣었어! 찝찝해서 그냥 둔거니깐 니꺼 가져가!
차차숭 : 니들이 모르길 바랬다만 알게 된 것두 다 하늘에 뜻이겠지.
부모 찾으려면, (옷 들어 보이며) 이런 거라도 있어야 니들을 알아보지..
자명 : 안찾을 꺼에요, 이제.
미추 : 찾기 싫음, 버리든 팔아서 엿 사먹든. 알어 해!
자명 : ..
일품 : 낙랑에 공연 가믄 며칠 시간 주세요..
차차숭 : 신패가 한번 공연하구 오는 거라 오래는 못있는단다. 이레만 머물러야 된다니 그 안에 애미·애비 함 찾아보든지..
자명 : .. (배내옷과 산호뒤꽂이를 집어든다)
씬13 동모현, 바닷가 (밤)
자명과 일품, 모닥불을 피워 놓았다.
자명, 배내옷을 들고 본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호곡이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일품 : 후회 안해, 진짜?
자명 : 안해. (불에 넣으려 한다)
일품 : 뿌쿠야. (잡는)
자명 : 오빠 옷 아니잖애, 내 옷이잖애! 엄마·아버지가 날 더 미워한 거잖아!
오빠는 (산호뒤꽂이를 보여주며) 죽으라구 찌르진 않앴잖애!
일품 : .. (옷을 불에 넣는다)
배내옷이 불길에 화르르- 완전히 타버린다.
자명, 산호뒤꽂이에 돌을 매단 끈을 묶는다.
자명, 바다로 뛰어가서 돌팔매질을 해 멀리 던져버린다.
자명 : 바닷물 들어왔다, 나갔다 하믄 먼 바다루 쓸려가겠지?
일품 : 그래. (고개 끄덕이고) 그깐 부모 찾지 말자. 왜 버렸는지두 묻지 말자..
그냥.. 단장님이랑 아줌마가 우리 엄마·아버지라구 생각하자.
자명 : 단장님은.. (귀엽게 찌푸리며) 쪼끔 아버지 같기두 한데 아줌만, 진짜 아니잖애~
(웃고) 됐어, 나한텐 오빠가 있잖애!! 엄마·아버지 다 합친 거 보다 멋진 오빠~
일품 : 하하.. (자명의 볼을 살짝 꼬집어 준다)
(호곡의 소리) : 인연이 있으면 만날 사람은 다 만나게 되지.
자명과 일품, 보면. 호곡, 다리를 끌며 다가온다.
자명 : 어, 또 오셨다!! 맨날맨날 여기서 사세요?
호곡 : 꼬마 네가 보고 싶어서. 혹시나 하고.
자명 : (눈을 똥그랗게 뜨고, 손가락으로 자기 코를 가리킨다) 내가 왜요?
호곡 : 인연이니까. (모닥불을 보고) 후회하지 않겠어?
자명 : 지금은 아뇨..
호곡 : 하긴, 유연천리래상회 무연대면불상봉(有?千里來相會 無緣對面不相逢)이라 했지.. 태우고, 버린다고 인연이 끊어지는가..
일품 : 대인, 그게.. 뭔.. 뜻입니까?
호곡 : 바다 건너, 태산 건너 천리를 떨어져 있다해도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고,
아니면 이러고 코 맞대고 있어두 모르는 법이지.
자명 : 와아! 엄청 똑똑하세요! 저한테 공부 줌 갈쳐주세요~
호곡 : 글, 그딴 건 만고 쓸데없는 거야. 괜히 대갈통 굴리게만 만드는 거. (자명을 강하게 본다) 검을 가르쳐 주마.
자명 : (화들짝) 예에!
호곡 : 칼 쓰는 법! 활에 창쓰는 법! 군사 다루는 법! 미운놈 죽이는 법! 죄 가르쳐 주마.
일품 : 대인!! 그런 말씀을..
호곡 : (무시하고, 자명을 본다) 내 말이 미덥지 않아? 다리병신이라..?
자명 : 쫌..그렇긴..(미안해서, 얼른 수습) 그게요, 쫌 얄미운 언닌 있어두 죽이고 픈 사람은 절대 없구~ 앞으루두 안만들꺼구요~
호곡 : 학생 가르치는 건, 몸하고 상관없다. 죽이고 싶은 넘은, 운명이 만드는 것이지, 니 맘대로 만들고 말고 하는 건 아니고..
호곡, 바다로 시선 돌려 자명이 던진 산호뒤꽂이가 떨어진 부근을 가늠해 본다. (Dis)
씬14.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 침소 (다른날/낮)
송매설수, 시의원(侍醫院) 궁녀의 진찰을 받고 있다.
수지련, 지켜보고 있고.
송매설수, 얼굴만 보이는 사각으로 쳐서 가리는 탈의커튼 뒤에 있다.
시의원 궁녀, 그 안에서 산부인과처럼 송매설수를 검사하는..
대원감(大院監/남/40대)는 밖에 서있고.
궁녀 : 대원감 어른, 다 됐습니다.
송매설수, 밖으로 나온다.
시녀장과 아미, 술이, 송매설수의 허리끈을 매주며 시중드는.
아미 : 고생하셨어요.. 마마.
술이 : 뜨거운 차를 올리겠습니다.
송매설수 : 됐다. (자리에 앉고)
원감 : 마마.. 옥체에 미천한 놈에 손을 얹겠습니다.
시녀장, 송매설수의 팔목을 걷어준다. 대원감, 송매설수가 내민 팔목을 잡고 진맥한다.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는 수지련.
씬15. 고구려, 국내성 대무신왕 집무실
대무신왕, 대원감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수지련, 그 옆에 있고.
대원감 : 경도 끊어지심이.. 맞습니다, 폐하.
대무신왕 : ..
수지련 : 그게 말이 되는가? 원비마마 춘추 몇이신데!
대원감 : (바로 부복한다) 죽여주옵소소, 대왕마마!!
이놈이 제대로 보필치 못해, 이 같은 참담함이 일어났사옵니다!! 죽여주소소!!
수지련 : 여자가 경도 끊어지자면, 머리칼이 뭉텅뭉텅 빠지고. 살가죽이 짐승가죽처럼 꺼칠꺼칠 메말라 갈라진다.
친정 어마님을 내가 다 지켜봤거늘! (흘긴다)
대원감 : .. 울화증을 앓으시면, 춘추와는 무관히 단경이 일찍 오기도 하옵니다.
수지련 : (대무신왕을 보며) 여자에 몸은 그리 쉬 늙진 않습니다. 끊어진 듯하다 또, 이어지고.. 모르는 일이옵니다.
대무신왕 : 그럴 수도 있는가?
대원감 : 원비마마 후사 없으신데, 그리만 되실 수 있다면. 이 놈 목이라도 내어드릴 것이오나...
(고개를 젓는다) 죽여주옵소소.. 폐하.
대무신왕 : ..
씬16.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뜰
호동, 여랑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호동 : 그렇다면, 어마마마 몸에선 제 아우를 볼 수 없단 뜻이옵니까?
여랑 : 응. 누구 입에서 나왔는지 성안에 소문이 짜르르- 돌았다.
호동 : ..
여랑 : 이제 언니랑 화해해라. 저대루 오선전서 홀로 늙어갈꺼 생각하믄.. 불쌍하다.
호동 : 모든 건 다 뿌린대루 거두는 거죠.
