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통일호 열차인 부전발 청량리 착 1222호 열차를 타기 위하여 지난 27일 10시 15분 서울역발 부산착 새마을호를 탓다. 스탬프와 함께하는 기차여행팀이 같이 갈 사람을 모집했지만 나이 50다된 사람이 혼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여행을 하기로 하고 단독으로 마지막 통일호 이별 여행을 하기로 했다. 부산에 새벽 3시 13분에 도착하면 부전역 근처인 서면에 가서 찜질방 같은데서 1222호 통일호를 타는 시간까지 있을 계획이었다. 부산에 도착해서 부전역까지 택시를 타고 갔으나 근처에는 목욕탕도 찜질방도 없었고 부전역사도 불이 꺼진채 어둠만이 맞아주었다 그렇다고 여관에 가서 2시간 정도 눈을 붙이기가 돈도 아깝고 해서 역주변을 배회하다 근처 포장마차에서 소주한병을 시켜놓고 주인아주머니와 이런 얘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다 시간이 되어서 부전역에 도착하여 열차표를 샀다 전철표크기의 옛날 기차표!!! 발착지가 인쇄된 조그만 기차표!!! 이것이 마지막이라니 물론 통일호야 3월 31일까지 다니지만 직장다니는 나로서는 이번 주말이 마지막기회이기 때문에 이런 전철표크기의 통일호 열차표는 마지막인 것이다
부전에서 열차사진을 한방 찍고 열차에 올랐다. 피곤함에 술기운도 가시지 않아 열차 승차후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1시간 정도 지나서 좌천역쯤에서 깼다. 조그만 간이역에 열차가 설때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열차와 간이역을 아쉬워하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열차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통일호!!! 부전에서 청량리까지 운행하는 1222호 열차!!!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통일호열차!!! 휴일이라서 그런지 마지막 통일호를 타려는 젊은 학생들과 중간 중간에 타고 내리는 노인들과 등산복차림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열차좌석은 여유가 많았다. 1호차부터 5호차까지 운행을 했는데 나는 4호차에 앉아서 가는데 1호차부터 5호차까지 한번 둘러보기도 했다. 혹시 내가 13차 가은선 정기모임에 참여를 했기 때문에 아는 학생들이 있나 특히 리즌이 있나 몇 번을 둘러 보앗는데 없는 것 같더니 카페에 가본결과 김지강학생도 탑승을 했었다. 아마도 내눈썰미가 안좋은 것인지 기억력이 나쁜것인지 ...
처음에 내옆엔 40대 중년부인이 등산복차림에 탔다가 서생인가에서 내리고 혼자 오다가 울산에선가 40대후반의 부인이 탔다가 자리에 여유가 있으니 다른 좌석으로 가고... 내내 용평에서 할아버지한테 좌석을 양보하고 서서 올때까지 혼자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왔다. 그리고 지루함을 달래려고 CD플레이어로 폴모리아 악단의 연주곡과 심수봉의 노래, 조용필의 노래 등등 CD를 들으면서 길고 긴 여행을 했다. 그리고 내 인생이, 성격이 어쩌면 통일호와 똑 같다는 생각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면허를 딴지 14년만에 지난 1월에 차를 사서 초보운전도 마찬가지로 하지만 등급이 높은 무궁화열차나 새마을호 열차가 오면은 기다렸다가 다 지나간뒤에 가는 그래야 마음이 편한 통일호!!! 등산갈때도 뒤에서 사람이 막따라 오고 서두르면 비켜서서 먼저 보내고 가야 마음이 편한 그런 통일호!!! 그러면서도 끝까지 가면 좋은데 그러다가 중간 에 사라지면 어찌하나? 모든 사람들이 4월1일 개통하는 고속철에만 온갖신경을 쓰고 있는데 고속철과 전혀 관계없는 부전발 청량리착의 통일호는 왜 없애려는 것인지. 적자이면 모두 없애야 하는 것인지 사라져야만 하는 것인지 세상인심이 다 그런것이라고 힘없는 그저 수많은 열차이용객중의 한사람으로서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수많은 간이역과 그 곳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은 통일호가 없어지면 어찌 되는 것인지 아무도 관심도 갖지 않은 사이 그냥 어디론가 가야되는 것인지. 그리고 중간 중간 통일호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무슨 방법으로 무슨 교통수단으로 지금까지 이용하던 열차대신 살아갈까 ? 나와 관계없는 일이지만 궁금했다.
