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사모님 안녕하세요?
어느덧 7월도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도해주신 덕분으로 지난주 토요일 결혼식을 잘 올렸습니다.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이루어주신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예식을 올린 다섯 가정을 보면서 주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희가 무엇이관데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주시는지 감사할 뿐입니다.
7월 선교지 소식을 첨부합니다.
내내 평안하십시오.
-마다가스카르 최인규, 이애란선교사 드림-
* 마다가스카르 선교편지(07-10) *
1. 교회 소식
(1) 이슬람에서 개종한 마담 주시안(Josiane)
마담 주시안은 북서부의 해안가 도시인 ‘디에고’에서 이곳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의 ‘딸라따마띠’로 이사를 왔다. 그녀의 남편은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하기에 고정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집안 살림을 내팽겨 놓은 채 술을 마시며, 아이들은 아예 학교에 보내지도 않는 무책임한 아빠이다.
이들은 이사 오기 전에 이슬람 신자였다. 바닷가는 이슬람이 성행하는데, 그 중 디에고는 이 나라에서 모슬렘이 두 번째로 많은 곳이다. 이슬람은 아이들을 많이 낳아 세를 확장하는 선교 방식도 장려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집에는 8명의 아이들(여자 1, 남자 7)이 있는데, 얼마 전에 사내아이를 출산하여 모두 9명의 자녀를 두게 되었다.
임신 중에 교회로 기도 받으러 온 적이 있었다. 자기가 귀신 들렸다는 것이다. 이들 기독교인들은 정신이 맑지 않고, 기분이 우울하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면, 대부분 귀신이나 사단이 들렸다고 말하며 기도를 받으러 오거나 집으로 초청을 한다. 한국 등에서도 정신병의 치료가 늘고 노이로제, 스트레스라는 용어들이 쓰이지만 이들에게는 한 마디로 귀신이나 사단으로 통한다. 사실 현대인들의 과학적, 의학적인 해석과 지적인 해석을 떠나 성경으로 돌아가면 이들이 더 합당한 듯하다. 주님의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면서 수많은 귀신과 병마를 쫓은 것 등이 이를 말해 준다.
그녀에게 물으니 귀신이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다리를 타고 올라와 등에 자리 잡고 있어 아프다고 하소연을 한다. 당시는 출산 직전이었으므로 임신에 따른 증상이었을 것이다. 그래 사람들에게 다리와 허리를 주무르라면서 함께 기도하였다. 또한 매일 밤 사단이 여러 얼굴을 하고 몰려와 잠을 못 이룬다고 한다. 언제부터 그런 현상이 있었냐고 묻자, 놀랍게도 초등 3, 4학년 정도의 나이 때부터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 나라의 해안가나 오지에 들어가면 악습과 전통으로 여러 일들이 벌어지기에 그녀의 과거사에 대한 상처 등을 성령께서 치유하시길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녀가 아이를 순산하였다고 하여 교인과 함께 방문하였다. 가난한 가정들은 2층으로 된 한 건물에 2~5 가정이 사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방 한 칸에 한 가정이 산다. 마찬가지로 마담 주시안의 가족도 한 칸 방에서 막 태어난 갓난아이까지 모두 11명이 모여 산다. 방 하나에 고작 침대 2개가 전부이니, 몇 명은 아마 바닥에서도 잘 것 같다. 자녀 중에 유일한 딸을 그날 처음 보았는데 다 큰 처녀여서 매우 놀랐다. 어딘가 눈이 익어 자세히 보니, 길거리에서 장사하며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 지내던 안쓰러운 처녀였다.
다 큰 딸아이를 맨발로 길거리에서 장사나 하도록 방치하는 그녀의 아버지가 어떻게 생긴 위인인가 만나보고 싶었지만 방문할 때마다 집에 없어 보지는 못하였다. 그래 교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성경을 보급하고 매주 문맹 퇴치 차 발행하는 주보를 모아 읽고 암송하며 또한 기도와 찬양을 권하는 일이 전부다. 조금씩이나마 글눈을 띄워주며, 무엇보다 하나님 말씀으로 이들의 삶이 변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출산 후 마담 주시안이 주일예배에 갓난아이를 보듬고 나왔다. 휴지로 귓구멍을 막고, 장갑으로 몸의 통풍을 막는 것은 우리네 어머니들 풍습과 통하는데, 양말을 신지 않은 것은 알 수가 없다. 이미 아이를 많이 출산하여서인지 그녀의 모습은 건강해 보이고 또한 밝아 보였다. 교인들이 모두 축하하며 함께 기도를 드렸다. 아이 이름이 ‘쌈바챠’(축복)라고 하니, 이젠 이 가정이 하나님의 자녀로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주일예배에 불참하기에 아이가 어디 아픈가 걱정이 되어 다시 심방을 하였다. 그런데 길거리에서 푸성귀를 팔던 큰딸까지 또 아이를 낳아 일에 치어 교회에 나오지 못하였다고 한다. 큰딸은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손자를 안고 있는 큰딸까지 앉아 있는 어두운 방안을 나오면서 이 나라의 어두운 현실을 보게 되어 가슴이 무거웠다.