여랑 :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젠 오선전 하구 손 잡구, 수지련을 견제해야지.
호동 : (본다) ..
여랑 : 어찌된 일인지, 오라버니 꽤나 차비를 귀여워하더구나. 비류나부서도 이젠 완전히 언닐 포기할테구..
죽기·살기루 수지련을 밀지 않겠니?
호동 : ..
여랑 : 언닌, 적으루 두면 소름 돋아두, 같은 길 걷자면 누구보다 든든한 울타리가 돼줄게다.
너두·언니두 외로운 처지들. 친모자 같이.. 응?
호동 : 전 죽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고모..
우나루, 태추를 데리고 온다.
우나루 : 있었군! 아직 강국전으로 안갔네.
호동 : 고모부님.
여랑 : 걘 누구에요?
우나루 : 호동왕자한테도 종자기가 있어야지. 내 좌부장(左副長) 아들내미.
여랑 : 으응, 범측이 아들이군. 무예는 좀 하나?
우나루 : 지 애비 손에, 걸음마 걷기 전부터 배워 탄탄하지, 기본기가.
호동 : 이름이 뭐냐?
태추 : 태추옵니다! (한쪽 무릎 꿇고 군대식으로 인사한다) 앞으로 이 놈, 마마를 위해 싸우고, 마마를 대신해 죽고,
마마에 그림자가 될 것이옵니다!
호동 : 날 위해 싸우고, 날 위해 죽고, 그 두 개만 하라. 나는 그림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뜻을 나눌 벗이 필요하다.
태추 : 왕자마마!! 삼가 명을 받드나이다!!
씬17.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앞
대무신왕, 낙랑의 청혼사절로 떠나는 호동과 신하들에 인사를 받고 있다.
대무신왕과 송매설수, 수지련, 여랑, 단 위에 앉아 있고. (다른 사신 행렬과 달리, 호동의 혼인문제라 모두가 모여 있다)
호동과 송옥구, 우나루, 추발소, 을두지. 모두 모여 있다.
호동 : 신 호동, 폐하에 뜻을 받들어 낙랑에 사신으로 가옵니다.
송옥구 : 비류나부에 송옥구, 왕자마마를 모시고 함께 가옵니다.
추발소 : 남부사자 추발소, 낙랑으로 떠나옵니다.
세 사람, 절을 한다.
대무신왕, 을두지에게 말하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을두지 : 남부사자는 왕자마마 모시고, 율구헌에도 다녀오세요. 왕굉을 조문하고 그 동생 왕홀의 혼례식에 참석하세요.
추발소 : 예, 좌보어른.
대무신왕 : 장인.
송옥구 : 예, 폐하.
대무신왕 : 최리에 딸과 통혼을 하느냐·못하느냐는 오직 장인에게 달려 있소.
반드시 호동과 라희를 맺어, 더는 고구려가 남에 집 곳간이나 기웃거리는 좀도적 꼴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하오.
송옥구 : 애써 보겠사옵니다.
대무신왕 : 이 혼사가 틀어지면, 내 장인에게 책임을 묻겠다 했소.
송옥구 : (농담처럼) 그 책임은 왕자에게도 물으셔야 하옵니다.
듣자니, 지난번 사신으로 가, 왕자전하께서 최리에 딸을 두들겨 팼다하니.. 혼사가 그리 쉽기만이야 하겠습니까.
대무신왕 : 쉬운 일이면 그대를 보낼까.
호동 : (송옥구를 밉게 보고) 걱정 마시옵소소!! 소자, 반드시 아바마마와 고구려에 시름을 덜겠사옵니다.
대무신왕 : (고개를 끄덕인다)
씬18. 낙랑국, 왕검성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앉아 있다. 동고비, 차를 준비하고.
문 열리고, 왕자실과 라희 들어온다.
모하소 : 어서오세요, 아우님. (라희를 보며) 우리, 라희 왔구나.
라희 : 응~ 엄마. (웃는다)
왕자실 : 일국에 공주가 언제까지, 그런 하층 것들 말투를 쓸 것이냐!
모하소 : 라희, 아직 어리네.
왕자실 : 나이로 신분을 따집니까? 먹고·입고·자고에 왜 차등을 두는데요? 귀족은 세끼를 먹고, 평민들은 왜 두끼만 먹게 하는데요.
귀족은 시비들까지도 비단옷을 해 입히는데, 왜 돈 있어도 평민은 베옷을 입게 하는데요?
모하소 : 너무 많이 나가는군.
왕자실 : 상하를 구별해, 언감생심 기어오르지 못하게 하려는 겁니다. 먹고·입는 것도 그런데 하물며 말투는 더더군다나지요.
아무리 좋은 스승을 붙이면 뭐합니까? 마마께서 이러시는데!
모하소 : .. 조심하겠네..
라희 : (모하소의 손을 잡고, 작게 입 모양으로) 미안해.. 엄마..
(태감장의 소리) : 대왕마마 납시옵니다.
문 열리고, 태감장의 안내로 최리 들어온다.
모하소와 왕자실, 살짝 읍한다.
최리 : 다들 왔군. 앉게.
모하소와 왕자실, 라희 자리에 앉는다.
동고비, 소리없이 차를 따른다.
왕자실 : 무슨 일로, 신첩까지 부르셨습니까?
최리 : 어제 고구려에서 사신을 보내니 국경통과를 허락해 달라는 서찰이 왔었네.
모하소 : 고구려에서요? 왔다 간지 얼마나 됐다고..
최리 : 그러게.. (고개 끄덕이고) 비류나부 수장 송옥구, 호동왕자, 남부사자 추발소가 사신단을 이끈다는군.
라희 : .. (호동왕자라는 말에 눈이 반짝인다)
왕자실 : 비류나부 송옥구까지 온다면, 예사 사신이 아니로군요. 서찰에 오는 이유도 있을 것 아닙니까?
최리 : 청혼을 했네.. 우리 라희를 호동에 배필로 달라는군.
모하소 : !!
왕자실 : !!
라희 : 에엥! (눈이 똥그래지며 혀가 쏙- 튀어 나온다)
씬19.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일각
낙랑국으로 보내는 물품들이 수레에 실려 밖으로 나간다.
호동, 한쪽에 을두지와 서있고. 다른쪽에 송옥구와 송매설수, 수지련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송옥구 : (못마땅한) 기어이 이 애비를 실망시키는구나. 호동이 혼례길에 들러리나 서게 하다니..
송매설수 : 어쩌겠습니까? 못난 딸인데. 이미 저는 끝난 인생이니, 차비한테나 기대해보시지요.
송옥구 : 쯧쯧.. (혀 차고, 수지련에게) 비류나부가 살고·죽고는 차비마마께 달렸으니,
하루 빨리 회임하셔서 이 늙은이를 안심시켜 주십시오..
수지련 : 걱정 마십시오. 큰아바님은 그저 (멀리 호동을 보며) 저 아이와 최리에 딸이 혼인 못하도록 시간을 벌어주시면 되옵니다.
송옥구 : 그래. 수지련아 너만 믿는다. (손을 잡아준다)
호동, 준비를 끝내고 다가온다.
호동 : (송옥구에게) 낙랑 국경을 통과해도 좋다는 서신이, 진양궁에서 칠백리 파발마로 도착했답니다.
송옥구 : 예, 왕자님. 출발하지요.