열차가 안동을 올때까지는 무궁화호 열차나 새마을호 열차를 위해서 기다리는 것이
거의 없이 한 역에 정차할때 마다 4-5분 서는데 그때마다 젊은 남녀들과 마지막 통일호를 타려고 온 사람들은 간이역도 촬영하고 주변풍경도 촬영하고 이제 3월이 지나면 역사속에서나 회상할 수 있는 통일호에 대한 추억만들기에 열중했다. 난 그전에 사용하던 필름을 넣은채 10방미만 남은 것으로 찍다가 필름이 떨어져서 아쉬움을 달랬으나 필름살 매점도 없는 간이역에서 그저 구경만 했다. 6시간을 달려서 정차한 곳이 평은역이었던 가.... 거기선 안동에서 출발한 무궁화호와 부산에서 출발한 것인지 새마을 호 통과를 위해서 20여분간 정차했는데 승객들이 플랬홈으로 나와 오는 봄의 따스한 봄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신문방송에도 잘나오는 일본인 미즈노교수도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디지탈캠코더로 열심히 주변 풍경과 먼저 지나가는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담고 있었다. 그는 혼자 온 것 같은데 광주 전남대 교수였으니 부전까지 올 때도 경전선 통일호를 타고 왔을까? 아무튼 힘이 있는 사람들이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마지막 통일호를 타기 위해서 일본인 교수분이 그것도 멀리 광주에서 부전까지 새벽에 와서 열차를 타면서 지켜보는 것을 보니 많은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으며 아쉬운 마음이었다. 일본영화 "철도원"이 같이 머리에서 떠올랐다. 일본의 간이역 역장의 추억과 사라져 가는 마지막 간이역의 역장의 긍지를 담은 영화였는데. 영주에서 겨우 필름을 구하고 나도 다시 촬영에 동참했다. 내 카메라는 수동식 펜탁스 85년도 산이었는데 사진을 배우기 위해서 작년에 산 것이다. 디지탈보다 찰칵소리나는 손맛을 보기위해서 수동식 카메라로 촬영했다. 그리고 삼곡에선가 열차 상하행선 교대를 위해서 머물때 열차와 멀리보이는 길게 뻗은 철로를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끝없는 평행선 철길을 아쉬움을 담아 찍고 또 찍었다.
통일호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기다림과 느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잘난 무궁화호도 새마을호도 다 먼저 보내고 언제 갈지 모르는 종착역을 결국은 도달한다
빨리 가나 천천히 가나 가는 것은 마찬가지고 세상살이도 잘사나 못사나 잘난 사람이나 못난사람이나 한평생 사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만 너무 기다리고 양보하고 느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 그리고 잘못하다간 따돌림 받고 사회에서 낙오가 된다는 것이나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는 아무도 정답을 말할수은 없을 것이다. 용문에서 60정도 되는 할아버지가 탔다. 내앞에 서있는데 자리를 양보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이 편할 길을 택하기로 했다. 서울에 가까워 오니 타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 많던 좌석도 차고 넘쳐서 서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고 그 때부터는 여행이라는 생각보다 기차가 왜 이리 늦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마지막 통일호란 사실이 바뀐것은 없는데 아까까지 나름대로 멋있던 여행이 힘든 여행으로 바뀌었다. 마음이 그렇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마음 먹기 달린것이라고 ....
인생을 세상살이를 기차와 같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누가 타고(태어나고) 내리더라도(죽더라도) 기차(세월은, 세상은)는 누구하나 누가 타고 내리는지 신경도 안쓰고 목적지를 향해서 가기만 할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 옆에 누가 탓다가 다시 내렸다가 또 혼자 가다가 또 자리를 양보하고 그렇게 가는 것이 세상살이 아닐까?
사람은 배울수록 겸손하다고 미즈노 교수가 열차를 열심히 촬영하기에 목례를 하고 열차를 배경으로 미즈노교수를 촬영하려고 하니 미소를 지으면서 포즈를 취했다 나도 좀더 겸손하고 인격적으로 잘 익은 사람이 되어야지 얼굴에 책임질줄 알도록 더욱더 몸과 마음을 닦아야 겠다고 생각해보았다. 이번 여행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선 양보하는 것이 희생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청량리역에 도착해서 열차를 앞에두고 기념촬영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아니 통일호에 대한 이별여행의 정성이 부족해서 생략했다. 아마도 이런 긴 여행을 앞으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돈 많고 권력있는 사람도... 그러나 나도 시간이 지나면 한조각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다. 이 나이에 이런 여행을 한 것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보람찬 여행이었다.
첫댓글 너무 멋지시게 글도 잘 쓰셨네요 ^^;..
연륜이 묻어나는 여행기.. 잘 봤습니다. 간만에 좋은 여행기가 올라온 듯 싶습니다.
정말 인상적인 여행기네요
저희팀은 서울역을 26일(금)에 출발해서 27일(토)에 #1222통일호를 완승했습니다. 구름나그네님은 저희가 탔던 그 다음날 #1222를 타신거네요.
죠은 여행 하신 것 같아서 정말 부럽습니다 ^ ^ ..
27일에 #1222타셨군요.. 저두 그날 탓는데..미즈노교수가 있던 칸에^^ㅋㅋ
미즈노교수님이시라면 티비에나오셨던분 맞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