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들 엇더하며 ~
- 이방원
이런들 엇더하며 뎌런들 엇더하리,
만수산(萬壽山) 도령칡이 얽어진들 긔 엇더하리,
우리도 이갓치 얽어져 백 년(百年)까지 누리리라.
<청구영언, 해동가요>
고려 왕조에 대한 충성을 끝내 버리지 않고, 새 조정에 반기를 드는 정몽주의 마음을 마지막으로 달래어 보려고, 이방원이 그를 초대하여 술잔치를 베풀고 이 노래를 직접 지어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정몽주는 <단심가>로써 그의 철석 같은 충절에 변함이 없음을 단호히 표시하였고, 도저히 그의 고려에 대한 충절을 꺾을 수 없음을 알 게 된 이방원의 부하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그를 선죽교에서 척살(刺殺)하였다. 선죽교 돌다리에는 지금도 그 피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초장은 정몽주로 하여금 당시 고려 왕조의 몰락과 조선 건립의 전개에 대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선 왕조를 섬기는 것이 어떠한가를 넌지시 떠보는 구절이다. 중장과 종장엔 서로 얽힌 '칡덩굴'처럼 함께 어울려 조선의 백년대로를 오래 살아보자는 이방원의 속셈이 잘 나타나 있다.
즉, 만수산의 칡덩굴이 이리 저리 뒤얽혀서 살아가듯이, 고려니 조선이니 따질 것 없이 둥글둥글 얽히어 편안히 살면서 영화를 누려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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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정몽주의 "단심가"
此身死了死了(차신사료사료) - 이 몸이 죽고 죽어,
一百番更死了(일백번갱사료) - 일백 번 고쳐죽어,
白骨爲塵土 (백골위진토) - 백골이 진토 되어,
魂魄有也無 (혼백유야무)- 넋이라도 있고 없고,
向主一片丹心(향주일편단심) -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寧有改理與之(영유개리여지) - 가실 줄이 있으랴.
출처 - 《해동악부(海東樂府)》와 《포은집(圃隱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