수지련 : (호동에게) 꼭 혼인승낙을 받아오너라, 이 에미도 동명성왕 할아바님께 기도 올릴 터이니.
호동 : 고맙습니다.. 차비마마.
송매설수 : .. 먼길이다, 몸 조심해라.
호동 : .. (송매설수를 본다)
(여랑의 소리) : 이제 언니랑 화해해라. 저대루 오선전서 홀로 늙어갈꺼 생각하믄 불쌍하다.
호동 : ..
송매설수 : 왜? 내게 할 말이라도 있느냐?
호동 : 옥체를 돌보소소.. 어마..마마... (읍한다)
송매설수 : !! (어마마마 소리에 놀라서 본다)
씬20. 낙랑국, 왕검성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최리와 모하소, 왕자실, 라희 앉아 있다.
왕자실 : 안됩니다!
최리 : (본다)
왕자실 : 라흰, 낙랑국에 유일한 왕위 계승권자입니다. 정략결혼으로 희생시킬 순 없습니다. 누가 있어 폐하에 뒤를 잇겠습니까.
최리 : 부인!
모하소 : 저도 반댑니다..
최리 : (모하소를 본다)
모하소 : 지난번 호동왕자를 유심히 봤는데. 결코.. 우리 라희를 행복하게 해줄 남자가 못됩니다..
최리 : 고구려와 우리 낙랑은 당분간 친선을 해야 하오. 유헌과 십이년 전쟁에 우린 군사 2만을 넘게 잃었소.
모하소 : 압니다.. 왕녀에 삶이 어떤 것인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제 한 몸 바쳐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 나는 건 알지만...
최리 : .. (본다)
모하소 : 라희는 정이 많은 아입니다. 가슴이 따뜻한 남잘 만나. 충분히 사랑받고·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다른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라희를.. 희생시키지 말아주십시오..
최리 : 으음.. (고민스럽다, 라희를 본다) 너도 호동이 싫으냐?
라희 : ..
(플래시) 9부 씬47
호동 : 너.. 참 못생겼구나. 뚱뚱한게.
최리 : 왜, 대답이 없느냐? 부끄러우냐?
라희 : ..
(플래시) 10부 씬8
호동 : 독한 기집애!! 난 말이다, 칼 들고 설치는 계집이 제일 싫거든!
호동 : 더 싫은 건, 칼 들고 설치는데 독하기까지 한 계집이야!
최리 : (모하소와 왕자실을 보며) 라희는 호동왕자가 마음에 드는 것 아니오?
라희 : 싫어요! 전 죽어두 그딴 자식 싫어요!! (벌떡-일어난다) 그 자식이랑 결혼하라 그럼 열수강에 풍덩 빠져 죽어버릴 꺼에요!!
라희, 문쪽으로 뛰어간다.
모하소, 일어나서 “라희야! 라희야!” 부르고..
왕자실, 못마땅해서 “한 나라 공주 말버릇이 쯧쯧쯧..” 못마땅하고.
씬21.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일각
라희, 달려온다. 호동과 첫만남을 가졌던 그 곳이다.
라희 : .. (달려와 누각 기둥에 기대선다)
(인서트) 9부 씬47
호동 : (라희의 손목을 잡고, 뺨에 입맞춘다)
라희 : (가슴을 손으로 누른다) 뛰지..마. (자기 가슴을 아프게 때린다) 야아!! 쿵당쿵당 하지 말라니깐!
나.. 그 자식 싫어.. 싫단 말야... (하면서 호동이 뽀뽀해준 뺨을 만져본다)
씬22. 고구려, 국내성 대무신왕 집무실 (밤)
(소리) : 건시(乾時)요!! 건시옵니다!!
밖에서 제금소리와 타경관의 시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대무신왕, 낙랑국 국경지도를 보고 있다.
내시장, 대무신왕에게 조용히 다가가..
내시장 : 대왕마마.. 밤이 깊었사옵니다.
대무신왕 : (소리를 듣는다) 그렇군..
내시장 : 오늘은 소요전, 차비마마께 듭시는 날이옵니다.
씬23. 고구려, 국내성 일각 (밤)
대무신왕, 문득 발걸음을 멈춘다.
내시장 : .. (본다)
씬24.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밤)
송매설수, 잠자리 옷으로 갈아입은 채 홀로 술을 한잔 기울이고 있다.
(시녀장의 소리) : 마마, 대왕마마께서 드셨사옵니다.
송매설수 : !! (화들짝 놀란다)
문 열리고, 대무신왕 들어온다.
내시장을 비롯해, 시녀장 따라 들어오는데 대무신왕, 손 들어 모두 나가 있으라는.
내시장과 시녀장, 읍하고 뒷걸음질 쳐 물러난다.
송매설수 : !! (놀라서 멍한 얼굴로 본다)
대무신왕 : (송매설수가 마시려 따라둔 술잔을 들어 마신다) 독한 걸 마시는군.
송매설수 : .. 약조를.. 지키려 오셨습니까?
대무신왕 : 호동에 생모, 아란은 평범한 여인이었지. 그대보다 곱지도 않았고, 그대보다 대차지도 않았지.
송매설수 : (본다) ..
대무신왕 : 그녀는 내 앞에서 단 한 번도 부여,라는 말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소. 흐흠.. 푹- 잘 수 있었소, 그녀 옆에서는.
새벽닭이 울 때까지 단 한번도 깨지 않고.
송매설수 : .. (본다)
대무신왕 : 내, 그대 옆에서 편히 잠들 수 있게 해주겠는가?
송매설수 : (고개를 끄덕인다)
대무신왕 : 그대를.. 버린 비류나부를 버릴 수 있겠는가...?
송매설수 : 예.. 폐하..
대무신왕 : 이제 진정으로 호동에 에미가 돼줄 수 있겠는가?
송매설수 : (눈물이 흘러내린다) 예.. 폐하..
대무신왕, 술을 한잔 따라 송매설수에게 내민다.
송매설수, 술을 마신다.
대무신왕, 송매설수를 일으킨다. 대무신왕, 송매설수에게 입맞춘다.
송매설수 : ... (떨리는)
대무신왕, 송매설수를 안아 들고 침상으로 간다. (Dis)
씬25. 고구려, 국내성 소요전 수지련의 침소 (밤)
수지련, 마시던 술잔을 집어 던진다.
수지련, 독한 눈빛으로 입술을 잘근 씹는다. (Dis)
씬26.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새벽)
대무신왕, 코를 골며 편히 자고 있다. 대무신왕, 송매설수를 팔베개 해 다정하게 안고 있는.
송매설수, 눈을 뜬다. 대무신왕의 팔을 살며시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덧옷을 걸친다.
송매설수, 코까지 골며 편안히 잠든 대무신왕을 복잡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씬27. 고구려, 국내성 주몽의 사당 (새벽)
송매설수, 등을 보이며 허탈하게 앉아있다.
시녀장, 송매설수를 바라본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시녀장 : 어찌 눈물을 흘리시나이까?
송매설수 : .. (손으로 눈물을 닦는다)
시녀장 : 폐하에 마음을 얻으신 날이옵니다. 기뻐하셔야지요..
송매설수 : 착각하지 마라. 이 모든 건 다 거짓이다. 모래로 지은 집과 같은 것.
시녀장 : 마음 하나 돌리면.. 모든게 달라지옵니다.