(2) 혼인신고와 결혼식
드디어 7월 24일(토)에 준비해 왔던 결혼식을 올렸다. 교인 중에 사전에 선발한 다섯 부부를 꼬뮨에 혼인신고와 등록을 해 주었고, 또한 마담 리보선생님께서 부부교육을 시켜왔었다.
아침까지 비가 내리고 하늘이 잔뜩 찌푸려 온 교인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였는데, 식을 올리는 10시 반에는 구름이 말끔히 가시고 해가 환하게 나왔다. 교민이 기증한 한국식 긴 롱 드레스를 입혀 보고 각자에게 맞는 옷을 골라 다시 자르고 재봉을 하였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들의 얼굴에 핀 행복한 웃음과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는 결혼식의 축제를 실감케 하였다. 또한 부케와 장갑을 빌리고, 모자라는 것은 사서 보충을 하고 자녀들이 전해줄 꽃바구니 5개를 만들었다. 식장은 풍선을 사고 망사 천을 떠 교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애란 사모가 맡아 꾸몄다. 주례는 마침 고국을 방문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계신 ‘디나’ 목사님을 모셨으며 피지 선교사님도 함께 오셨다. 말라가시 ‘TV 제리’에서도 나와 촬영을 하여 방영(7월 25일)까지 되었다.
음식은 처음에는 돼지 한 마리를 잡으려고 하였지만, 봉사할 사람들이 모두 결혼식을 하는 대상자이기에 같은 양으로 고기를 사서 장만하였다. 점심은 말라가시 전통음식으로 국물이 있게 끓여 고기를 밥에 얹었으며, 샐러드와 과일을 곁들였다. 여기에 파파야와 파인애플, 바나나를 이용한 쥬스와 음료를 내놓았다.
그리고 사전에 교회에서 발급하는 결혼 증명서를 만들어 예식 중에 목사님들과 결혼하는 부부, 양가 부모들이 사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또 이미 아이들을 낳고 살던 부부들이기에 자녀들이 꽃바구니를 부모에게 드리는 순서도 가져 더욱 감동적으로 연출하였다.
하객들은 200명이 넘게 몰려왔으며 다만 가스불이 약해 음식이 조금 늦어졌지만 가족사진 촬영 등으로 시간을 벌었다. 훌륭한 예식과 식사라는 칭찬 속에, 무엇보다 본인들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대하니 그간의 힘들었던 일들이 말끔히 가신다.
식사와 잔치가 끝난 후에는 주호택 선교사님과 함께 두 대의 갤로퍼 차량에다 결혼한 부부들을 싣고 허니문을 떠났다. 가까운 ‘만드리암베로’에 있는 호숫가에 차를 대고 먼저 사진 촬영을 했다. 옷이 날개라고 평상시 헌옷만 입고 다니던 모습들과는 완연 딴판이다. 호숫가로는 오리가 몰려오고 멀리서 쪽배를 타고 고기 잡는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다음은 이 나라 `12개 산꼭대기에 있는 ‘누바’(옛 여왕이 통치할 때 옮겨 자던 곳이라고 함) 중 하나인 ‘암부루자치무’의 산꼭대기를 찾았다. 그곳에 오르니 호수까지 보이고 아래로 마을들이 쫙 펼쳐져 아름다운 풍경에 가슴이 후련하다.
그곳서 나온 후에는 ‘알라까미시’의 들판으로 갔다. 멀리 보이는 산들까지 어우러져 아름답다. 하지만 해가 기울어 가고 임신 중인 신부(여덟 번째의 아이)가 지친 모습이어서 아쉬움을 남긴 채 차를 집으로 돌렸다. 차 안에서는 찬양 소리가 높아만 가는데 몇 시간의 신혼여행에도 만족해하는 이들을 대하니, 우리네 행복은 마음 다짐에 따라 다른가 보다.
(3) 성경 보급 및 성경 공부
이번에 결혼한 다섯 가정과 대표로 세워진 람쎄 엘로하의 가정에 영어, 말라가시어가 병기된 성경을 보급하였다. 나머지 교인들에게는 한 가정에 한 권씩의 말라가시어 성경을 지속적으로 보급해 나가고 있다.
또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반에 마담 파라를 중심으로 여성도의 성경공부가 있으며, 저녁 6시에는 람쎄 푸치를 중심으로 남성도의 성경공부가 있다. 이들의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이 자신들의 영혼과 가정, 교회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 기도 편지
1. 임마누엘교회 기둥들로 거듭난 여섯 가정이 더욱 말씀과 기도로 믿음이 성장하기를 기도합니다.
2.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교회에서 수용하여 구제하고 말씀으로 교육하기를 기도합니다.
3. 현지인 교회를 섬기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가족이 영적으로 늘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 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히10:19-20)
7월 30일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최인규, 이애란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