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9주간 나해 레지오 훈화
제목 : 제비와 새들
새를 잡을 때 사용하는 끈끈이가 나는 나무가 있는데 그 끈끈이 나무에 새순이 돋아나자 그것을 본 나이 지긋한 제비는
조바심이 났습니다.
'이거 큰일 났네, 저 끈끈이 나무가 자라서 끈끈이가 나면, 사람들이 그걸로 우리 새들을 잡을텐데.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제비는 혼자서 이 궁리 저 궁리 하다가 새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숲 입구에 회의를 연다는 안내문이 붙자, 여러 새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궁금해하며 모여 들었습니다.
새들이 모이자 나이 지긋한 제비는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가 살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오.
모두 알고 있겠지만 끈끈이 나무는 넝쿨이 되어 상수리나무에 매달려 살고 있소. 그러니까 상수리나무를 떼어 버리면 저절로
죽고 말 것이오. 따라서 우리가 힘을 합해서 떼어 내는 한 가지 방법이요.' 하고 말하자 새들이 이구동성으로 떠들어댔습니다.
'아니 그 귀찮은 일을 누가 한단말이요.?'
새들이 기세등등하게 따지고 들자 나이 지긋한 제비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한 가진 더 있긴 하오. 그것은 우리 모두 사람들한테 가서 부탁해 보는 거요. 끈끈이로 우리를 잡지 말아 달라고
말하는 것이요.'
그러자 새들이 빈정거리며 말했습니다. '쓸데없는 소리히자 마시오. 사람들이 우리의 그런 부탁을 들어줄 것 같소.?
부탁하고 싶거든 혼자 가서 해 보시오!'
그래서 나이 지긋한 제비 혼자서 한 사람을 찾아가서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습니다.
'끈끈이로 불쌍한 새들을 잡지 말아주세요.' 제비의 하소연을 들은 사람은 말했습니다.
'너는 참 신통한 새로구나 다른 새들을 위해서 이렇게 찾아와 그런 부탁을 하다니'
제비의 착한 마음씨에 감탄한 그 사람은 제비를 자기 집에 불러들여 같이 살자고 했습니다. 그 후부터 다른 새들은 사람에게
잡혀 먹히지도 했지만 제비만은 사람과 친구가 되어 가족처럼 한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앞일을 미리 내다보고 대비하는(유비무환) 사람은 위험한 상황른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대비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
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위험한 상황이 닥쳐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습니다.-
2024년 10월 24일 성조들의 모후 쁘레시디움 회합에서 수녀님 훈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