송매설수 : (본다)
시녀장 : 비류나불 버려 마마께서 행복해지신다면, 그리 하소소.
송매설수 : ..
시녀장 :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벗도 없는 곳이 궁정 아니오니까? 이제라도 왕자마마에 어머니가 되어주시면..?
송매설수 : 그래서, 내 무얼 얻는데?
시녀장 : 폐하를.. 얻으시겠지요.
송매설수 : 너무 늦었다.
시녀장 : (본다)
송매설수 : 내게 잘못한 이는 용서해도.. 나를 모욕하고, 무시한 이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이를 아직도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나는.. 폐하를 미워하고 있었어.
시녀장 : 그 마음과 그 마음이 다르겠습니까?
송매설수 : 난 말이다. 독해져야 한다.
시녀장 : (본다) ..
송매설수 : 혹여라도 내 안에 여자가 살아 있어, 폐하께 무너지려는 마음이 생기면 이 악물고 참아야 한다.
내가 약해지면, 양덕이 네가 날 호되게 몰아붙여야 한다.
시녀장 : 왜.. 그리 힘들게 사셔야합니까.
송매설수 : 아들을 낳아야 하니까! 폐하에 손에서, 호동의 손에서 내 아들에 목숨을 지켜야 하니까!!
내 아들을 고구려에 왕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시녀장 : 꼭.. 그리 하셔야겠습니까?
송매설수 : 난 무휼에 여자이기를 이미 포기했다. 어미로 살께야! 고구려에 어미로!!
시녀장 : 마마..
송매설수 : (주머니에서 허리끈을 꺼내 던진다) 이게 내가 살아가는 이유다!
(인서트) 9부 씬9
호동의 검에 송매설수의 허리끈이 툭, 끊어져 땅바닥에 흐른다.
송매설수 : (허리끈을 들고 본다) .. (호동을 본다) 날 죽일 배짱이 없더냐?
호동 : 당신은 점점 더 늙을 테고, 나는 왕이 되겠죠. 지금처럼 사세요. 뒷방에서 몸 낮추고 있는 듯 없는 듯.
송매설수, 허리끈을 들고 일어나 부들부들- 떤다. 모욕당한 송매설수의 눈에서 불꽃이 튄다.
송매설수 : 그래.. 뒷방에서 조용히 늙어주마. 거기서 오만함이 널 어찌 죽이는가 내 눈으로 지켜보고
(허리끈을 보이며) 이걸로, 네 관을 묶어주마.
송매설수 : 늦었다! 너무 늦었어!! (독한 눈빛으로 부르짖는다) 더 이상 내게 사랑 같은건 필요 없다!!
증오만이 날, 살리는 힘이야! (허리끈을 잡는다) 이걸로 호동에 관을 묶기 위해 살아갈 것이야!!
송매설수, 허리끈을 꽉- 움켜쥔 팔을 파르르- 떤다. (Dis)
씬28. 바다를 건너오는 배 (밤)
자명과 희희낙락 단원들을 실은 배가 밤바다를 가른다.
씬29. 낙랑국, 열수강 양포나루 (아침)
(자막) 낙랑국 왕검성 외곽 양포나루
멀리 배가 보인다.
차차숭과 미추, 자명과 일품을 비롯한 희희낙락 기예단 아이들, 초토화된 상태로 검문통과를 받기 위해 줄 서있다.
검문대에 ‘海境往來所(해경왕래소)’라고 적혀 있다.
아이들, 코에 생강조각을 꽂고 사방에서 윀윀-거리고 토하고.
일품만 멀쩡히 코에서 생강조각 빼고 자명의 등을 쓸어준다.
차차숭 : 이놈들아! 아, 얼른 줄 안서. 언제까지 꽥꽥-거리고 있을 꺼야!
미추 : 토증 내지 말라구, 그 귀한 생강까지 콧구녕에 박아 줬구만. (흘기다가 자신이 웨엨! 구역질 한다)
차차숭 : 쯧쯧쯧.. 애나 어른이나. 야, 이놈아. 미추야 넌, 허구헌날 물리도록 바닷가서 산 놈이 멀미질이냐?
미추 : 그거랑 배 타는 거랑 같어!!
자명 : 오빠는.. 괜찮애?
일품 : 응. 난 괜찮은데..
자명 : 으응.. 신기하다. 난 죽으꺼 같은데.. (생강을 빼서 버린다)
미추 : 저것이!! 어디서 귀한 생강을 버려! 돌아갈 땐 뭘 콧구녕에 박을꺼야!!
자명 : 맞다~ 헤헤~ (웃으며, 얼른 줍는다)
저놈이, 마중을 나와 있다.
저놈 : 어이!! (손을 든다)
차차숭 : 오~ 대인. (인사하고) 마중까지~
저놈 : (다가오며) 동모현 촌것들이 번화한~ 낙랑땅서 길 잃구 단체루 떼그지라두 되믄 곤란하잖아~
씬30. 낙랑국, 왕검성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혼인예식에 참가하려고 화려하게 성장했다.
치소, 왕자실에게 자명 일행이 도착했다고 전하는.
왕자실 : 양포나루에 왔다.
치소 : 예, 마마.
왕자실 : (화장대 서랍에서 자기병 작은 것을 꺼내 다탁 위에 놓는다)
치소 : 이게 뭔가요?
왕자실 : 칠점사 독이다. 시신에 흔적 남기면 안된다...
치소 : 그냥 독뱀한테 물려두 온몸이 뚱뚱- 붓구 살이 시커멓게 타는데 어떻게 칠점사 독인데 흔적이 안남으까요?
왕자실 : 바늘 끝으루 목젖에 찔러 넣든! 방법이야 생각하믄 될게 아니냐!
치소 : 아아.. (고개를 끄덕인다)
왕자실 : 자명일 어찌 찾을지나 알아내라. 이번에도 실수하면.. 저놈이란 놈하고 치소 너희 두 목숨을 대신 받을 것이니.
치소 : .. (두려운)
왕자실 : 난 헛된 말은 하지 않는다.
치소 : (부복한다) 두 번 다시 실수치 않겠나이다, 마마.
씬31. 낙랑국, 율구헌(栗口軒) 저택 정문 앞
(자막) 율구헌(栗口軒), 왕홀의 왕검성 저택
청사초롱이 달려 있고,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慶祝 華燭之典’ 이라는 글자가 비단폭에 써서 붙여져 있다.
자명이와 일품, 아이들, 입을 쩍- 벌리고 본다.
소소 : 와아.. 멋지다.
미추 : 이 집이, 낙랑국 대왕마마 다음으루다 권세가에 부잣집이래~ 혼인식인데 이 정도두 안꾸며?
자명 : 맛있는 것두 많이 주겠네요? 잔치니깐~
차차숭 : 먹을꺼 타령은 나중에 하구, 우선은 공연에 챙피 떨지 않는 거부터 생각해야겠지? 특히 뿌쿠. 그지?
자명 : 멀미하느라 다 게워서 배고프걸랑요.
저놈 : 애들, 목욕부터 시켜.
미추 : 목욕은.. 왜요?
저놈 : 왕후마마에 공주마마, 모셔 놓구 냄새 폴폴- 피울껀가?
자명 : 왕후마마두 오세요?
저놈 : 니가 건 알아서 뭐해? (손가락으로 이마를 튕겨낸다) 가, 씻기나 하셔.
