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2일
서울역에서 9시 9분 공항철도를 탑니다. 공지를 올려도 신청자가 없네요. 집을 나서기전 오르내리의 같이 가자는 제안에
얼마나 기쁘던지... 오늘 외롭지는 않겠네요
1970년 여름... 대광중학교 1학년때 교회 선배들과 무의도를 간적이 있네요.
인천 연안부두에서 고기잡는 통통배를 타고 4시간 인지 8시간 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아침 일찍 서둘러 컴컴할때 도착해 모래사장에 텐트 치고
배고픔에 라면을 끊여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형들은 게를 잡는다 야단법석이고... 그 넓은 바닷가엔 우리만 달랑있는데...
조용한 갯벌엔 단지 게들만 지천에 깔려 어수선하게 이리저리 기어 다닙니다.
무의도 가는 내내 한 형이 들고오는 솟단지가 무슨 용도인지 궁금했는데... 가득 잡은 게들을 솟단지에 부우라네요.
그리곤 간장을 넣더니 장작불을 피워 끊입니다. 이게 우리의 일주일 내내 유일한 밥 반찬입니다. 저는 이후 간장 게를 먹지 않습니다.
너무 지겨워서 평생먹을 게장을 일주일 만에 다 먹었답니다.
끼니만 되면 반찬없다 투정했더니 칼과 고추장만 주고는 갯벌로 내 몰아요. 갯벌 한 가득 품고있는 산해진미... 굴을 따먹습니다.
제가 태어나 제 손으로 따먹은 최초의 굴 이었답니다. 이때 굴맛을 알았죠.
그리고 너무 많은 바지락, 그냥도 먹고,구어서도 끊여서도 먹고, 바지락 라면도 먹었답니다. 최고의 맛 이었습니다.
그렇게나 풍족하고 깨끗했던 무의도를 50여년 만에 갑니다. 어떻게 변했을가 궁금합니다.
이 추억도 변한 모습을 보고 쓰면 조금은 각색이 될거 같아 무의도 가는 길 철도에서 출사표를 써 봅니다.
기대하세요. 그때 못본 것들 세세히 보고, 걷고 그리고 변한 무의도를 기록해 보렵니다.