감히 쳐다두 못뵐 황공한 귀인들한테 이·벼룩 옮기지 말구.
씬32. 낙랑국, 율구헌 목욕실 앞
차차숭과 미추, 사내아이·계집아이들을 분리시키고 있다.
미추 : 사내놈들은 이쪽! 묘리야, 넌 어디 가냐? 저쪽이다, 저쪽. 짐은 저기다 놓구. 암것두 들은 것도 없으믄서 끌안구 있기는.
뿌쿠야! 넌 왜 또 그렇구 입 빼물구 있어.
자명 : 기분 나쁘잖애요. 우리가 뭐 소·돼진가. 이·벼룩 옮긴다구.
차차숭 : 니들 이·벼룩 많거던. 많아두 그냥 많은거 아니라 아주 많지~ 백부근(百部根) 달인물이라니까 빡빡- 감구 씻어라아~
아이들, 문 열고 목욕실로 우르르- 들어간다.
씬33. 동, 목욕실 안
문 열리고, 치소- 바가지에 비누를 담아 들고 들어온다. 김이 뽀얗게 서려 아이들의 형체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소소를 비롯한 아이들, “꺄아- 꺄아-” 소리 지르고, 물바가지로 가리고 치소에게 물을 끼얹고 난리다.
치소 : 알았어! 알았어! 석창포 곤 석감(石?) 갖다 주루 온거야!
씬34. 동, 탈의실
치소, 문 닫고 나온다.
치소 : 어떡하지.. 하나·하나 불러 가슴 좀 보자구 할 수두 없구...
(난처한 듯 손톱을 잘근잘근 씹다가 아이들이 놓아둔 옷 보따리에 시선을 준다)
치소, 옷 보따리를 풀고 뒤지기 시작한다.
씬35. 낙랑국, 왕검성 미앙전 라희의 침소
라희, 얼굴에 다시마를 붙이고 누워있다. 다탁 위에, 갖가지 반찬과 밥이 차려져 있다.
무르추 : 공주마마. 어서요.
라희 : 싫다니까! 안 먹어, 안먹는다구!
모하소, 동고비와 들어온다.
무르추와 웃달, “원후마마 납시셨사옵니까..” 읍하고.
라희, 얼른 모로 누워 수건으로 얼굴을 문질러 다시마를 떼어낸다.
모하소 : 언제부터냐?
웃달 : 나흐레 전부텁니다.. 마마.
모하소 : 왜 밥을 안먹는단 거야.. 응?
라희 : (다가오며) 그게요... 속이 안좋아서.. 자꾸 설사두 나구, 배두 아프구..
모하소 : (동고비에게) 성시장(誠侍長)을 불러와라.
동고비 : 예, 마마. (하는데)
왕자실 : 안먹겠다면, 그냥 둬.
모하소 : 벌써 나흘이나 됐다는데.
왕자실 : 그 동안, 잘 먹었으니 그 정도 굶는대두 아무 탈 없습니다.
모하소 : .. (걱정스럽다. 문득 라희의 얼굴을 보면 다시마 조각. 손 뻗으며) .. 까뭇까뭇.. 얼굴에 뭘 묻힌 게야..? (떼어서 본다)
라희 : 해대(海帶) 먹구 있었는데.. 왜 묻었지..
모하소 : 아가.. 너 혹시, 사신 온 호동왕자 때문에..?
라희 : 아냐!! 아니라니깐!!
모하소 : 무작정 굶는다구 살이 빠지니. 몸만 축간다.
왕자실 : 굶으면 살 빠지는 건 맞죠. (라희에게) 호동왕자 하고, 넌 안돼.
라희 : 호동왕자 때문 아니라니까안!!
왕자실 : 아니든, 기든! 괜히 쓸데없는데 힘 빼지 말구. 혼례식 갈 준비나 해.
라희 : 몰라아!! (뛰어 나간다)
왕자실 : 쯧쯧..
모하소 : 아우님, 아일 왜 그렇게 무안하게 하는가.
왕자실 : 라희 신랑감은 따로 있으니까요. 괜한 헛꿈 꾸게 할 필요 있겠어요.
모하소 : 신랑감이.. 따로 있다니?
왕자실 : 라흰, 우리 홀이와 혼인해야 합니다.
모하소 : (놀라서) 아우님, 그 무슨!!
왕자실 : 남부칠현에 주인이구, 영호장원에 후계자고. 낙랑국 대장군이 될 아입니다. 홀이가 라희 짝으로 부족하단 말씀입니까?
모하소 : 그게 아니라.. 태대부인과 혼인하지 않는가..
왕자실 : 이 혼인은, 모양혜를 살리려는 눈속임일 뿐. 잘 기억해두십시오.
우리 홀이는 라희와 혼인할 것이고.. 라희는 여왕이 될 것입니다.
모하소 : ...
씬36.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최리의 집무실
최리, 호동과 송옥구, 추발소의 인사를 받고 있다.
류지, 하호개, 마조, 등이 배석하고 있다.
최리 : 그토록 귀한 선물들을 주시니 고맙소. 고구려왕에게 따로이 답례에 글을 전하겠으나 고마운 마음 전해주시게.
호동 : 아바마마께서 기뻐하실 것이옵니다.
최리 : (고개를 끄덕이고, 호동을 유심히 본다) .. 오늘이 내, 처남에 혼례일이라 궁안이 번잡하니.
따로이 연회날을 잡아 대접 하겠소.
추발소 : 소신 또한 왕자마말 모시고, 왕굉 대장군 문상을 겸해, 혼례 축하 인사를 갈 것이옵니다.
최리 : 고마운 말이군. (송옥구에게) 잠시 고추가를 따로이 보고자 하오.
송옥구 : 이 몸을..요?
씬37. 동, 장소 (시간경과)
최리와 송옥구, 마주 앉아 있다.
최리 : 비류나부에 거인, 송옥구.. 경(卿)에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소.
송옥구 : 그 무슨 과찬에 말씀을..
최리 : 대무신왕을 상대로, 굳건히 자신에 나부를 지킬 수 있는 수장이 경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송옥구 : (미소) 이 늙은 것을 그리 추켜세우는 이유가 무엇이니까? 폐하.
최리 : 적에 적은 우군보다 가깝다, 라는 말이 있소.
송옥구 : 이 몸을 잘못 보셨나이다. 비록, 비류나부를 위해 우리 대왕마마를 견제하는 것은 사실이나,
고구려를 배반코 낙랑국 편에 설, 매국노는 아니올시다.
최리 : 영원히 한 배를 타자는 것이 아니오. 경의 이익과 우리 낙랑에 이익이 갈라질 때까지만 대무신왕을 잡아주시오.
송옥구 : 흐음.. (잠시 생각하다) 비류나부가 폐하께 무얼 드리면 되겠나이까?
최리 : 향후 7년간, 대무신왕에게 비류나부의 군사를 주지 마시오.
송옥구 : 폐하는 비류나부에게 무얼 주시겠나이까?
최리 : 그대의 따님인 제1왕비이든. 조카따님인 제2왕비이든.
비류나부에 피를 이은, 외손이 태어날 때까지 호동왕자에 발목을 잡아주겠소.
송옥구 : (빙그레) 고구려 소식을 잘 알고 계시는군요.
최리 : 고구려왕만 낙랑에 세작을 심을 줄 아는 것은 아니지.
송옥구 : 하하하- 과연.. 내 사위가 폐하를 겁낼만 합니다.
최리 : (송옥구와 자신의 잔에 술을 차례로 채운다)
송옥구 : 고구려에 해가 된다 생각하면, 판을 깨고. 먼저, 이 늙은이 칼을 차고 낙랑에 국경을 밟을 것입니다.
최리 : 나 또한. 낙랑에 해가 된다 판단되면, 호동왕자의 등을 받쳐줄 것이오. (일어나 잔을 든다)
송옥구 : (일어나 잔을 든다)
최리와 송옥구, 잔을 들어 단숨에 마시고 바닥에 던진다.
씬38.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일각
라희와 호동이 칼을 겨눈 그 장소다.
호동, 생각에 잠겨 걸어온다.
문득, 보면 라희가 앉아서 꽃잎을 뜯어 호수에 날리고 있다.
호동 : 공주.
라희 : (올려다 본다) ! (벌떡 일어난다)
호동 : 잘 지내셨습니까? 공주마마.
라희 : (갑자기 뛰어서- 달아나기 시작한다)
씬39. 낙랑국, 진양궁 다른 곳
라희, 달아나고. 호동, 쫓아온다.
호동 : 공주!!!
라희 : (돌아보고) 따라 오지 마아!! 부르지 마아!!
호동 : 서봐!! 미안하단 말 할려 그래!!
라희 : 저리 가!! 필요 없어!!!
라희, 돌아보다가 그만 엎어진다.
호동, 다가온다.
라희 : 이씨.. 아파라.. 다, 너 때문이잖아!
호동 : 아프겠다.. 어디 봐. (털어준다)
라희 : 치워! (손을 뿌리치고, 일어나다가 풀썩- 주저앉는다)
호동 : 왜? 왜 그래?
라희 : 신경 꺼!! 힘없어 그런 거니깐! (하는데, 배에서 요란하게 꾸르륵- 소리가 난다)
호동 : 라희 공주.. 배고픈건가..?
라희 : 그래! 공주는 배도 고픔 안되냐!!!
호동 : 하하하- 하하- (웃다가) 너 완전 웃긴다~
씬40. 동, 다른 곳
호동, 라희를 업고 간다.
라희 : 내려 놔!
호동 : 또 쓰러질꺼 아냐. 배고파서. 궁녀들 보이면 얼른 내려 놀테니까 가만있어.
라희 : 무거울텐데..
호동 : 생각보다 가벼워.
라희 : 얏!!! 안내려 놔아!!!
호동 : (내려놓는다) 소리 좀 지르지 마. 좀 더 업어주구 싶어두, 궁녀들 뛰어 올까봐 못 업어주겠다.
라희 : 웃기구 이써..
호동 : 굶지마.
라희 : 니가 뭔 상관이야! 남이사 굶든, 먹든!
호동 : 공준 내 왕비가 될꺼니까. 나중에 골골- 아프면 내가 슬퍼질 테니까.
라희 : ... 누가... 너한테.. 시집간다 그랬어?
호동 : 넌 잘 모르겠지만. 공준 태어났을 때부터 원래 내꺼였어.
호동, 라희의 뺨에 뽀뽀를 하려는데.
라희, 호동의 뺨을 철썩- 때리고 달아난다.
라희 : 웃기고 있어!!
호동 : .. (달아나는 라희의 뒷모습을 보며, 싱긋- 웃는다)
씬41. 낙랑국, 율구헌 모양혜의 방
모양혜, 예복으로 갈아입었다.
모하소, 미소 짓는다.
모하소 : 고우십니다.
모양혜 : 뭐 혼례복까지 준비해주니 고맙긴 하지만. 흐흥- 살다살다보니 별꼬라지를 다 보게 되는군.
왕자실 : 늦복이 터졌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죠.
왕자실, 들어와 차갑게 모양혜를 본다.
모양혜 : !!
모하소 : 혼청 준빈 다 되었던가?
왕자실 : 혼청이랄게 뭐 있어요? 합환주 한 잔 마시면 끝인걸. 자리 좀 비켜주세요.
모하소 : .. (모양혜를 본다)
모양혜 : (고개를 끄덕인다)
모하소 : 난 혼청 차림을 보고 있겠네. (나간다)
모양혜, 왕자실을 노려본다.
왕자실 : 언감생심 우리 홀일 꿰차겠단 생각은 말아요.
모양혜 : 왜? 내 늦복이 터져서, 팔팔한 새 신랑 맞게 됐는데. 홀일 꿰차면 네 년이 어쩔껀가!
왕자실 : 정신 차리게, 동생.
모양혜 : 뭐라? 동생?
왕자실 : 동생에 부인을 동생이라 부르지 뭐라 할꼬?
모양혜 : 야, 자실아!!
왕자실 : (OL) 패자는 원래 말이 없는 법! 오라버니, 내 주인에게 졌고. 동생은 내게 졌으면 그걸로 끝이지!!
동생 손으루 오라버니가 애써 일군 영호장원을 부수려는가!
모양혜 : ..
왕자실 : (품에서 장식된 단도를 꺼내 침상에 던진다)
모양혜 : 이걸 물구 죽으라고?
왕자실 : 지금은 당장은 아니지. 홀인, 라희에 배필이 돼야 하니까.. 때가 되면 그때 동생이 스스로, 정리하게.
모양혜 : 내 약속하지. 홀이 손으로, 널 죽이게 하마. 그때까지 (단도를 집어 들고) 이건 잘 보관하고 있으마.
왕자실 : 그게 잘 될까 싶긴 한데. 다음엔 반드시 예를 갖추도록 하게. 난, 낙랑국에 왕후요. 사사롭게는 모양혜에 형님이니.
모양혜 : (일어나서 읍한다) 왕후마마.. 동생 모양혜, 형님께 인사 올립니다.
왕자실 : 동생, 꽤나 인생이 쌉싸름하겠군. 호호호~ 호호호~ (웃는다)
모양혜 : 그럴리가요~ 왕후마마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댁이 되었는데, 달큰하면 했지~ 쌉싸름할 리가 있겠습니까.
왕자실 : (본다)
모양혜 : 하하- 하하하하- (떠나가라 웃는다)
씬42. 동, 뒷마당
모하소, 걷고 있다.
문득, 모하소의 눈에 자명이 뜨인다.
모하소 : 아..! 얘야!
자명 : (본다) 어!! 왕후마마다!! (다가와서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왕후마마.
모하소 : 뿌쿠. 이름이 뿌쿠였지?
자명 : 네. (고개 끄덕인다)
모하소 : 동모현에서 기예단을 불렀단 말을 듣고, 너흰가 궁금했었다.
자명 : 저희 맞애요~ 저두요. 왕후마마 만나믄 보여드리려구 주신걸루 묶었어요~
(모하소의 머리끈으로 묶은 뒷머리를 보여준다) 때 탈까봐 딴 땐 이걸루 안묶어요~
모하소 : 예쁘구나. 근데 내가 다시 매줘도 될까?
자명 : 정말요!!
모하소, 자명의 머리끈을 풀어 다시 리본을 묶어주고 있는데.
라희, “엄마아!!” 부르며 뛰어온다.
라희, 자명을 보고 멈칫-한다.
모하소 : 누군지 알아보겠지?
라희 : 응..
모하소 : 그래. 알아봤으면 사과해라.
라희 : .. 공주가 어떻게, (하는데)
모하소 : 라희야.
자명 : 아니에요, 왕후마마. 다 잊어버렸어요. 괜찮애요.
라희 : 그래, 뭐. 나, 기분두 괜찮구. 엄마가 하라니까 하지 뭐. 너, 내 시비가 될래?
자명 : 네에!!
라희 : 위험한거 안해두 되구, 좋잖아? 맛있는 것두 주구. 돈두 주구. 예쁜 옷두 주구...
자명 : 궁에선 배불리 먹죠?
모하소 : 응. (웃는)
라희 : 기분이다! 내가 죽어두 넌, 특별히 같이 묻으라구 안할게. 내 시비할래?
자명 : (괜찮은 생각 같다) 그럼 우리 오빠두 같이 시비해두 되요? 같이 살아두 되요?
모하소 : 오빠가 있느냐?
자명 : (고개를 끄덕인다)
모하소 : 흐흠.. 얘야. 궁에는 폐하 한 분 밖에는 남자는 살 수 없단다.
자명 : 에엥? 진짜요?
라희 : 응. 궁에 사는 남자들은 태감이라구. 진짜 남잔 아니야.
자명 : 그럼요?
모하소 : 아가. 흣! (주의 준다)
라희 : (모하소의 눈치를 살짝 살피고, 자명의 귀에다 대고 소근거린다) 그게, 고추 짤라야 해.
자명 : 으아!!! 안돼요, 그건!! 싫어요!! 절대 안돼요!! 우리 오빠 고출 어떻게 짤라요!
그냥 기예 할테니깐요. 그딴 소리 다시 하지 마세요!!
자명, 뛰어서 달아난다.
라희 : 히히~ 쟤, 웃긴다. 엄마.
모하소 : 그래. 귀엽구나. (자명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다)
씬43. 동, 율구헌 일각
사람들 없는 음침한 공간이다.
치소, 저놈이에게 왕자실이 건넨 칠점사 독약자기 병과 바늘을 준다.
저놈 : .. 어느 계집앤지 알아냈나?
치소 : (고개 끄덕이고) 잠자리 옷에 표실 해뒀어. 처리하고 나서, 그 애 옷보따리를 가져와.
저놈 : 알았어. 이번 일 잘 되믄, 호위무사 시켜주는 거 맞지?
치소 : 제대로 하기나 해! 그르치면 너하고 난, 죽은 목숨이니까.
씬44. 동, 율구헌 마당
왕자실과 모양혜, 라희, 호동, 앉아 있다.
추발소와 영호장원 가신들 다른 쪽에 앉아 있다.
모양혜와 왕홀, 술을 나눠 마시고 있다.
왕홀이 마신 잔을 모양혜에게 건네면 모양혜, 왕자실을 한 번 보고 쭈욱- 둘러 마시고, 잔을 던져 깨트린다.
사람들, 박장대소- 하고 웃는다.
라희, 호동을 곁눈질로 살짝- 본다. 호동, 라희에게 웃어준다.
라희, “흥!” 하며 고개 돌리고. 호동, 자리에서 일어난다. 태추, 뒤에 서있다가 따라 나간다.
씬45. 동, 뒷마당
기예 준비를 하고 있는 희희낙락 단원들.
그 한쪽 편에 단원들과 뚝-떨어져서 차차숭, 가짜 사슬을 들고 자명을 꼬드기고 있다.
자명 : 내가 뭔, 차력을 해요!
차차숭 : (손에 손가락을 대고) 쉬-쉬잇!! 일루 와봐. 일루.
차차숭, 자명을 끌고 다른 쪽으로 데려간다.
씬46. 동, 자명 있는 곳
차차숭, 자명에게 사정을 한다.
자명 : 난 차력 안해요. 단장님이 하심 되잖애요.
차차숭 : 남자가 차력을 하믄 즐겁지가 안잖애. 너 같은 애가 차력을 해야 보는 맛이 있지~
가만 생각하니깐 여긴 관객수준이 넘 높아서 아무래두 니가 딱이야.
자명 : 내가 뭔 힘으루.. (사슬을 보며) 그걸 끊어요..
차차숭 : 으응~ 할 수 있다니까. 니가 몰라서 그런데, 뿌쿠 넌, 하늘이 낸 장사거덩.
자명 : (귀엽게 찌푸리며) 진...짜요?
차차숭 : 그럼,그럼~ 뿌쿠야. 사람은 자기 재능을 감추구 살믄 안되는 거야.
자명 : 나 힘 많이는 없는데...
차차숭 : (사슬을 자명에게 주면서) 이거 함 들어봐라. 엄청 가볍게 느껴지지 않냐?
자명 : (들어본다) 어어.. 진짜 넘 가벼워요!
차차숭 : 그렇다니~ 넌 초패왕 항우를 찜쪄먹을 천하여장사라니.
차차숭, 자명의 옷 위에 사슬을 감아주면서.
차차숭 : 안무겁게 느껴져도, 인상 파악- 쓰구. 두 팔 벌려서, 알통을 불끈- 밖으루낸 다음~ 있는 힘을 다해 끊는 거야~ 알았어?
자명 : 단장님 하는거 많이 봐서, 알긴 아는데요.. 음.. 그래두 연습을 쫌 해야지 않으까요? 다음 공연 때부터 하믄?
차차숭 : 에이~ 기예가 뭔 연습으루 하나. 재능으루 하는거지~ (자명의 몸에 칭칭- 감아주고)
사슬 더 가지고 올테니까. 함 연습해봐. (얼굴을 만져주며) 주로, 여기 근육을 많이 움직여야 해애~
씬47. 동, 호동 있는 곳
호동, 걸어온다. 그림자처럼 뒤따르는 태추.
씬48. 동, 자명 있는 곳
자명, 온몸에 밀가루 사슬을 걸고 차차숭이 가르쳐 준대로 두 팔 벌려서, 알통을 만든다.
호동과 태추, 걸어오다 자명을 본다.
자명, 온 얼굴에 인상 쓰고 힘을 주기 시작한다.
태추 : 왕자마마!!
호동 : 어, 그래. 보고 있다.
자명 : 으으으!!! 으으으으!!! (힘준다)
호동/태추 : (놀란 눈빛으로 바라본다)
자명 : 으으으!!! 으으으으!!!!! (힘준다)
자명, 있는 힘을 다해 인상 쓴다. 사슬이 끊어져 흘러내린다.
태추 : !!
호동 : 와아!!! (박수를 친다)
자명 : ? (본다)
호동 : (다가온다) 너.. 너.. 정말 멋있다!! 너 같은 여자앤 처음 봤어!!!
자명 : 제가요.. 천하장사거든요. 항우두 찜쪄먹는 천하 여장사.
호동 : 응, 아마 더 자라면 그렇게 될꺼 같아. 너.. 이름이 뭐냐?
자명 : 뿌쿠.
호동 : 그래, 뿌쿠야. 난 너 같은 앨 찾고 있었거든.
자명 : 왜요?
호동 : 계집애라 좀.. 그렇긴 하다만. 너, 나랑 같이 고구려로 가자! 내 호위무사가 돼다오!! (자명의 손을 잡는다)
자명 : !! 놔요, 놔!! (손을 털어낸다)
태추 : 무엄하구나. 왕자마마한테!!
자명 : 왕..자님요..? 이 도련님이요..?
자명, 뜨악해서 그 모습을 본다. (Dis)
씬49.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회정관(懷情館) 앞 (밤)
(자막) 낙랑국, 진양궁 회정관(懷情館) 사신들 숙소
씬50. 낙랑국, 왕검성 진양궁 회정관 호동의 숙소 (밤)
호동, 침상에 앉아 하하- 소리내어 웃는다.
태추, 그런 호동을 바라본다.
태추 : 왜 그러세요? 마마?
호동 : 웃겨서. 낙랑국은 웃기는게 너무 많아. 형수하고 결혼하던 왕홀이 놈도 웃기고..
태추 : 형사취수혼이야 우리 고구려서두 하는데요, 뭐.
호동 : 전혀 공주답지 않은 공주가 쫄쫄- 굶는 것도 웃기고.
태추 : .. (본다)
호동 : 젤 웃긴 건 그 애야. 항우도 찜쪄먹는 천하여장사 뿌쿠. 국내성으로 가자는데 왜 싫단걸까?
태추 : 자기 오빠, 고추 짜를 수 없다잖아요.
호동 : 하하하- 하하- (배를 잡고 웃는다)
씬51. 낙랑국, 율구헌 희희낙락 아이들의 방안 (밤)
어두운 방, 촛불 하나가 들어온다.
저놈, 촛불을 들고 들어와 문 닫는다.
소소, 자명, 묘리, 아이들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저놈, 아이들에 얼굴과 잠자리 옷을 비춰본다.
자명의 얼굴에 촛농이 한 방울 떨어진다.
저놈, 자명에게서 비켜 묘리를 본다.
묘리의 잠옷 오른쪽 가슴에 붉은색 표식이 있다.
저놈, 주머니에서 칠점사 독과 바늘을 꺼낸다.
자명, 촛농 때문에 깨어난다. 잠결인지, 꿈결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자명의 눈에 일렁이는 촛불에 저놈의 등이 보인다.
씬52. 동, 아이들의 방 앞 (밤)
저놈, 묘리의 보퉁이를 들고 나온다.
어둠속에 서있는 치소.
저놈 : 아구! 깜짝이야?
치소 : 끝났나?
저놈 : 어. (묘리의 보퉁이를 준다)
치소 : (보퉁이를 받아 든다)
씬53. 동, 아이들의 방 안 (밤)
묘리, 신음을 흘리며 목을 잡는다..
자명, 일어나서 본다.
자명 : 묘리야.. 묘리 언니.. 왜 그래...? 응?
묘리 : 으..으.. (자명을 본다)
묘리, 죽음의 순간에서 떠오르는 한 생각.
(플래시) 호곡과 묘리의 만남.
바닷가에서 호곡과 묘리가 서있다. 묘리, 낙랑국으로 떠나려고 바랑을 메고 있다.
호곡, 묘리에게 자명이 던진 산호뒤꽂이를 내민다.
묘리 : 뿌쿠한테요?
호곡 : 화가 풀렸으면 잘 가지고 있으라고 해라. 사람은.. 자신에 근원을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고.
자명 : 언니!!~ 묘리야!! 묘리언니!! 단장님!! 아줌마!!
묘리 : (자명을 본다) 너.. 때...문... (하다가 숨이 끊어진다)
자명 : !!
씬54. 낙랑국, 왕검성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과 치소가 있다.
왕자실 : 이번에는 틀림없겠지?
치소 : 예, 마마. (소매춤에서 산호뒤꽂이를 꺼내, 다탁 위에 올린다)
왕자실 : (집어서 바라본다) 오래.. 걸려 내게로 돌아왔구나... 미안하다, 모하소야...
씬55. 낙랑국, 율구헌 희희낙락 아이들의 방안 (밤)
쉬쉬-하는 가운데 묘리의 시신이 이불에 말린다.
아이들은 다 나가 있고, 차차숭과 미추, 자명과 일품만이 있다.
미추 : 어떡해.. 어떡해..
차차숭 : 조용히 해.. 경사 끝에 이런 일 있었다 알려지면, 돈 한푼 못 받구 재수없다 매타작 십상이다.
미추 : 자다 날벼락이라구... 이게 뭔 일이야.. 어쩌면 좋아.. 묘리..
차차숭 : 기예하다 목숨 버린 애들, 한·둘봐. 날 밝기 전에, 뒷산에 묻어야지.
자명 : (중얼거린다) 나.. 알아요... 내가 봤어요... 누가 묘리언닐.. 죽였는지..
차차숭 : ! (본다)
미추 : 뿌쿠야.. 그게 뭔 소리야?
자명 : (눈물이 흘러내린다) 묘리언닌.. 나 땜에 죽은 거 같아... 아무래두 그런거 같단 말에요...
차차숭 : ! 꿈 꾼거 갖구 헛소리 하지 마.
자명 : 언니가.. 그랬단 말에요.. 나 때문이라구... 오빠아!!
자명, 일품의 품에 안겨 운다. (Dis)
씬56. 동모현, 유릉의 저택 (다른날/낮)
자명과 일품, 호곡을 찾아 왔다.
호곡 : 칼을 배우러 왔다?
자명 : 네.. 칼두, 활두, 창두 갈쳐주세요.
호곡 : 군사를 다루는 법두 알려주지. 미운 사람이 생겼느냐? 죽이고픈 사람?
자명 : 죽이고 싶은게 아니라.. 죽을까봐 무서워 그래요.
호곡 : 좋다. 내게 세 번 절해라.
자명, 호곡에게 세 번 절한다.
호곡 : 이제부터 뿌쿠 너는 내 제자다. 제자는 스승을 배반할 수 없으며 배반하면, 죽음으로 그 죄를 갚아야 한다.
자명 : 예, 스승님.
호곡, 옆에 놓인 나무막대를 자명에게 던진다.
자명, 호곡이 날린 나무막대를 잡는다. (Dis)
씬57. 자명의 몽타주
어린 자명, 호곡에게 칼을 배우고 있다.
일품과 겨루는 자명.
바닷가에 몸을 담그고 일품과 싸우는 자명.
순간, 자명 물 속에 곤두박질 쳐 들어간다.
물속에서 튀어 오르는 자명, 이제 다 컸다.
씬58. 동모현, 바닷가
(자막) 서기 35년
자명, 진검을 들고 일품과 겨루고 있다.
호곡, 그 모습을 보다 표창을 날린다.
호곡 : 뿌쿠!!!
자명, 우아하게 공중에서 돌며 호곡이 날린 암기들을 쳐낸다.
자명, 착지한다.
자명 : 안되다니까요~ 스승님, 이제 저한테. (활짝- 웃는다)
씬59.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마당
성인 호동, 윗옷을 벗고 검 수련을 하고 있다.
태추, 뛰어 들어온다.
태추 : 왕자님!! 왕자 마마!!!
호동 : (손을 수건에 닦으며) 무슨 일이야? 정신 흩어지게.
태추 : 오선전 왕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것 같답니다!!
호동 : !! 농담하지 마라!! 다 늙은 뒷방 신세가 무슨 회임을 한단 말이냐!!
태추 : 아닙니다!! 여랑 공주마마께서 전하라셨습니다!
호동 : 오선전 마마는!!
태추 : 달아났사옵니다! 지금 대왕마마께오서 불같이 노하셔서, 뒤를 쫓는다 하십니다!!
호동 : !!
호동, 옆에 세운 나무를 검으로 베어버리는 모습에서.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